뒤늦게 후회하긴 쉬워도 일이 닥쳤을 때 바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손을 뻗어 그 칼을 드는 순간, 뒤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잃은 것을 잃은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괴롭지요. 무엇을 잃었는지 아는 쪽이 낫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지만 어릴 때부터 사물의 이치와 일의 앞뒤를 꿰뚫어보시지 않았습니까? 경전 같은 것을 곧잘 외고 읊는 어린아이들은 자라면서 그 총기를 잃기도 잘 잃습니다만, 공의 경우는 다를 거라 믿었습니다.
«설자은, 불꽃을 쫓다»를 읽고, 다시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읽고 있습니다. 다시 읽다보니, 아래 구절이 나옵니다. 원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거나 혹은 대충 넘어가면서 읽었나 봅니다.
우리가 진짜 칼을 받았을 때 너는 나무칼을 쥔 채, 네가 쓰이지 않으면 신라를 잃는 것이라고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