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표지도 안 땡기고 무슨 내용일지 감도 안오는 소설이었지만 현이 한나의 만장일치 추천으로 고민없이 구매 고고 ! 너희를 믿으니까. 근데..... 신세계다 .... 박민규 소설 처음 읽어봤는데 박민규의 어느 책 표지에 써있던 것처럼 ˝웰 컴 투 박 민 규 월 드˝ 기립박수 짝짝짝짝 문법파괴에 무규칙 띄어쓰기와 쉼표의 힘이 이정도라니 까암짝 놀랐어.
스무살 청춘(조금 촌스러운..나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1985년의 청춘)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추한 외모를 가진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 웃으면서만 보내도 아까울 그 청춘에 흘린 눈물들과 각자의 치유할 수 없는 어둠. 내 잘못은 없어서 더 억울한 어둠.
지금까지 읽은 어떤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사랑한 여자가 못생긴 적이 없었고 못생긴 여자의 심리상태를 이렇게 생각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없어서 꽤나 큰 충격에 꽤나 큰 죄책감이 들었다. 차라리 장애인이면 흉보는 사람은 도덕적으로 비난이라도 받겠지. 사회의 기준으론 용서될 수 없는 추한 얼굴을 가진 (굳이따지면) 장애인인데도 동등한 인간의 취급을 받으면서 들릴 듯 안들릴듯한 비난 아닌 비난과 보이지만 못 본적해야하는 불공평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여자이야기-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휴대폰도 이메일도 없던 1985년의 청춘은 우리네보다 훨씬 폐쇄적이어서 훨씬 더 낭만적이고 훨씬 더 진지하고 가슴 짠한 진정한 청춘 같았다. 서비스업이 급 부흥하고 졸부들이 족족 생겨나던 그 시기. 어떤게 가진 자의 행동이고 어떤 게 진정한 대접인지 알지도 알고 싶지도 않아하던 촌스럽고 우습고 씁쓸한 시기. 그 속에 완전히 빠져서 시대를 보고 온 기분이었어. 박민규 완전 최고 아저씨 짱 이제 팬 할게요 아무때나 안 읽고 진짜 좋은 책 읽고싶을 때 아저씨꺼 하나씩 읽을게요 그나저나 아저씨 단 하나 흠은 표지 고르는 센스 부족한 거 다른 책들도 ...
오랜만에 완전 재밌는 책 읽음! 내용이고 뭐고 글 맛에 감동 받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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