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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무려 1564년생 셰익스피어옹의 작품. 서른 일곱편의 작품 중 마지막 희곡이라고 한다. 희곡은 살면서 세번째(고도를 기다리며, 세일즈맨의 죽음)로 읽는거라 읽으면서도 눈도 두뇌도 참 어색하다. 대사로 진행되다 보니 호흡이 짧게 떨어지고 가타부타 군더더기 설명이 없으니 소설에 비해 당장 해석할 클루 자체가 없어서 읽고서도 내가 읽은게 맞나 싶은 그 어색함. 이 느낌 뭔지 알려나...
동생에게 왕좌를 빼았기고 타 섬에 딸과 함께 버려진 옛날 왕이 마술로 동생과 그의 아들과 부하들이 탄 배를 난파시켜 고생하게 만들다가 딸과 동생아들 결혼시키고 갑자기 대인배 코스프레 모두 용서하노라 하는 이야기.
줄거리 자체는 되게 간단하고 배경이나 상황흐름도 명료한데 읽으면서 어렵다고 느낀건 왜인지 모르겠다. 내가 읽어낸 것보다 더 심오한 이야기 같은데 내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에 보통 건너 뛰는 해설까지 읽었다. 친절한 설명 감사하지만 꿈보다 해몽 느낌이라 그냥 내가 읽은대로 이해하는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셰익스피어 작품 처음 읽는데 읽는 내내 셰익스피어가 머리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광기어리게 엄청난 속도로 글로 옮겨내는 모습이 떠올랐다. 정령들의 대사라든지 중간 중간 등장하는 노래 속 그 가사들이 `써야지` 각오해선 쓸 수 없는 것이고 눈 앞에 보이고 허공에서 들려와서 옮겨 적을 수 있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그냥 천재구나 싶은거.
어색하게 읽었으니 감상도 이렇게 어설프고 어색하다. 이런 감상은 쓰면서도 찝찝하다.
발췌(안하려다가 인상적이었던 문장이 현이 리뷰에도 남겨있길래 복사해왔다)
그가 미를 좀먹는 벌레인 슬픔에 젖어있지만 않다면 진정 미모라고 할 만하단다.
옮기기엔 애매하지만 준비한 듯 아버지 말에 1초만에 과한 리액션하는 딸도 웃기고 죄인처럼 구는 정령의 짠한 주제파악도 웃기다. 아 3시간동안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는 남녀도 웃기다. 뭔가 극 전체가 저능아들 같아서 귀엽다. 나도 셰익스피어 연극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