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보급판 문고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읽고 이세욱님의 번역이 좋았다고 남겼었는데 그 당시 이웃이었던 분이(아마 지금은 아닌 듯) 이세욱님 번역의 책 두 권을 추천해주셨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거의 이 분이 번역하신 것 같던데 난 단한권도 베베 작품을 안 읽었기 때문에 알리가 없었다. 어쨌든 북플 읽고 싶은 책에 바로 저장을 해두었고 한참 잊고 있다가 yes24에 중고가 있길래 샀다. 대만 출장때 가져가서 읽다 말았었는데 캐리어 이상한 주머니에 넣어두고 잃어버린줄 알고 있었다가 다시 찾아서 처음부터 읽었다.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잘 쓰인 인터넷 소설을 읽은 기분이기도 하고 끝이 불보듯 뻔한 로맨스영화를 본 것 같기도 하고.

소설은 아주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삶에 권태를 느끼며 살아가던 25세 파리지엥 콩스탕스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다가 책에 밑줄과 메모를 발견해. 메모에 쓰여있는 추천책을 찾아보니 역시 수많은 밑줄로 콩스탕스에게 말을 걸고 있어. 밑줄 긋는 남자와 그렇게 은밀한 소통을 하게 되고 실체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게돼.

밑줄에 인용된 책과 내용 중에 수많은 책들이 등장해서 반가웠다. 멋부리지 않은 짧은 문장에 담백하지만 솔직하게 글을 쓸 줄 아는 작가임은 분명하니 책 읽는 안목도 믿음이 가서 몇 권이나 저장해뒀다. 우선 시작은 자기앞의 생(읽다 나랑 안맞아서 포기했었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봐야지.) 앙드레지드 여인들의 학교, 도그토예프스키 노름꾼 정도는 곧 읽어봐야지.

다 읽고 나니 유치한 감이 없지 않은데(음....적지 않은데, 사실 많은데) 그래도 일상에 이런 상상 정도는 있어야 1년 365일 100년 살지 않겠나 싶다. 그리고 그 상상이 사실 많은 여자들이 품고 있는 판타지를 담고 있어서 함께 콩닥대는게 있었다. 적어도 나는 책을 좋아하는 남자를 좋아하고 거기다 문학을 좋아한다면 없던 감정도 생길 인간이라 이야기 내내 꽤 함께 설렜다.

현실이고 뭐고 난 낭만만큼은 놓을 수가 없다.

발췌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누군가가 나를 보살펴 주고 웃겨 주고 껴안아 주는 일이었다. 사랑이 없으면 난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최선의 세계에서 최선의 상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내 생활은 아주 초라하고 나는 거의 똑같은 일을 매일 되풀이해요. 당신은 어떠한가요? 당신의 생활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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