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반양장) 부클래식 Boo Classics 20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두행숙 옮김 / 부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애진작에 읽었어. 7월이었나 8월이었나. 가끔 무슨 책 읽을지 모르겠을 때 네이버 지식인 서재를 보는데 차라투스트라를 많이 추천하더라고. 그래서 궁금은 했었는데 오빠가 니체 이야기를 자주해서 더 궁금해졌어. 철학이니 사상이니 그 전엔 궁금했던 적도 없었고 니체도 나한텐 낯설거든. `신은 죽었다` 정도. 근데 도서관에서 대체 뭘 읽으면 좋을지 당기지 않아서 문학 코너 말고 철학 심리 코너로 갔더니 되게 예쁘게 생긴 부북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있는거야. 그거 고르고 나오면서 오빠한테 이거이거 빌렸어 말했더니 비추.. 이해가 될까 싶은데...라고 와서 뭐 안 읽힘 반납하면 되지! 해놓고 속으론 `읽고 좋다는 사람이 있고 지금까지 계속 읽히는 책인데 어려운게 어딨어.` 하고 약간 전투 모드로 펼쳤어.

그런데 나 스스로 너무 깜놀. 펼치자마자 너무 재밌는거야. 왜 어렵다고 말을 하는지는 대충 알겠어. 무형의 존재나 감정을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한 단어에서 포인트를 놓치면 무슨 말인지 미궁으로 빠지는 거야. 근데 나는 니체가 어떤 단어를 썼다 해도 그 마음, 뜻 다 하나같이 이해가 됐어. 이건 이해력이나 독해력, 지성의 문제가 전혀 아니고 작가와 공감의 문제야. 그리고 족족 공감이 되니 나이 엄청 많은 현자를 만나 난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으며 난 웃으며 울상지으며 맞아요...바로 그거예요... 제 말이 그거라고요...히잉 하는 반가움과 감격에 어쩔 줄 모르는 느낌. 그 말투와 사상이 참 괴짜같으면서 직관적이어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느낌도 있었어. 근데 남성미 빠진 조르바. 근육없고 왜소한 조르바. 읽으면서 몇번이나 피식댔는지 모르겠어. 재밌어 재밌어. 아 다시 읽고 싶다. 책도 어쩜 저리 예쁜지.

기본적으로, 니체는, 적어도 차라투스트라 입을 빌려 말하고 있는 니체는 인간 심리에 대한 간파를 하고 있고 그들이 어리석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걸 무시하기보단 이렇게 하면 되는데 이 간단한 이치를 왜 모를까 갸우뚱하는 느낌이야.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그걸 보고만 있지 않고 편안한 길로 진리의 길로 이끌어주려고해. 근데 그 부족한 보통인간들은 그런 자기를 괴짜로 보지. 그래서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법(사놓고 안 읽어서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지만 제목과 표지의 웃는 할아버지가 너무 좋다. 팝아트적인 커버색도˝ 딱 이 제목처럼 ㅋㅋㅋㅋ 뭔가 짠한 감정을 갖고 설파하면서도 또 답답해져선 아오 못해먹겠네! 아냐 그래도 내가 안하면 얘들 어떡해 나라도 해야지...하고. 진짜 내 멋대로 해석이다 데헷.

발췌가 워낙 많아질 거여서 임시저장으로 발췌는 계속 옮겼었거든. 그런데 이제야 리뷰를 쓰는 이유는. 이 내용을 어떻게 설명하지? 막막했어. 근데 다시 생각하니 요약하고 설명할 필요 있나. 내 느낌 옮기는게 감상이고 리뷰지. 해서 쓰는거야. 그리고 성경을 어떻게 설명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진리가 들어있는데. 그냥 곱씹으면서 읽고 옳다옳다 하고 감동하고 따라야지. 아 감동에사 허우적대던 때에 진작 썼음 좋았을걸. 너무 아끼는 나머지 이렇게 되어 버렸네. 미리 발췌되어 있어서 세상 편하다.

발췌

곧바로 잠이 들었다. 몸은 지쳐 있었으나, 영혼은 편안한 상태였다.

모든 피안의 세계를 창조한 것은-고뇌와 무능력이었다. 그리고 가장 고뇌하는 자만이 체험하게 되는 저 짧은 행복의 광기였다.

이 자아와, 자아의 모순과 혼란이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그래도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이 창조하며 의욕하고 평가하는 자아. 만물의 척도이며 가치인 자아가.

머리를 더 이상 천상적인 일의 모래 속에 파묻지 말고 자유롭게 쳐들라고. 대지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지상의 머리를 쳐들라고!

삶에 대한 그대들의 사랑이 그대들이 지닌 최고의 희망에 대한 사랑이 되게 하라. 그리고 그대들의 최고의 희망이 삶에 대한 최고의 사상이 되게 하라!

더 이상 그들에 맞서 팔을 들어 올리지 마라! 그런 자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리고 파리채가 되는 것은 그대의 운명이 아니다.

그들은 그대가 지닌 모든 덕 때문에 그대를 처벌한다. 그들이 진심으로 그대를 용서해 주는 것은 오직 그대의 과오일 뿐이다.

남자의 행복은 ˝나는 하고 싶다˝는데 있고, 여자의 행복은 ˝그가 하고 싶다˝는 데 있다.

결혼, 그것을 나는 창조하는 당사자보다 더 나은 것을 창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라고 부른다. 그런 의지를 지는 사람들에 대한 상호 존중을 나는 결혼이라 부른다. 이것이 그대의 결혼의 의미와 진리가 되게 하라. 그러나 어중이떠중이들, 이 잉여 인간들이 결혼이라고 부르는 것-아, 그것을 나는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 아, 한 쌍의 영혼의 빈곤함이여! 아, 한 쌍의 영혼의 불결함이여! 아 한 쌍의 가련한 향락이여!

그대들은 차라투스트라를 믿고 있다고 말하는가? 그러나 차라투스트라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대들은 나의 신도들이다. 그러나 신도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대들은 아직껏 그대들 자신을 찾지 않았다. 그래서 그대들은 나를 찾은 것이다. 신도들이란 다 그렇게 한다. 그래서 모든 신앙이 다 하찮은 것이다. 이제 나는 그대들에게 나를 잃어버리고 그대들을 찾으라고 명한다. 그리고 그대들이 모두 나를 부인했을 때, 비로소 나는 다시 그대들 곁으로 되돌아가리라.

만일 신들이 존재한다면, 내가 신이 되지 않고서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대에게 괴로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의 괴로움을 위한 휴식처가 되어라. 그러나 딱딱한 침대, 야전 침대가 되어라. 그리하면 그대는 그에게 가장 필요한 자가 될 것이다.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이여! 내가 보기에 그대들은 독거미이며 숨어서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자들이다!

아름다움은 성급한 의지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약간의 초과, 약간의 부족, 바로 그것이 여기서는 의미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다.

진실로, 그대들은 자기 자신의 얼굴보다 더 나은 가면을 쓸 수는 없으리라. 그대 현대인들이여! 누가 그대들을 알아볼 수 있겠는가!

˝시장의 파리 떼에 대하여˝ 전체

˝자식과 결혼에 대해서˝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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