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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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문학 몇 선을 블로거가 소개해줬는데 그 리스트는 이래.

1. 펄벅 ˝대지˝
2. 미우라 아야코 ˝빙점˝
3. 나다니엘 호돈 ˝주홍글씨˝
4. 스콧 핏제랄드 ˝위대한 개츠비˝
5. 셰익스피어 ˝오델로˝
6.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7. 헨리 제임스 ˝데이지 밀러˝
8.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9.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도곡도서관 (빌리러는) 오랜만에 가서 어느 하녀의 일기랑 세일즈맨의 죽음 두 권 빌렸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권을 끝내고 2권 들어가기 전에 출퇴근 때 들고다니며 읽을 가벼운 책으로 먼저 시작했고 되게 금방 끝냈다.

희극이고 한 가족이 등장해. 30년간 세일즈맨으로 본인의 성공 아들들의 성공을 평생 그리며 살아간 가장 윌리가 주인공이고 그의 아내 린다(꼭 마지 심슨처럼 다정하고 현명하고 헌신적인 아내) 아들 둘 비프와 해피가 나와. 본인은 기본급도 안나오는 회사에서 커미션만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면서도 자존심과 아들들에 대한 희망으로 망상과 현실부정 투성이 속에서 살아가. 그런 남편을 진심으로 동정하고 위로하는 아내와 실제 능력도 안되면서 말로 아버지를 기쁘게하려는 둘째 아들 해피. 근데 첫째 비프는 아버지가 현실을 직시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본인이 얼마나 처참한지. 얼마나 가망업는 삶인지를 아버지에게 말해. 고백이지. 그런 이야기야. 마지막에선 눈물이 났어.

내가 비프와 닮았다. 그게 비극을 이끌어냈지만 비프는 아마 아버지가 충격을 받더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 남은 생을 강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었을거야. 사탕발림이나 가식적인 위로가 용납이 안되는 거지. 끝 부분의 비프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이 아팠어. 본인이 얼마나 못났는지를 제발 들어달라는 그 절박함이라니.

우리의 세상 이야기고. 가족 이야기고 삶 이야기. 가장의 이야기고 남자의 이야기고 우리 아버지와 내 남편의 이야기야.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미사여구 없이 특별한 사건 없는 비극이라니. 명작은 역시 명작이다.

그나저나. 부족한 현실을 깨닫는 게 행복할까 외면하고 미화시키고 가망없는 희망을 안고 사는게 행복할까? 이게 남자의 본성을 알게한다. 아마 남자는 후자인가봐. 가오. 꿈. 희망. 자존심. 책임. 모두가 거칠고 절박하게 살고 있다. 모든 가장은 존중 받아야한다. 이 책은 가장들이 안 읽었음 한다. 죽고싶어질 거야. 반대로 부모는 읽었으면 좋겠다. 교육에 대한 것. 가르침과 인도에 대한 것.

발췌

진짜 바라는 것은 셔츠를 벗어 던지고 야외에서 일하는 건데 고작 두 주짜리 휴가를 위해 일년 중 오십 주를 죽어라 고생하는 거지.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우습지 않아? 고속도로 여행, 기차 여행, 수많은 약속, 오랜 세월, 그런 것들 다 거쳐서 결국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 있는 인생이 되었으니 말이야.

아버지가 저를 너무 띄어 놓으신 탓에 저는 남에게 명령받는 자리에서는 일할 수가 없었어요! 그게 누구 잘못이겠어요!

아버지, 저는 이런 놈이에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 놈이라고요! 모르시겠어요? 반항하는 게 아니에요. 전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놈이에요. 그뿐이라고요.

제발 절 좀 놓아주세요. 예? 더 큰일이 나기 전에 그 거짓된 꿈을 태워 없앨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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