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움의 왕과 여왕들
대니얼 월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당첨됐어. Skt멤버쉽에서 두 번 연달아 됐어. 아시아나항공이랑 Skt가 도서 당첨이 잘되네. 그 외에는 도서 당첨은 없었던 것 같구나 생각해보니. 팀버튼 어쩌고 저쩌고 마법같은 동화같은 어쩌고 저쩌고해서 아 상업적이구나 했어. 표지도 분홍색에 폰트도 굉장히 현란하고. 그리고 이 전에 최근 당첨된 뭐 원숭이 길들이기인지 그런 제목의 책을 열 페이지도 안 읽고 덮었거든. 이러니 당첨됐지 싶었어. 책 안 읽는 애들이 띠지 보고 혹해서 살 것 같은 그런 이미지. 그런데 왜 읽었냐. 추석이었고 읽을 책는 쌓여있었지만 왠지 적극적으로 읽을 기분은 아니어서 버리는 카드를 선택하고 대강 읽다 아님 버리자 기분이었거든. 딱 이 기분이었을 때 읽었던게 코끼리에게 물을 이었는데 월척이었지. 로움도 그래. 월척이다 이거.

미국의 어느 후미진 지역 로움. 삼대 전에 시작된 이 폐쇠된 곳에서 쓰여지는 역사야. 대여섯 명의 중요 인물이 나오지만 시작과 끝 이야기의 흐름을 잡고 있는 것은 헬렌과 레이철 자매야. 끔찍하게 못샌긴 언니 헬렌과 그림처럼 아름답지는 맹인인 레이철. 헬렌은 눈이 안보이는 동생에게 이야기로 동생에게 세상을 보여주곤 했는데 동생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외모의 열등감을 가진 탓에 이야기를 꾸며내기 시작해. 헬렌은 지상 최대의 미녀로. 레이철은 추녀로. 거짓말에서 시작된 감정의 변화 이야기의 변화. 그런 이야기야.

이 작가가 영화 빅피쉬 원작 소설의 작가라고 해. 듣고 느끼겠지만 정말 빅피쉬스러워. 별나지만 애정가는 캐릭터들. 나름의 사연과 나름의 연결고리. 현실이기엔 과장된 배경과 이미지. 동화. 판타지. 그런데 어른 이야기. 어른동화영화.

문장이 간결하고 흐름이 빨라서 속도감이 좋은데 불구하고 세상 진리를 담고 있어서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아. 재미로만 읽으면 재미소설이고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깨달음을 주는 소설이야. 굉장히 바람직한 소설의 역할을 다 하는 책이라고 하겠어. 등장인이 많은데 흐름과 중심을 잃지 않는 것도 그렇고 시각화되는 그 현실 탈출의 역할도 완벽히 하고 있어. 아 정말 얻어걸린 재밌는 책이었다. 모든 캐릭터의 심경이 하나하나 너무나 달랐음에도 불구 이해됐어. 사람의 감정이야.

나의 뉴컬리그(하트뿅)와 대표와 똥돼지 먹고 너무 심하게 먹어서 죄스런 마음에 전철 학동 투 이수 에서 발췌 옮기고 이수 투 낙성대을 걸어가며 리뷰. 재밌다. 삶이 재밌다. 그리고 내가 너무 좋다. 내 삶이 좋아. 언젠가 아니면 지금부터 살살 내 삶을 글로 옮기고 싶다. 이게 제일 재밌는데. 하루하루의 감정과 느낌이 너무 팔딱거리는데. 흘려보내기 아깝다. 암튼 이 소설은 분명히 영화화될거고(안 될 수가 없다) 꼭 볼거다.


아름답고 간결한 문장들 발췌. 진리에 가깝다.

인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 그렇게 별것 아닌 듯한 순간에 바뀌는 것임을.

소문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넜으므로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누구나 들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살아온 세월 말고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향수병` 과거를 생각하면서 느끼는 깊은 슬픔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 인간이 `가진` 것은 과거뿐이기 때문에 이 향수병은 꽤 위험할 수도 있다고.

침묵은 귀로 들렸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을 정도였다.

˝원래 삶이 그런 거 아니에요? 주어진 것을 이용해 그 안에 다른 사람과 함께 온전히 나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 그게 삶 아니냐고요.˝

원래 이성은 그런 것이다. 나중에 돌아봐야만 이해가 되는 것. 그때가 되면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제야 이성은 `내가 뭐랬어?`하고 뻐겨댄다.

걱정과 사랑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윗듀 2015-10-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과 사랑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걸어가며 리뷰? 앞에 조심하세요!

Cindy.K 2015-10-01 11:41   좋아요 0 | URL
날 걱정해주다니.. 사랑해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ㅋ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