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향연이구나.특별히 이 전집이 좋은 것도 아닌데 여기 시리즈에 있는 거면 많은 사람이 두루 오래 읽었다는 뜻이겠거니 하는 믿음이 있어서 읽게돼. 근데 확실한 건 번역이 좆구려. 근데 더 확실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이 시간 쓸 가치가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읽은 십여 가지 작품들은.이건 왜 읽게 됐냐. 언제나 그랬든 나만의 사소한 사연은 있고. 이방인의 화자와 시계태엽 오랜지의 화자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 현이의 말에 읽어야겠다 했어. 거기다가 꼭 봐야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알고 있었어서 원작 읽는 게 순서지. 했고. 나 근데 진심 아예 내용은 커녕 분위기, 장르도 몰랐어. 이거 완전 손꼽히는 싸이코 영화라며? 어쨌든...회사 15분 거리에 있는 도곡도서관에서 민음사 전집 구역에 가서 어느것을고를까요알아맞춰보세요 수준으로 고민하다가 고른게 시계태엽오랜지와 달콥쌉싸름한 초콜릿. 금요일에 빌려서 얇은 책이라 주말 중에 다 읽고도 말줄 알았는데. 이런 망할 시계오렌지. 번역 왜 이 지랄? 내가 그간 번역으로 투덜댄거 적진 않지만 이번 책에 비하면 다들 감사해. 좆같아 진짜. 한국말도 영어도 못하는지. 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지금 구글 번역기를 참고해서 원서를 번역하면 이정도 나올 것 같은데? 번역의 장벽에 부딪혀 포기할까도 하다가 북플에서 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마니아로 도장 줬거든. 긴장 놓다간 `김영하 마니아 스템프`처럼 잃을까봐 완독했어. 오 마법같은 북플.줄거리 꼬! (스포일러 흐)방황하는 청춘이라고 하기엔 도가 지나친 예비 살인마 십대무리 중 알렉스가 주인공. 그 중에서도 대장인데 모든 십대 무리가 그렇듯 본인의 자리에 불만가진 다수에 의해 함정에 빠져 감옥행. 특유의 영리함으로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빠져나올 희망이 보일 즘 게이 변태새끼가 찝쩍대는 걸 혼내주다가 도가 지나쳐서 감옥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돼. 여기까지 1부.1부 내리 진짜 역겹고 불쾌해서 읽기가 어려웠어. 난 전부터 폭력이 싫더라. 적나라한 폭력이나 범죄는 나를 언짢게해. 거기다 복수라든지 분노라든지 하는 동기가 없이 무자비한 악은 아무리 소설이라고 타인의 삶이라고 하더라도 공감도 이해도 할 수 없어. 그러지만 나는 민음사 마니아니까:2부 줄거리 시작.(스포일러 흐)그리고 격리된 와중에 살인을 저지른 젊은 범죄자는 악마로 단정되어 정부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치료에 실험대상으로 이용돼. 여기서 그 유명한 집게로 눈 꺼풀이 잡혀있는 영화 속 장면이 생기는 거지. 어쨌든 치료 후 악을 실행할 수 있는 의지를 없앴다고 판단한 정부는 알렉스를 사회로 내보내.이야기 끝! 최대한 줄였다. 읽고 나서 하는 말은. 아 재밌다. 이건 내가 상상도 못했어. 재밌게 읽을 줄이야. 언짢은데 억지로 넘기던 소설이 이제와서 꽤 재밌고 꽤 의미있게 느껴져. 영화도 보고 싶은걸? 읽고 나서 느낀 것은.애 낳지 말자. 이건 너무 복불복.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보면 참 비열하다.무서워서 7시 이후 문 걸어 잠구는 한이 있어도 미국가고싶다.폭력에 정당성은 절대 없다.영화에서 적당히 보여줘야지 소설대로 너무 다 보여주면 나 힘들 것 같다. 맥주 한 잔 하고 싶다.발췌!이빨을 닦고 빠드득 소리를 내면서 내 쇳바닥, 즉 혀로 입을 닦아냈지. 그런 다음 늘 그렇듯이 옷을 벗으면서 내 방, 아니 내 소굴로 들어갔어.-뭐래... 자꾸 뭐래... 이 따위 쎈 단어와 보통 단어의 대치가 존나 지겹도록 나와. 근데 센 단어도 보통의 단어도 너무 문어에서만 쓰일 것 같고 다 너무 어색 낯설어. 아 책 전체 다 옮기면 밤 샐 듯. 악이란 자기 자신이 유일한 존재. 즉 혼자로서의 너 또는 내가 책임지는 것이고, 이때 자아란 하나님 또는 신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그건 신의 커다란 자랑거리이자 기쁨인 거야. 그러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악이란 있을 수가 없어.-거의 유일하게 좋았던 부분소고기에 자몽소주 한 병 마시고 돌아오는 퇴근 길에 마무리하고 리뷰까지 찌끌이니 내가 오렌진인지 니가 오렌지인지. 태엽아!!! 계태엽!!!!! 아 금요일 기대된다. 얼마만의 핑가스존이냐. 피쓰. 무도에 정형돈이 혁오뱀드 데리고 핑가스존 데려갔던데 설마 그 영향으로 붐비거나 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