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버지가 어떤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잡히면서 살인자의 아들로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살아온 어두운 7년(처음) 그리고 혈육도 마다한 그 어린 아들을 기꺼이 맡아준 소설가 아저씨가 7년간 재구성한 그 사건(중간). 사건의 시작부터 되밟아가며 진정한 위험인물을 깨달았을 때 마침 집행된 아버지의 사형.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위험인물과의 한판 승부, 주인공의 승리(끝) 처음엔 굉장히 흥미로웠다. 어머니는 실종되고 아버지는 수감되면서 통째로 날아가버린 평범한 삶. 마치 도둑 고양이처럼 눈치를 보며 공기처럼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도 결국은 들켜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거부의 손길을 찾아다니던 아이의 삶. 그 7년을 돌아보는 줄 알았다. 신선했다. 심지어 거의 앞에 30분 읽으면서 사람들은 너무 속단하지 말자는 교훈까지 얻었는데..... 그런데... 결국은 아버지 이야기고 그날 밤 이야기고 사건의 이야기였네. 흥미 진진하기에는 너무 배경 묘사가 많고 너무 `조사`가 많이 이뤄진 느낌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잠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결국엔 그 설명이 유용하게끔 지식을 활용하여 사건을 전개시키는 게 싫었다. 이미 나는 그 부분은 뭉뚱그려 흐린 눈으로 슥 지나쳤는 걸. 이해하고 싶어서 다시 읽기에는 이미 흥미가 떨어졌는걸... 그리고 앞부분에 나오는 어설픈 외래어 읽기 `라이방(레이밴)`, ˝시보레(쉐보레)˝도 싫었어. 뭐랄까 생각을 해봐. 그런걸 약국에서 잠깐 대화를 나눈 사내의 선글라스에서 캐치하기에는 라이방 글씨는 너무 작고 시보레는 스펠대로 읽어도 시보레가 안되잖아. 억지스러워 촌스럽고. 굉장히 심각하게 얽힌 척 하는데 결국은 절대심플한 전개여서 읽으면서 이정도 복잡함이면 적당한 스릴러 영화로 나올 법 하겠다 생각했다. 그냥 볼 땐 헉 오 앗 하는 스릴감은 주지만 끝나고 나면 음 뭐뭐 나쁘진 않았어 하면서 나오고 나중 가서는 제목이 뭐더라. 내용이 뭐더라. 혹은 다시는 떠올려보지 않을 그런 7점 짜리 영화. 또 하나만 말하면 왠지 정유정이란 작가 글을 굉장히 열심히 쓰고 집중력 있게 쓰는 사람같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았으나(배경 묘사와 온갖 장비들을 자꾸 언급하는 걸 보니, 야구에 대한 내용도 너무 나오고 자꾸 수문이 열리고 수문이 닫혀. 어렵고 재미없어서 그냥 스킵) 센스 오브 휴머는 갖지 못한 사람 같단 생각이 들었다. 혹시 우리 과 가원이나 화영이 같은 친구 아닐까..? 나는 원래 책을 고를 때 책 커버에 쓰인 다른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나 두꺼운 폰트로 쓰인 한줄 요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7년의 밤에 쓰인 광고 문고는 ˝새로운 상상력, 역동적 서사, 강렬한 메시지!˝ 상상력 어디있나요. 서사가 뭐지? 서사가 뭐지 진짜 단어 뜻을 모르겠어. 그리고 강렬한 메시지는 서두에서 받은 `살인자 아들이라고 기피하지 말자`말고는 없는데.. 암튼 믿을껀 못된다. 적당히 읽을만하다. 그치만 남는 건 없다. 아 한가지 좋은거 ! 줄 간격이 넓은 것 오와 신기하다 리뷰 다 쓰고서 책 표지 이미지 찾으려고 검색했는데 영화화 된다고 하네 신기하다 7점짜리 영화 되겠네. 어떤 사람이 오영제는 한석규, 최현수는 조진웅, 아저씨는 박해일 해달라는데 가당치 않다 박해일은 빼달라. 왠 이끼에서 7년의 밤 추락이냐 싫다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