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12
오스카 와일드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수레바퀴 아래서` 등등 더클래식 문학 시리즈 살 때 같이 샀던 책. 내용도 몰랐고 제목도 들어만 봤는데 7월 하이라이트 팩은 `행복의 정복`이어서 그거 시작하기 전에 그냥 재미없음 덮어버려도 미련없을 관심없는 책을 잠깐 읽자 싶어서 펼쳤는데. 웬걸.... 이거 엄청 재밌잖아...내가 생각하는 `소설은 이래야지` 하는 모범답안같은 소설이었어. 번역이 너무 별로여서 문장 씹는 재미가 덜했음에도 불구하고 즐기면서 읽었어. 스토리가 주여서 다른 출판사 것으로 다시 읽을 일은 아마 없겠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더클래식.... 어쨌든 나의 7월 첫 책이 되었고 지금은 `행복의 정복`과 `인간실격`을 동시에 읽게 됐다.

화가 바질이 그려준 본인의 초상화 속의 모습을 보고 본인의 미모가 평생 변함 없이 유지되고 초상화가 대신 늙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도리언 그레이의 바람이 현실이 되고. 쾌락과 이기심, 오만함으로 가득한 나날이 초상화 속 도리언 그레이의 얼굴에 투영돼. 변함없는 미모를 갖게된 대신 사람들의 본인의 흉측한 내면을 초상화를 통해 알게될까봐 불안함에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 (화가 바질의 친구이자 도리언 그레이의 멘토가 된 헨리라는 등장인물의 영향이 엄청나게 큰데 막상 줄거리에 쓰자니 애매한 부분이 있네. 신기하다.)

우선 가장 좋았던 건 상상력. 대단하게 기발한 상상력이라기보단. 주변의 것(소재)을 통해 일반적인 삶의 자세에 대한 태도를 고민하게끔 만드는 이야기가 과할 것도 평범할 것도 없이 딱 좋았어. 물론 책 속 `보통`의 태도가 현재 우리 삶의 `보통`보다 훨씬 타이트하고 보수적이어서 소설 속의 고민이 쓸데없다거나 필요이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때도 있지만 저 때는 그랬을 것이고. 정도의 차이이지 현재와도 크게 다를 것 없고.

나 사실 지금 너무 졸려서 머릿속 생각이 글로 잘 정리가 안돼. 느낌만 있고 글에는 없네. 흐흐 그래도 하루라도 더 지나기 전에 쓰려고.

내가 도리언 그레이의 삶을 살게 되었다면 고민도 공포도 없이 잘 누리다 갔을텐데. 왜 저렇게 고민하고 왜 저렇게 두려워하나 싶었어.
나는 아마도 `헨리`과에 가까운 것 같은데. 뻔뻔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와 태도가 냉소적이고 합리적이어서 대부분은 내가 공감하고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쪽이었어. 근데 헨리가 싫은 점은 본인의 생각을 정답이라고 확정하고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 그리고 감히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 아 그런 거 되게 건방지고 오만하지 않나. 본인만 그렇게 살면되지 왜 이래라 저래라 맞다 틀리다 선생질이야.

발췌가 있긴 한데 문장이 구려서 옮기기도 싫었다. 암튼 나름의 핵심적인 문장들

나는 사람을 엄격하게 구별해. 잘생긴 사람은 친구로, 성격 좋은 사람은 아는 사람으로, 똑똑한 사람들은 적으로 대하지.

`사색의 날들 속에 어리는 형상의 꿈`이 말을 누가 했었지? 나는 다 잊었지만 지금 도리언 그레이가 바로 그런 존재야
-말이냐 방구냐. 해석이 안되는 건 내가 멍청해서냐 번역이 이상해서냐. 저 부분이 중요한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저런 부분 굉장히 많았음. 꼭 읽어내고 싶은데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는거... 더클래식 엿!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그 유혹에 굴복하는 거예요. 유혹에 저항하려 들면, 당신 영혼은 스스로 금지한 것에 대한 갈망과 기이하고 비합법적인 것들에 대한 욕망으로 병이 들 겁니다.

당신이 내 사랑을 죽인 거야. 예전에는 당신이 내 상상력을 자극했는데 지금은 호기심도 자극하지 못하는군.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당신을 사랑한 건 당신이 뛰어나고, 재능과 지성이 있기 때문이고, 당신이 위대한 시인의 꿈을 실현하고 예술이라는 그림자에 형태와 실체를 만들기 때문인데 당신이 모든 걸 망쳐 놨어. 정말 천박하고 어리석군! 내가 그런 사람을 사랑했다니 미친 거야! 이제 당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자기 인생의 구경꾼이 되면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삶에 관한 어떤 이론도 삶 자체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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