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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하트 - Wild Heart
존 엘드리지 지음 / 포이에마 / 2010년 2월
평점 :
‘쪼다’라는 말이 어디에서 온 말인지는 모른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말이 우리 집(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의 그 집)에서는 ‘남자답지 못한 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요즘에 유행하고 있는 ‘찌질한 놈’이라는 표현의 원조격인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많은 남자들이 하나님께서 남자들에게만 허락해 주신 ‘진정한 남성다움’을 잃어버리고, ‘쪼다’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아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남자로서 살아가는 것이 두려워 포르노 같은 것에나 묶여 살아가는 ‘쪼다’, 자신의 취미 생활에 지나지 않는 일들을 위해 가정의 경제 생활을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의존하는 ‘쪼다’들에 대해 저자는 분노를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남성이나 여성 중 한 가지 성(性)으로 만드시지 않고,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으로 구분해 만드신 이유가, 남성과 여성으로 하여금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표현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남자라는 존재가 용사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표현하도록 만들어 졌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용사로 창조되어진 남자들의 가슴에는 싸우고 싶어하고, 모험에 뛰어들고 싶어하며, 미인을 구출하고 싶어하는 열정이 내제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모든 남자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내재된 그 세 가지 열정을 가지고 영적인 전쟁과, 하나님을 의지하는 모험과, 아내를 구원하는 일에 뛰어들어야만 한다고 도전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의 주변에서 진짜 남자다운 남자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 이유를 사회에서 남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아버지가 아버지 노릇을 잘못할 때에도, 아들은 남자로 자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남자다운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아버지들이 아들들에게 남겨준 상처가 아들들로 하여금 주눅 들게 만들고, 자신의 남성다움을 숨겨버리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진성한 남성성을 다시 발견하고 싶다면 자신의 상처를 숨기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그 상처로 인해 만들어 낸 거짓 자아를 버려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 나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계신지 하나님께 직접 여쭈어 보라고 권유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이름을 받으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자신에게 남자로서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글귀를 소개해 주고 있다. “세상에 무엇이 필요한지 묻지 말고, 무엇이 당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새로운 삶을 살라고 하는지 물어라. 세상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생명을 얻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 질 베일리(325쪽).” 이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저자가 경험했다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전율을 느꼈다. 나 역시 신앙이라는 것은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 이름을 새생명교회라 붙인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남자로 살아가는 것 역시 남자로서의 새로운 생명을 얻을 때 시작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나 역시 하나님 안에서 나에 대한 남자로서의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때 그 여정이 시작된다고 동의한다.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에게 ‘남자로서의 내 소명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해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질문 앞에 내 스스로의 대답은 ‘지금까지 진정한 남성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남성으로서의 나에게 주어진 독특한 소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하나님을 통해 진정한 남성다움의 원형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을 읽어 가는 내내 진정한 남성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언가 내 속에서 터져 나오려는 듯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영적인 전쟁에 뛰어 들어 힘있게 싸워서 수많은 사람들을 구원해 내며, 하나님을 의지해 불확실성 속에 몸을 던지는 모험도 해 보고 싶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구원하라(자유롭게 해 주라)고 맡겨 주신 아내를 더욱 사랑하고 싶어졌다. 이 열정을 일시적인 감정에서 끝내 버리지 말고, 완전한 남성으로서의 변화로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