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를 위해 살다 - 오직 그리스도만을 위해 살기로 결단할 때 넘치는 영원한 생명의 능력 VOM(순교자의 소리) 시리즈 2
VOM (순교자의 소리) 지음, 배응준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전편인 ‘주를 위해 죽다’를 읽으면서 많은 도전을 받았던 터라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선택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편을 읽으면서 받았던 강렬한 느낌이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많이 감소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편에서 워낙에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전편에 소개되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적인 이야기들도 이제는 조금 덤덤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순교자들의 수많은 이야기는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제 자신을 돌아보라고 끊임없이 도전해 왔습니다. 특히 순교자들이 자기들을 죽이려 하는 사람들에 대해 전혀 대항하지 않았던 그들의 선택과, 또 도망치거나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나도 죽여 달라며 걸어 나왔던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모습에 대해 과연 내가 바른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 스스로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왔고, 또 그것이 건전한 신앙인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또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태도로 불신자들에게 기독교를 비난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해 온 신앙인들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랬던 저였기 때문에, 그들의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은 옳은 선택을 했고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수준 미달의 신앙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찾아들어 제 마음을 괴롭게 하였습니다. 믿음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라는데, 제 믿음은 지나치게 상식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자기 보호 본능에 사로잡혀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 미션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만일 내가 그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한다면 가브리엘 신부가 아니라 멘도사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살펴 본 많은 순교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가브리엘 신부와 같은 선택을 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악에게 악으로 대항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명령을 그들은 온전히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 놓으면서 말입니다. 저라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믿음은 그들에 비하면 너무나 작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받은 만큼만 돌려주자. 그것만 해도 어디냐”라는 지극히 율법주의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저들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겪었던 것과 같은 일들이 제게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바른 방향을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생각 중의 또 한 가지는 성경을 소지할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속에 새겨둔 말씀을 소유한 자들은 얼마나 복 된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성경 한 권을 갖고 싶어서 수십 년을 기도하는데, 그 많은 성경책을 책장에 꽂아 두고 성경 읽기를 게을리하는 나는 정말 악한 자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지금이 아니면 복음을 전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죽을 것이 분명한 사지로 돌아갔던 분들을 보면서 전도에 대한 크나큰 도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은 핍박 없는 환경 속에서 편안하게 지내며 편안하게 목회하고자 하는 제 마음에 무거운 부담을 안겨 주었습니다. 신앙의 열정이 식을 때마다 계속해서 읽고 또 읽으면서 저 자신을 채찍질하는 도구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교회에서 꼭 성도님들에게 추천 도서로 읽으시도록 해야만 하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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