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미카엘 로젠펠트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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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궁금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이 거의 다 들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음의 높낮이나 길이, 악보에 관한 기초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멜로디와 화성, 각종 악기의 구분, 음악의 연주 형태, 음악의 역사까지, 음악에 관한 모든 내용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로그 음악과 고전파 음악과 낭만파 음악의 시대적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몰랐고 또 자꾸 혼동이 되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쉽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은 뒤에서 따로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 표가 미주를 의미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다 읽고 나서야 발견하는 바람에 읽는 동안에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14쪽에 '변화됨 음을 표시할 때에 사이음 앞에 변화표를 적는다'는 문장을 읽으면서 도대체 '사이음'이 무엇인가 싶기도 하고,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해 놓았는가 싶기도 했었는데, 뒤에 용어 해설을 보면서 '사이음'이 '피아노 건반에서 검은 건반의 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제야 그 설명이 그리 어려운 설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 표가 미주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쉽게 이해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주가 아니라 아예 페이지 아랫쪽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게 구성해 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자 바이올린과 전자 기타에 대해서 클래식 바이올린이나 기타보다 '크기가 크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기에) 외에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설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함께 제공된  CD였는데, 책을 읽어 가면서 들어도 좋지만, 책 없이 CD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나레이터의 설명에 이어 관련된 곡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CD만 들어도 상당한 유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딸 아이도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지 않아 음악에 관한 이론을 따로 배울 기회가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반드시 구입해서 읽어 보게 해 주어야 할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아노 학원에서 체르니 40까지 친 중학생 아들도 학교에서 음악 시험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것을 보면, 별도의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책으로 분류해 놓았던데, 제 생각에는 초등학교 2학년에서 5학년에 읽어야 할 것 같고,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을 위해서는 좀 더 수준 높은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하튼 자녀를 피아노 학원에 보낸 적이 없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혀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부모님이 음악에 문외한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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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자를 위한 365 묵상 캘린더 - 탁상용
토기장이 편집부 엮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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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자로 살아가는 삶에 관한 주옥같은 성경 말씀들을 모아 놓은 묵상 캘린더입니다. 날마다 한두 절의 성경 구절을 묵상하도록 되어 있는데, 성경구절의 아래쪽에는 토기장이 출판사에서 발간된 도서에서 뽑아낸 명구들이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보통 이런 묵상 캘린더나 묵상집을 보면 성경구절은 작은 글씨로, 그리고 책의 내용은 큰 글씨로 기록되어 있어서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을 받기 쉬운데, 이 묵상 캘린더에서는 성경 구절을 시원한 크기의 글씨로 기록해 놓아서 책의 내용보다 성경 말씀을 우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줍니다. 반면에 책의 내용에서 뽑아낸 명구들은 약간은 작다 싶은 글씨로 기록되어 있어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성경 구절에 집중하기가 쉽습니다. 이 책을 편집한 분들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성경 구절의 내용과 책에서 뽑아 낸 내용이 서로 잘 어울린다는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어떤 묵상집을 보면 성경 구절과 해설의 내용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아 도대체 왜 이렇게 묶어 놓았는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이 묵상 캘린더의 내용을 살펴 보면 성경 구절과 관련 구절이 서로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관련 구절들은 성경 구절들에 대한 장황한 해석이 아니라 아주 짧은 한두 절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만큼 강렬한 느낌으로 성경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내지가 약간 얇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프레임은 아주 튼튼하고 균형잡혀 있어 두툼한 내지의 무게를 잘 지탱해 줍니다. 선물용 박스에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한 해가 바뀌는 이 시점에 새 해부터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예배자의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캘린더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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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청소년을 위한 365 매일 아침 365 시리즈 5
하용조 외 지음 / 두란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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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집에서 또는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묵상하기 좋게 되어 있는 묵상집입니다. 다섯 명의 필자가 집필한 책이라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용조 목사님의 글은 신앙의 기본적인 내용을 주로 터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있어서도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하용조 목사님의 글을 책의 앞부분에 위치시킨 것은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홍민기 목사님의 글은 청소년 사역자 답게 신앙의 기본적인 측면과 청소년 시기의 실제적인 필요의 측면을 골고루 다루어 주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청소년들에게만 어울리는 글이 아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분위기의 글이라 읽으면서 많은 도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원태 목사님의 글 중에는 메시지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글이 많습니다. 127쪽의 내용을 보면 어리석은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무얼 어떻게 하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라는 느낌이 드는 반면 바로 옆장인 128쪽의 내용을 보면 동일하게 어떻게 하라는 말은 없지만 나름대로 분명한 메시지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또 129쪽의 내용을 보면 분명하고 논리적인 메시지가 기록되어 있는 반면, 130쪽의 내용을 보면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성경에는 천국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없다면서 그 아래쪽에는 성경에서 찾은 천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나열하고 있는 점이 비논리적이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 뒤에도 어쩌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없습니다. 천국이 이런 곳이니 그곳을 사모하라는 말 한마디 정도라도 해 주었어야 하는데 라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이처럼 김원태 목사님의 글은 뭘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찾게끔하고 있는데, 때로는 그 답이 무엇인지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성은 풍성하게 묻어나지만 메시지가 분명치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라준석 목사님이 글은 청소년보다는 청년들에게 더 적절한 글이라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글의 주제도 다양하고 글의 전개가 논리적이고 설득적입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 탁월한 내용 전개가 돋보입니다.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논리적인 글의 표본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형민 목사님의 글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청소년 사역자의 글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유익을 줄 수 있는 청소년 중심의 적용이 돋보입니다. 특히 다니엘이나 사울과 같은 인물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도록 하는 모범적 인물 설교가 많습니다. 반면에 어른들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청소년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능과 겹치는 시기에 알맞는 글이라는 느낌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필자들의 글을 통해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짧고 성의없이 쓰여졌다고 느껴지는 글들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연말을 앞두고 급하게 만들어진 책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습니다. 필자들에게 따로 부탁을 해서 원고를 모으기 보다 새벽나라와 같은 청소년 큐티집에 실렸던 글 중에서 양질의 글들을 모아 편집했더라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예쁘고 아담한 디자인은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쏙 듭니다. 

아쉬움을 말하긴 했지만, 자녀들의 가방이나 책상 위에 이렇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유익을 주는 책 한 권 쯤 놓아 둔다면, 자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든 학창시절에 위로가 될만한 메시지,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메시지들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이런 책 한 권 자녀들에게 선물해 본 적이 없는 부모님들이라면 한 번 구입을 고민해 보셔야 할 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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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닮고 싶은 조선의 고집쟁이들 - 열정과 도전으로 성공한 조선 최고의 전문가들
아해와 이야기꾼 (김단아, 김명옥, 심재은, 최서현, 최정이) 지음, 한창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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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조선 시대에 살았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관한 이야기 여러 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들을 고집쟁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그들의 고집이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나쁜 의미의 고집이라면 반드시 고쳐야만 할 것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고집은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바로 그러한 고집 때문에 그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기에 우리로서는 마땅히 본받아야 할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문학, 음악, 미술, 기술, 의학, 행정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양반들로부터 무시당하던 천민이나 중인 계급의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딸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높은 사람들(양반들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은 다 나쁜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들을 인정해 주었던 것 역시 권세 잡은 양반들이었기 때문에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양반들 모두를 나쁜 사람들으로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태도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시기나 질투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자신의 고집을 꺾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들은 평생토록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았으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개된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을 전부 이야기하려 들었다면 매우 지루하게 느껴졌겠지만, 그 인물의 성품을 드러내 주는 일화를 짧지만 인상적으로 그려 주고 있기에 흥미롭게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꼭 읽혀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책입니다. 자기가 커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아이들에게 특히 도전이 될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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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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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국방부에서 선정된 금서에 들어갔다는 소문을 듣고 한 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원래 하지 말라는 짓은 더 하고 싶어지니까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저자가 경제학자인데다가 영어로 먼저 쓰여진 책을 다른 역자가 번역해 놓은 책이라 혹시나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염려도 했었는데, 막상 읽어 보니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혹시 등장한다 하더라도 내용을 읽다 보면 무슨 뜻인지 저절로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저자는 2008년 이후에 찾아온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잘못된 이론을 따라 간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23개로 이루어진 각각의 장에서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그들의 주장에서 간과되고 있는 내용을 먼저 제시한 뒤에 이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확실한 증거와 함께 차근 차근 펼쳐 가고 있습니다.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증거는 과거 각국의 역사와 다양한 통계 자료들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증거들을 보면 저자의 주장을 옳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정말로 멍청하기 짝이 없거나 또는 대단히 나쁜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근 30년 동안 곪을 대로 곪아 온 것이 터진 이 시점에서 누군가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을 찾아 보자고 한다면 그 30년 동안 자기들의 뜻대로 세계 경제를 주도해 온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렇다고 해서 저자의 주장이 편협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무조건 잘못 되었다 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이런 점에 대해서 간과했다거나 중요한 사실을 놓쳐 버렸다 는 점을 지적하며 균형을 잡을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라는 이 책의 제목은 책의 분위기에 비해 조금은 강한 느낌을 주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간과한 23가지', '그들이 놓치고 있었던 23가지' 와 같은 제목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대안이 병행되는 비판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공감이 되었던 것은 7장과 21장이었습니다. '7장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를 통해서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21장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를 통해서는 복지 정책은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들기도 하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결론부에서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는 동시에, 현재의 문제있는 경제시스템을 재설계할 때에 명심해야 할 8가지 원칙을 짚어 주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둘째 원칙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2008년의 세계 경제 위기 같은 사태를 막고자 한다면, 장기적으로 사회에 이롭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복잡한 금융 상품의 발행을 금지해야 한다.. (식품, 약품, 자동차, 비행기 같은 상품이 안전 기준에 맞추어 생산되어야 하는 것처럼) 로켓 사이언티스트들이 새로운 금융 상품을 개발하면 그 상품이 금융 회사의 단기적 이윤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전체에 장기적으로 어떤 위험과 이익을 미치는지 평가한 뒤에 출시를 허용하는 승인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여섯째 원칙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저자는 금융 부분의 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장기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한 실물 부분의 성장에 금융 부분이 기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자는 일곱째 원칙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개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앞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문제는 금융 부분을 통해 단기간의 고수익을 얻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자가 주장하는 이러한 원칙들이 국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러한 실상을 제대로 깨닫고 정치인들과 관료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경제에 대해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사람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에 더 많은 분들에게 읽혀 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분들이 늘어난다면 앞으로 많은 한국경제의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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