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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닮고 싶은 조선의 고집쟁이들 - 열정과 도전으로 성공한 조선 최고의 전문가들
아해와 이야기꾼 (김단아, 김명옥, 심재은, 최서현, 최정이) 지음, 한창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평점 :
이 책에는 조선 시대에 살았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관한 이야기 여러 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들을 고집쟁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그들의 고집이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나쁜 의미의 고집이라면 반드시 고쳐야만 할 것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고집은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바로 그러한 고집 때문에 그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기에 우리로서는 마땅히 본받아야 할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문학, 음악, 미술, 기술, 의학, 행정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양반들로부터 무시당하던 천민이나 중인 계급의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딸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높은 사람들(양반들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은 다 나쁜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들을 인정해 주었던 것 역시 권세 잡은 양반들이었기 때문에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양반들 모두를 나쁜 사람들으로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태도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시기나 질투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자신의 고집을 꺾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들은 평생토록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았으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개된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을 전부 이야기하려 들었다면 매우 지루하게 느껴졌겠지만, 그 인물의 성품을 드러내 주는 일화를 짧지만 인상적으로 그려 주고 있기에 흥미롭게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꼭 읽혀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책입니다. 자기가 커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아이들에게 특히 도전이 될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