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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길 -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오스왈드 챔버스 전기 ㅣ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7
데이빗 맥캐스랜드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들의 생애를 살펴보는 것은 그 뒤를 따라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생애를 살펴 봄으로써 자신의 높아진 마음을 낮추게 되고, 자신의 안일한 삶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주일 오후마다 위대한 신앙 선배들의 전기를 읽으며 자신의 높아진 마음을 낮추었다고 하던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그와 같은 낮아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전기입니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라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이 우리 나라에서만 일곱 여개 출판사에서 번역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목사님의 삶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마치 로버트 맥체인 목사님의 성경읽기표는 잘 알려져 있었지만, 맥체인 목사님의 삶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진 바가 없었던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로버트 맥체인 목사님의 전기는 십 여년 전 즈음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었던 반면,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전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우리 나라에 소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이 책이 번역됨으로써 우리 나라에서도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전기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의 초입부에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아버지가 목회자였다는 내용을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막상 전개되는 내용을 보니 아버지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에게 그다지 좋은 본이 되지는 못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아버지는 무능한 목회자였다고 해야 할까요, 목회지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들의 공부도 막으려 했던, 그리 존경스럽지 않은 분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 밑에서도 계속해서 공부하고자 했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의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인해 목사님은 자신이 원하던 미술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훗날 하나님의 극적인 인도하심을 통해 신학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때 만난 더눈 대학의 총장 맥그리거를 통해 많은 도전과 훈련을 받고, 훌륭한 사역자로 준비되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눈 대학을 떠난 뒤에는 기도 동맹이라는 단체의 선교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동시에 그 기관 산하에 성경훈련대학을 세워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는데, 더눈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다져진 실력이 이 때에 크게 빛을 발하였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과 사모님의 결혼 과정도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연애 편지라고 쓰신 것들이 거의 대부분 신앙적인 위로나 격려를 담은 내용이었음을 보면서 '역시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딱딱하게 경직된 스타일의 사람이 아니었음을 책의 이곳 저곳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모습을 보니 미술을 공부했던 만큼 예술적인 조예도 깊었고, 문학적인 소양도 있었고, 작품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의 피아노 실력도 있었고, 신앙과 관련된 책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일반 소설과 같은 책도 열심히 읽었던 분이셨더군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이러한 다양한 재능과 관심사로 말미암아 성경훈련대학의 초기 제자가 된 캐서린 애쉬라는 여성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설교자라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해 오던 캐서린 애쉬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다양한 재능을 보면서 닫혔던 자신의 마음을 열었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형성된 친분 때문에 예의상 참석하였던 집회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영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YMCA 소속 사관이 되어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집트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내와 더불어 매주일 군인들에게 다과를 대접하고 성경학교를 운영하면서, 많은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다가 맹장염에 걸렸고, 수술 후에 회복하지 못함으로써 하나님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이 시기의 목사님 사진을 보면 병색이 완연하고 완전히 탈진해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헌신적으로 군인들을 위해 사역했던 결과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배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전장에서 부상당해 돌아온 군인들의 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면 미련하게 버텼던 목사님의 모습 속에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귀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목사님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목사님의 생애 속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분이 기도의 중요성을 무척이나 강조하셨다는 것과, 성령 충만한 삶의 중요성에 대해서 계속 강조하셨다는 것, 그리고 재정적인 면에서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며 사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모님 역시 남편과 동일한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신뢰하였던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남편의 설교를 받아 적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서 타이핑하는 사역을 쉬지 않았던 사모님 덕에 오늘날 목사님의 귀한 글들을 우리가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사모님의 수고가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책을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목사님의 책을 무상으로 나누어 주려 애쓰셨고, 책의 인세 대부분을 선교사님들을 후원하는데 사용했다는 기록을 보면서 "역시, 그 남편에 그 아내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에 머무르는 동안 기도 동맹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을 때 목사님이 보여주신 담담한 태도가 특별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또 다른 길을 예비하고 계신다고 믿었기에 그러한 서신에도 서운해하지 않았고, 또한 자신의 앞날에 대해 불안해 하지도 않았던 그분의 모습 속에서 오직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의 모습이란 저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목회자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