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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여, 절대로 가르치지 마라 - 지구촌교회 교회학교를 부흥시킨 김인환 목사의 교사론
김인환 지음 / 두란노 / 2011년 1월
평점 :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중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기억나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말하고 있는 일들을 10여년 전에 실제로 경험했었습니다. 제가 맡고 있던 초등부 아이들에게 제 마음을 나누어 주었을 때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 밖에 안 되는 그 아이들이 매주 40여분 가까이 이어진 제 설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물론 부족함이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저로서는 그 때까지 해왔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사역에 몰입했었습니다.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방법도 잘 몰랐던 제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이 떡볶이 집에 가면서 아이들과 친밀감을 누리기 시작했고, 그 덕분인지 아이들이 설교에 귀를 기울이면서 변화의 모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어떤 가르침도 소용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절대로 가르치지 말라고는 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설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결코 가르침이 중요치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가르침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그래서 그들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과 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될 뿐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강의에 지쳐 있다. 인간의 말로 가르치는 것에 식상해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예수님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가르치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예수님처럼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말에 저자가 바라는 교사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예수님이라면 오늘날 어떻게 주일학교 교사 일을 감당하셨을까요? 아마 자신에게 이런 질문만 던져 보더라도 자신이 어떠한 교사가 되어야 할 지 쉽게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말을 "교사가 되려면 먼저 예수님과 같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인다면, 교사라는 위치가 그저 부담스러운 위치로만 생각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음식을 나누고, 그들의 집에도 찾아가고 하면서 그들과 친분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사라는 위치가 쉽지만은 않은 위치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그 일에 생명을 거라고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그렇게 하였을 때 경험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소개하면서 그러한 헌신이 결코 헛되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격려합니다.
저자 외에 여러 주일학교 지도자들의 책을 읽어 보았는데, 어느 분이든 똑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도 그런 점에서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함께 쏟아 놓은 이 이야기들은 저에게 한동안 잊고 지냈던 목회자의 본분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 주었습니다. 교사를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목회자인 저로서도 큰 도전과 은혜를 받을 수 있었기에 읽으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주일학교를 담당하게 된 신참 전도사님들이나 주일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소망하는 모든 사역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