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45
고진석 지음 / 이상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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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조회수 15억 회, 매회 평균 댓글 1천여개에 이르는 네이버 인기 웹툰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를 보면, '정안봉 이사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사람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이권을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못된 인물인데다가, 학교 운동장을 걸고 이웃 고등학교 이사장과 내기를 벌이기도 하는 몰상식하기 그지 없는 인물이지만, 이 사람이 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늘어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작가가 이 사람의 입을 빌어 이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참으로 정확하게 짚어 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웹툰 생각이 나더군요.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정안봉 이사장이 했던 이야기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저자가 말하고 있는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부를 잘 해야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사교육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따져보면 공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돈보다는 주류사회에 편입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 사회의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들어가야 한다든지, 연예계, 스포츠계, 계임산업계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공부를 통해 성공하는 것이 더 쉽다든지 하는 이야기들도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이야기라 생각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 중에서도 학원에 관한 이야기들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사교육의 효과가 뚝 떨어지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혼자 공부하는 것이 사교육보다 3배 이상 학습효과가 높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독서의 중요성'을 수능과 관련해서 이야기해 준 것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언어영역을 못하는 학생들은 글을 대충 읽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과, '글을 읽는 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수능에서 중요하다'는 지적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자퇴나 재수에 관한 이야기, 학원 수강이나 인터넷 강의의 효과에 관한 이야기, 개념이해의 중요성과 오답노트 활용법에 관한 이야기, 과목별 학습방법에 관한 이야기, 내신공부법과 수능공부법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들도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었고, 이러한 저자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해서 우리 아이에게도 이 책을 꼭 읽어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인 저를 통해 백 번 듣는 것보다 이 책을 통해 한 번 듣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면 잔소리 밖에 되지 않지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글을 통해 듣게 되면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이 책을 차분히 읽어 보았으면 싶습니다. 과연 읽고 나서 어떤 느낌을 이야기할 지 궁금하고, 또 어떻게 변화될 지 기대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주변의 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도 권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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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교회로 돌아가자 - 세속주의에 물든 우리 시대 교회를 향한 도전
마이클 스펜서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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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교회가 교회답지 못해서라고 대답한다. 예수님께서 기대하셨던 순전한 교회가 아니라 변질된 교회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기대하셨던 순전한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저자는 예수님의 영성을 가진 교회, 곧 예수 닮은 사람들의 공동체가 그런 교회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예수님의 영성을 가진 교회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것은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하는 태도이다. 그러면 이러한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으라고 대답한다. 복음서를 읽고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고 요구한다. 설교자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해서 늘어놓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님의 순수한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라 요구한다. 그리고 그대로 순종해 보라 말한다.

저자는 많은 교회가 예수님을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저자는 교회가 예수님이 하신 말씀 역시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만약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라다닌다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까 라고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수님을 정말로 많이 닮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를 수십 년 다녀도 예수님을 조금도 닮아가지 못하고 있는 교인들은 어찌된 것일까? 예수님이 사셨던 삶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요구하셨던 삶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살아가시는 동안 몸소 보여 주셨던 삶의 모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의미와 우선순위를 가르치고 몸소 실천하셨다. 예수님은 소외된 사람들을 파격적으로 포용하셨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제자를 기르셨다." 저자는 이러한 예수님의 삶을 근거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아는 사람, 예수님을 통해 용서,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경험하는 사람, 제자들의 공동체 속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사람,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사명과 삶에 참여하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는 이런 사람들을 키워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저자는 그 이유가 교회 전통과 인간적 규칙, 종교적 문화의 안개 속에서 제자도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제자의 삶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교회가 제자의 삶이 아닌 규칙에 따르는 삶을 가르쳐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규칙이 예수님이 아닌 종교와 전통이 세운 규칙이라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교회가 교회 활동과 프로그렘을 위해 하나님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다니고 있는 교회를 넘어 하나님 나라라는 거대한 울타리를 의식할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삶이 하나님의 나라라는 토양에서 자라나기를 원하셨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 나라는 복음으로 변화된 제자들의 삶 속에서 뿌리를 내린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각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은사와 재물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장한 제자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교회의 제자훈련은 이러한 제자를 키워내기보다 자신의 교회만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키워내는 데 바쁘다. 그러므로 그러한 교회에 실망해 떠났다고 해서 잘못된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교회를 버리지 말라고 권면한다. (사실은 저자는 직접적으로 '교회'를 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공동체'를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교회'는 '조직된 교회'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교회'를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물론 일반인들이 말하는 '교회'와 저자가 말하는 '교회'가 다르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가 독자들에게 교회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영성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동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예수님의 영성이 개인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영성을 기르려면 멘토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영성은 섬김과 복음의 토양 위에서 자라난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영성이 관계 속에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성경 안에서 예수님의 영성이 가득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러므로 성경을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또한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공동체의 도움을 받는 일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공동체)를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순전한 원형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진지한 고민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교회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간간히 극단적인 듯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대 극단을 향한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저자의 그러한 이야기가 그리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어떤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예수님에 대해 바로 전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나는 예수님을 별로 닮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나를 통해 성도들이 예수님의 제자로 세워질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 교회 역시 예수님의 영성을 소유한 교회라고 말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목회자의 실패는 교회의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목회자인 나부터 변화되어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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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털 엔진 견인 도시 연대기 1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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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거대한 캐터필러 위에 올려진 도시(견인도시)들이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며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도시들을 집어 삼키는 끔찍한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미래의 세계는 바로 그와 같은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계다. 60분 전쟁이라 이름 붙여진 과거의 참혹한 전쟁으로 인해 지구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졌고 자원은 고갈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도시 전체를 움직여 다니며 다른 도시들을 약탈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방법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생각을 토대로 세워진 이론이 바로 '도시진화론'이며, 이러한 '도시진화을 가장 먼저 받아들여 견인도시로 탈바꿈한 도시가 바로 런던이었다.

런던을 견인도시로 바꾼 '쿼크'라는 사람은 이제 런던에서 신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런던이 견인도시가 된 이후로 지금까지 무사히 버텨온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런던은 견인도시로 탈바꿈한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도시들을 사냥하며 아쉬움 없는 생활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런던 말고도 수많은 도시들이 견인도시화 되었고, 그 도시들 가운데에는 런던 못지 않게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도시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게다가 더 이상 사냥할 만한 중소도시들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런던과 같이 거대한 견인도시조차도 자기보다 더 크고 강한 도시들을 피해 숨어 지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런던은 과거 시대의 유물인 메두사라는 에너지 무기의 설계도와 접근암호, 그리고 메인칩을 발견하게 된다. 런던은 메두사를 만들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 보고자 했는데, 그것은 메두사를 이용해 반견인도시 연맹을 보호하고 있는 바트뭉크 곰파라는 철옹성 같은 장벽을 파괴하고 그 장벽을 넘어 샨 구오를 비롯한 반견인도시 연맹 소속의 모든 도시들을 집어 삼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런던이 가지고 있던 이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메두사는 파괴되고 런던은 메두사의 폭발과 함께 치명적 손상을 입음으로써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마침내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이것이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이다. 어떤가? 이 줄거리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재미가 어떨지 충분히 짐작되지 않는가? 그런데 이 줄거리에 소개되지 않은 또 다른 줄거리가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 줄거리에도 귀를 기울여 보기 바란다.

메두사가 아무런 사연없이 런던의 소유가 된 것은 아니었다. 런던이 메두사를 소유하게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희생자 중에 판도라 쇼라는 여성 탐험가가 있었다. 과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발렌타인이라는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고 살해당한 것이다. 그런데 발렌타인은 판도라 쇼 뿐만 아니라 자신이 판도라 쇼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그녀의 딸, 헤스터 쇼가지 죽이려 했다. 그러나 헤스터 쇼는 얼굴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살아남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 발렌타인에게 복수를 시도하게 된다. 그런데 발렌타인을 죽이려는 순간 톰 내츠워티라는 소년의 제지로 암살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톰 내츠워디 역시 헤스터 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이유로 발렌타인에 의해 런던에서 밀려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후로 헤스터 쇼와 톰 내츠워디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런던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 가운데 펼쳐지는 다양한 모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작은 견인도시에 붙잡혀 노예로 팔릴 처지에 놓이기도 하지만 안나 팽이라는 비행선 조종사의 도움으로 곤경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슈라이크라는 스토커(일종의 사이보그)의 추격을 받아 절대절명의 위기에 놓이기도 하고, 발렌타인이 자랑하던 13층 엘리베이터라는 이름의 비행선을 격추시키기도 한다.

자, 이제 이 소설의 줄거리를 다 알았으니 그렇다면 이 책은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이 소설의 전체적인 윤곽을 이해했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소룡이 출연한 영화의 줄거리를 안다고 해서, 그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액션 영화는 스토리보다 액션 자체를 보기 위해 본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장면과 전투장면에 대한 묘사를 읽어 보아야만 이 소설의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앞서 소개한 탄탄한 줄거리가 그 모든 장면들을 받쳐주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이 소설의 영화 판권을 가져간 피터 잭슨 감독이 그 엄청난 스케일의 장면들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겨 놓을지 적지 않게 기대된다.

톰 내츠워디와 헤스터 쇼가 어떻게 메두사를 파괴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여러분이 직접 읽어보고 해결하시기 바란다. 그것마저 밝힌다면 진짜 스포일러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헤스터 쇼와 발렌타인과의 숨겨진 관계 역시 소설을 통해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발렌타인과 그의 딸 캐서린의 운명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주인공들의 운명을 이끌어 가는 저자의 글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리즈의 다음 책들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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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제나
조앤 바우어 지음, 이순영 옮김 / 꽃삽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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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괜찮다는 책들은 왠만하면 읽어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괜찮다는 소문을 듣고 읽어 본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완득이'라는 책입니다. 일종의 성장소설이자 다문화 가정에 관한 가족소설로써 감동과 재미가 잘 어우러져 있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영화로 만들어져 다음달(2011.10) 중에 개봉한다고 하는데 영화도 정말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갑자기 '완득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책도 그 책처럼 성장소설이면서 가족소설이라서 그런지 두 책 사이에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완득이'보다, 또는 '완득이'만큼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 쓴 책과 미국 사람이 쓴 책이라는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정서적으로 웃음 코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도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기는 합니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완득이'처럼 극적인 웃음이나 극적인 감동을 주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이어지는 재미와 감동이 있습니다. 특히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가족을 버리고 떠도는 아버지에 대해 주인공이 보여주는 따뜻한 마음이라던가, 글래드스톤 신발 매장에서 일하는 가운데 주인공이 보여주는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며, 자녀들이 꼭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제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인데,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나의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로서 엄마와 이혼한 다음 여러 곳을 전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술에 취해 집 생각이 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제나를 찾거나 또는 술취한 상태에서 제나가 일하는 매장에 찾아와 제나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도 제나는 아빠에게 아빠의 그런 행동이 얼마나 자기를 힘들게 하는지 한 마디도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제나의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시는데 제나는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는 착한 손녀이기도 합니다.

제나는 시카고에 있는 글래드스톤이라는 신발회사의 한 매장에서 거의 일년 가까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글래드스톤의 창업자인 매들린 회장이 시카고에 와서 이 매장에 들렀다가 제나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제나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이기는 했지만 타고난 장사꾼이었고, 그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제나는 그 매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매들린 회장은 제나에게 방학기간 동안 자신의 운전기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을 히게 되고, 엄마의 허락을 받은 제나는 매들린 회장을 모시고 시카고에서 텍사스까지 6주 동안의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게 됩니다. 심지어 매들린 회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매들린 회장의 아들에 맞서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나가 깨닫게 된 것은 "진실 만큼 강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나는 이 깨달음을 얻은 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버지의 문제 행동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아마 앞으로 제나와 아버지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이 책은 '성장소설'이면서 동시에 알코올 중독자의 가정 문제를 다룬 '가족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나가 아버지에게서 배운 사업철학이라던가, 매들린 회장이 강조하는 사업철학에 관한 교훈들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마치 자기계발서의 일종이거나, 기업소설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실제적 교훈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들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든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자가 제나나 제나의 아버지, 매들린 회장의 입을 통해 가르쳐주는 교훈들 모두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은근한 재미와 잔잔한 감동, 그리고 자연스럽게 와닿는 교훈적인 내용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 청소년들이 읽으면 많은 감동과 유익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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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번역의 역사
래리 스톤 지음, 홍병룡 옮김 / 포이에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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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원에 다닐 때 본문비평에 대해 공부하면서 메쯔거의 '사본학'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그때까지 전혀 접해본 적이 없었던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그러한 내용들 중에서 '킹 제임스 성경만이 올바른 성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어떠한 오류가 있는지를 알게 되었던 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은 너무나 학문적인 분위기의 서술에다 자료 사진도 흐릿한 흑백사진이었기 때문에 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 읽기가 만만치 않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책(성경 번역의 역사)은는 그 책에 담겨 있던 내용 가운데 중요하고 의미있는 내용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가 수많은 사본들의 사진들을 함께 실어 놓았더군요. 본문 비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성경 사본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에 대해 거의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었고, 중요한 사본들의 사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에 참으로 흥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부록으로 첨부된 실제 크기의 사본 조각 사진들은 실제 사본이 어떤 크기인지 가르쳐 줄 뿐 아니라 그 한 장 한 장을 필사했던 서기관들의 정성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 사본 자료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졌는지 그 모든 자료를 한 장 한 장 액자에 담아 교회 벽에 걸어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사본들을 서로 비교 대조해 볼 때 성경의 필사가 얼마나 정확하게 이루어져 왔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고, 또한 히브리어 성경과 그리스어 성경이 각각 어떤 시대에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번역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번역의 의의는 무엇이며 또 그 가치는 어떠한지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종교개혁 시대에 카톨릭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자국어로 성경을 번역하려 노력했던 여러 인물들의 수고와 열정, 그리고 그들의 순교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히 제 마음에 깊은 감동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영어 번역본들의 번역 기준과 특징에 대한 소개는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책의 말미에는 고신대의 이상규 교수가 쓴 '한글 성경 번역의 역사'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 땅에 성경이 전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 또한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해서 보았으면 싶은 것은 킹 제임스 성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140쪽,146쪽)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에라스무스가 그리스어와 라틴어 대조 성경을 만들 때에 누락된 부분을 어떤 식으로 채워 넣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텍스투스 리셉투스를 거쳐 킹 제임스 성경으로 번역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때 과연 킹 제임스 성경을 전혀 오류가 없는 성경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 보았으면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킹 제임스 성경 이후로 '야고보서'의 제목을 'James'라고 붙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킹 제임스 성경이야말로 '인간의 명예욕'으로 더럽혀진(혹은 변개된) 최초의 성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여호와의 증인'들이 번역한 신세계 번역판에 대한 설명(198쪽)도 살펴 볼 가치가 있디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 책에서는 요한복음 1장 1절을 번역함에 있어 정통 교단이 사용하는 번역본과 신세계 번역본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약간의 언급만 해 놓았을 뿐이라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에 대한 연구과제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어떤 '여호와의 증인' 교단의 신학생과 논쟁하던 중에 그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어 쩔쩔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는 네슬 알란트 27판의 본문(카이 데오스 헨 호 로고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을 저에게 들이대며 이 구문의 '데오스'에 관사가 없다는 이유로 이 단어를 '하나님'이 아닌 '신'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 구절에 대한 마음의 짐을 가지고 지내왔었는데, WBC 요한복음 주석을 보니 이렇게 설명하고 있더군요. "관사를 가지지 않은 '데오스'는 관사를 가진 '호 데오스'보다 덜 중요한 의미를 나타낸다. 그러나 관사 없는 '데오스'는 '로고스'가 마치 가장 높으신 하나님 옆에 위치하신 보다 낮은 신인 듯한 의미를 지닌 '한 신'으로 이해될 수 없으며, 또한 단순히 '신적인'이라는 뜻으로 이해될 수 없는데, '신적인'에 해당하는 용어로 '데이오스'가 잘 알려져 있었다.. 더욱이 그것(데오스)은 신적 성품은 소유하지 않은 채 신적인 기능만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의 본질을 아직 상실하지 않은 본질상의 하나님, 즉 말씀이 함께 '계셨던' 바로 그 하나님을 나타낸다. (요한복음서 기자가 '카이 로고스 헨 호 데오스', 곧 '이 하나님은 곧 말씀이시니라'고 기록하지 않은 점에 유의하라.)"

이 외에 다른 주석들을 참고해서 정리해 보면 이 구절은 삼위일체의 근거를 제공하는 구절이며,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여호와의 증인'들로서는 이 구절은 그런 식으로(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이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말씀은 신이셨다 -한글신세계역) 번역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성도들이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이런 저런 주석들까지 참고해가며 공부하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기에, 목회자들이 먼저 잘 정리해서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혹시 다른 분들이 저의 이러한 설명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이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일반 성도들이 보기에 결코 어려운 수준의 책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성경을 통해 많은 깨달음과 변화를 경험해 온 저로서는 이 책이 모든 성도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모든 성도들이 이 책을 통해 성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성경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고, 성경을 더 열심히 읽고 묵상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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