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창용 외 지음 /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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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말하는 것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 본 바로는 글쓰는 것과 더 깊은 관련이 있는 책이더군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은 무엇인지, 또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은 얼마나 대단한지,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광고의 효과는 얼마나 대단한지'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렵다 싶은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새로운 것도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자의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PD로 일해오면서 부딪쳤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한 지식을 나누어 주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하는 반응을 보일 만큼 평범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라서 오히려 특별할 것이 없는 내용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평범하게 느껴졌던 내용들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억을 잡아 두기 위해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주고 있었던 것도 마음에 남았고, '로버트 맥기'가 말했다는 "이야기는 욕망이 주도한다. 즉, 한 인물이 자신의 삶에 균형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고 갈망하는지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간단히 말하면 인생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 인생의 온갖 세력과 고군분투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수천 년간 설명하고 납득시켜온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균형을 잃었을 때 어떻게 그것을 되돌리고자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라는 말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특히 '로버트 맥기'와의 특별 인터뷰 내용이 기억에 남았는데, 이 사람의 책이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필독서와 같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또 '데이비드 하워드'의 책 역시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 뒤에 소개되어 있는 참고도서 목록에도 이 두 사람의 책이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는데, 이 목록을 보면서 이러한 책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커다란 소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웨덴 고영방송 SVT에서 방영된 '마리카에 대한 진실'이라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드라마나 나온다면 얼마나 대단한 반응을 불러 일으킬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저자가 직접 이러한 드라마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PART에서 이야기하고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ART 01 이야기의 힘'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에 관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이야기라고 느껴졌습니다. 'PART 02 이야기 직접 만들기'는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재미있게 읽을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저자가 직접 쓴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편의 드라마를 글로 읽어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PART 03의 스토리텔링의 시대'는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설득이나 광고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광고기획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포라이터나 에비앙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그 제품들의 성공을 가져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했는데 그 마음이 제대로 충족된 것 같지 않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야기에 관한 좋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을 조금은 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어려운 책들은 부담스러우니 쉬운 책부터 읽어 보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 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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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할 수 있는 매일기도 - 한영대역기도선집
죤 베일리 지음, 박대영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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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처음 읽을 때부터 깊은 감동을 받아 마음 속에 깊이 담아 둔 시가 한편 있습니다. 바로 이해인 수녀님의 '해바라기 연가'라는 시입니다. 그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아, 이렇게 아름다운 시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연모의 정이 얼마나 잘 표현되어 있던지 여성의 관점에서 쓰여진 시였음에도 정말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을 읽는 가운데에도 그 시를 읽을 때와 같이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로부터 받은 감동은 앞서의 시가 주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감동이었습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은 결코 시와 같은 종류의 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녹아 있는 글이었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책에는 모두 31일 간의 기도문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매 하루마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가 실려 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모두 62편의 기도문을 접할 수 있습니다. 아침기도에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간구가 실려 있고, 저녁기도에는 주로 하루를 반성하고 회개하는 동시에, 세상의 고통당하는 자들과 주님의 사역자들을 주님께 부탁드리는 간구가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간구의 내용들이 얼마나 진실하게 느껴지던지요. 주님 앞에서 거룩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주님의 뜻대로 온전히 쓰임받기를 바라는 마음,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참으로 솔직하고도 진실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억지로 꾸며낸 듯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저자의 진심만이 느껴졌습니다. 저자가 조직신학 교수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느낌의 언어들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또한 이 책에 실려 있는 각각의 기도문들을 읽는 동안 제가 평소에 기도할 때 자주 잊어버리고 기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가난한 사람들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중보하면서 기도한 내용을 보면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기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저자의 기도를 통해 제가 평소에 어떤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못했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영한대역이라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킹제임스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어들이 이 기도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상한 느낌의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영어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해 본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이미 두 차례나 한국어로 번역된 바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아마 이 책을 번역했던 출판사들의 낮은 지명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성서 유니온에서 새롭게 번역된 이 책이 이제부터라도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또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이 책에 실린 기도문을 읽으면서 아침 저녁으로 묵상하며 기도하면 기도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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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안에 머무는 삶 - 분주함을 벗고, 하나님의 잔치에 참여하다
스티브 맥베이 지음, 우수명 옮김 / 터치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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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은혜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어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 내용들이 대부분 그만그만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혜에 관한 책들을 계속해서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제 마음대로 살아갈 때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역시 그러한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자기만족에 취해 바쁘게 살아갈 때가 많은데, 저자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해 보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 있었기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노력을 통해 영적인 만족을 추구하던 것을 멈추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잠잠히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를 경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이 책에 담긴 내용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중요한 뼈대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은혜에 관한 중요한 진리들이 거의 다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적절한 예화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담아 두고 기억해 두어야 할 만한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분을 더욱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향한 그분의 사랑을 더 많이 알아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그분께 이끄는 유일한 방법이다.. 당신이 그렇게 하나님을 갈망하는 것은 그분의 은혜가 당신 안에서 일하신다는 증거다(30쪽)."

"율법주의는 하나님을 위해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에게 십자가로 가까이 나오라고말한다. 삶에서 죄를 발견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하늘 아버지께로 달려가 추악한 모습 그대로 그분 앞에 내어 놓는 것이다(50쪽)." "율법주의는 영적인 훈련을 선물이라고 이름 짓겠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훈련일 뿐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 그것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은 당신이며, 그러한 의무감만큼 성령의 감동과 일하심을 방해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191쪽)."

"성경의 기본적인 메시지를 두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가 될 것이다.. 최근 기독교의가르침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에 들어오심을 강조하지만, 신약의 강조점은 우리가 그분의 생명에 참여했다는 데에 있다.. 하나님은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그분께로 당신을 부르셨고, 영원히 그리스도 안에 있게 하셨다(70-71쪽)."

"고난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해야 한다는 한 가지 필요성에 집중하게 한다. 고난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보고, 그분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손길을 느끼고 싶어하게 만든다.. 엄지발가락에 상처가 났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잊고 오직 나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누군가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내면의 깊은 곳에 상처를 받았을 때,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파올 때,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아바! 아버지!"를 소리쳐 부르게 된다(93-94쪽)."

"균형있는 삶이란 그분의 사랑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깊이 경험하며, 그 사랑에 따라 의지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말한다. 이러한 삶의 균형 아래서 우리는 성경을 통해 객관적인 인도함을 받고, 성령님은 우리를 주관적으로 이끄신다(205쪽)."

"하나님과 의도적으로 친밀감을 가지려면 반드시 침묵과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217쪽)."

앞에서 몇 가지라고 말했지만 막상 정리하다 보니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중요하다고 느꼈던 구절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은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밋밋한 느낌 가운데에서도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은 빌립이 예수님께 아버지를 보여 달라 하였을 때, 예수님께서 빌립에게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다"고 대답하신 성경말씀(요14:9)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구절의 의미를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제자들을 사랑하셨다'는 의미라고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제자들을 사랑하셨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아버지 사랑을 제자들에게 경험하게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구절을 수없이 읽어 왔지만, 이 구절에 이러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통해 이러한 진리를 깨닫게 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왜 지금까지 이렇게 간단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하게 깨달았고, 그로 인해 하나님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듯 싶습니다. 하나님과 저자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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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비유 : 포도원 품꾼 이야기 예수님의 비유 시리즈 3
류모세 지음 / 두란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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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모세 목사님의 책을 볼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기쁨이 무척이나 큽니다. 특히 이번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처음 알게 된 내용들이다 보니 더 많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서 나온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와 '돌아온 탕자의 비유'는 워낙에 유명한 비유인데다가 설교자들이 자주 설교하는 본문이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적지않게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 다루고 있는 비유는 설교자들이 별로 다루지 않는 본문이라 거의 모든 내용이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 차례 읽어보기는 했었지만 워낙에 해석이 난해한 본문이다보니 설교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이 비유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했다는 자신감과, 앞으로 이 본문으로 제대로 설교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먼저 주목하게 되었던 부분은 포도원 주인이 품꾼을 모집하기 위해 무려 다섯 차례나 인력시장을 방문했고, 또 청지기에게 시켜도 되었을 그 일을 굳이 자기가 친히 감당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포도원 주인의 자비로운 마음을 이유로 들고 있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인력시장에 처음 갔을 때 이미 충분한 품꾼을 구할 수 있었지만, 포도원에 돌아오고 난 뒤에도 인력시장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눈에 밟혀 굳이 필요치도 않은 품꾼을 데리고 오려고 인력시장에 네 차례나 더 갔었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저자는 포도원 주인이 품꾼들의 품삯을 역순으로 지불한 이유에 대해, 포도원 주인이 품꾼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고자 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 포도원 주인이 하나님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고, 또 이 포도원 주인이 품꾼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예수님깨서 청중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것임을 고려할 때에, 이러한 순서가 상당히 의도적으로 설정된 것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넘어가서 품꾼들의 불평불만이 정당하지 못한 이유(이는 포도원 주인의 결정이 정당한 이유이기도 합니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포도원 주인이 품꾼들과의 계약 내용을 어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있어서 포도원 주인이 품꾼들에게 사용한 '친구여'라는 호칭의 의미라던가, 품꾼들이 말한 '더위'의 의미에 대한 저자의 상세한 설명은 본문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저자가 포도원 주인의 말을 다시 정리해 놓은 문장도 마음에 깊이 와 닿았는데, 저자는 포도원 품꾼들이 포도원에서 더위를 무릅쓰고 일한 것 만큼이나 포도원 주인도 더위를 무릅쓰고 인력시장에 직접 나가서 품꾼들을 모집해 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도원 주인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빈 손으로 집에 돌아가야 했던 비참한 처지의 품꾼들에게, '거지에게 적선하듯이'가 아니라, '정당하게 일하고 돈을 받아갈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자신의 포도원에서 일한 모든 품꾼들에게 그들의 가족들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품삯을 주기를 원했고, 그래서 늦게 일하기 시작한 품꾼들에게도 처음부터 일한 품꾼들과 동일한 품삯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복지적 차원의 지원'이라 해야 맞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포도원 주인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 놓은 이 품꾼들은 악한 자들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품꾼들의 태도가 그저 악한 정도를 넘어 사악하기 그지없는 태도라고까지 말하고 있었습니다. 포도원 품꾼들은 포도원 주인에게 자기들이 수고한 만큼 더 많은 품삯을 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당시의 사회적 통념상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노사관계와 달리 품꾼들은 포도원 주인의 자비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사람들로서 포도원 주인이 자신을 품꾼으로 뽑아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야 할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품꾼들의 그러한 태도는 단순히 포도원 주인의 자비를 '기대하는' 차원이 아니라 포도원 주인의 재산에 대해 '부당한 욕심을 부리는' 것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심장과 눈'에 관한 유대인들의 인체관과 '선한 눈과 악한 눈'이라는 관용어의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이 비유 속의 품꾼들이 보여 주고 있는 태도가 포도원 주인의 재산에 대한 탐욕과 시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것은 포도원 주인의 죽음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정도의 악한 태도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후견인과 의뢰인이라는 관계, 그리고 시기와 질투의 차이점과 같은 중요한 개념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조금 있으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십자가에 달리셔야 하는데 제자들은 계속해서 누가 높으냐, 누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것이냐의 문제를 가지고 서로 다투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보상이 어떠한 성격의 것인가에 대해 가르치심으로써 제자들의 다툼을 종결시키고자 하셨다." 그런데 저로서는 저자의 이러한 설명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저자의 설명이 제가 평소에 믿어 왔던 차등상급론을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면서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서 받게 될 보상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우리의 일한 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에 의지해 받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상급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것임에 틀림없고, 그렇다고 한다면 상급에 있어 행위에 따른 차등의 원리가 적용된다고 해도 그 차등의 폭은 우리 모두가 동일하게 받는 수준에서 그렇게 크지 않은 수준에 그칠 것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포도원 주인의 태도를 보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왠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공산주의 사상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공산주의가 사도행전에 기록된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일한 정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분배받는 모습에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가 사회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하나님 나라가 그와 비슷한 원리(사회주의?)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라고 해도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포도원 주인의 긍휼과 자비가 넘치는 따뜻한 마음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고,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 때에 그것에 대해 시기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악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해석하기 어려웠던 많은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그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저자가 이 비유에 관한 자료들을 상세히 조사해서 잘 정리해 준 덕분에 이 비유에 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이 서평은 두란노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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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
김연명 외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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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복지'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1세기의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던 '유무상통'이라는 값진 유산이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도 온전히 구현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노력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내 왔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에 서울시에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이루어졌고, 그 덕분에 '복지'에 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복지'에 대해 이전보다 더 분명하고도 확실한 이해의 기초를 놓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지'라고 하면 그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복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는 것' 이상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복지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 뿐 아니라, 사회 안전망 구축을 통해 더 긍정적인 효과, 곧 사회 안정 및 생산증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복지국가가 되면 일 안하고 놀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대다수의 생각과는 달리, '복지국가의 국민들이 그렇지 못한 국가의 국민들보다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고 그 생산효과도 높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복지국가에서는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인해 국민들이 실패에 대한 염려 없이 자기가 원하는 영역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보니 더 나은 생산효과를 얻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었는데,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사실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은 '보편주의 복지'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복지 모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지'는 '부자들에게서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부자들에게는 굳이 복지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동저자 중 한 분인 윤홍식 교수는 '중산층이 참여하지 않는 복지서비스는 질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부자들에게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누구라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보편주의 복지를 추구해야 옳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윤교수는 '보편주의 복지의 핵심은 우리가 세금으로 낸 것, 즉 보편적 증세를 통해 보편적으로 돌려받은 구조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자신이 내는 세금이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면 누가 세금을 많이 내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 책을 통해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의 복지 실태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그저 부럽게만 생각되었고, 우리나라의 복지도 스웨덴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나 덴마크의 수정된 복지 모델도 나쁘지 않게 생각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모든 면에서 역할 모델처럼 여기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이 복지 후진국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복지 만큼은 그들의 뒤를 따르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하는 분들이 이런 종류의 책을 통해 이 나라의 복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오세훈 시장이 이 책을 진작에 읽었더라면 과연 전면적 무상급식에 대해 포퓰리즘적인 발상이라고 매도할 수 있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 나라가 의식있는 정치인들과 깨어있는 시민들의 노력을 통해 스웨덴과 같은 복지 국가로 발돋움 하게 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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