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
김연명 외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복지'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1세기의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던 '유무상통'이라는 값진 유산이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도 온전히 구현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노력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내 왔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에 서울시에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이루어졌고, 그 덕분에 '복지'에 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복지'에 대해 이전보다 더 분명하고도 확실한 이해의 기초를 놓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지'라고 하면 그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복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는 것' 이상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복지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 뿐 아니라, 사회 안전망 구축을 통해 더 긍정적인 효과, 곧 사회 안정 및 생산증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복지국가가 되면 일 안하고 놀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대다수의 생각과는 달리, '복지국가의 국민들이 그렇지 못한 국가의 국민들보다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고 그 생산효과도 높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복지국가에서는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인해 국민들이 실패에 대한 염려 없이 자기가 원하는 영역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보니 더 나은 생산효과를 얻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었는데,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사실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은 '보편주의 복지'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복지 모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지'는 '부자들에게서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부자들에게는 굳이 복지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동저자 중 한 분인 윤홍식 교수는 '중산층이 참여하지 않는 복지서비스는 질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부자들에게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누구라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보편주의 복지를 추구해야 옳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윤교수는 '보편주의 복지의 핵심은 우리가 세금으로 낸 것, 즉 보편적 증세를 통해 보편적으로 돌려받은 구조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자신이 내는 세금이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면 누가 세금을 많이 내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 책을 통해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의 복지 실태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그저 부럽게만 생각되었고, 우리나라의 복지도 스웨덴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나 덴마크의 수정된 복지 모델도 나쁘지 않게 생각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모든 면에서 역할 모델처럼 여기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이 복지 후진국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복지 만큼은 그들의 뒤를 따르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하는 분들이 이런 종류의 책을 통해 이 나라의 복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오세훈 시장이 이 책을 진작에 읽었더라면 과연 전면적 무상급식에 대해 포퓰리즘적인 발상이라고 매도할 수 있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 나라가 의식있는 정치인들과 깨어있는 시민들의 노력을 통해 스웨덴과 같은 복지 국가로 발돋움 하게 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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