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초 집중의 힘 - 당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라
조지프 카딜로 지음, 이미정 옮김 / 지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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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너무 산만하고 한 가지 일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느껴왔기 때문에 '집중'이라는 말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무술을 배우면서 경험했던 일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다양한 학자들과 나누었던 대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특히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집중'과 연관이 있는 현대 과학의 새로운 이론들 역시 유익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먼저 주의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무술을 배우면서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가 말하는 주의집중력이라는 것은 불필요한 생각을 제거하고 필요한 생각에만 집중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주의집중력이 우리 두뇌에 초당 1100만 비트로 유입되는 정보의 강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불러오기 시스템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정보의 강에서 선택적 자료를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주의집중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의집중력을 관리하면 자부심과 자신감이 커지고 업무과정도 훨씬 편안해지며 사고가 빨라지고 세계관이 긍정적으로 변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주의집중력을 높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하나의 정보에 대한 지나친 집중으로 인해 다른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속적인 집중으로 인해 지치고 둔해져서 사고가 느려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집중을 통해 일어나는 빠른 속도의 사고와 반응을 통제하기 위한 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통제의 방법으로 '숙고'와 '명상'이라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저자는 '숙고'와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을 높이면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또한 '명상' 중에 생성된 뇌파는 고속 인식 반응을 상당히 늦출수 있다고 합니다. 명상을 통해 유입되는 자료의 속도를 늦추면서 더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명상과 함께 깊은 호흡을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을 통제하는 데에 있어 호로몬의 작용과 감정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부와 3부를 각각 호르몬의 작용과 감정의 작용을 소개하는 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부에서 자기 통제 전략을 세우기 위한 다양한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의집중력을 훈련하는 방법, 자기를 진단하는 방법, 호르몬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 감정을 경청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습니다. 점검해야 할 너무 많은 항목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실제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겠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조금 답답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글의 흐름이 선명하게 와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리 달마'를 '보디드하르마'라고 옮겨 놓은 것을 비롯해 번역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원래의 글 역시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게 써 놓은 것 같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개별적인 내용 이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주장에도 대체로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의집중력을 훈련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명상'과 '호흡'같은 뻔한 이야기 밖에 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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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맏아들 -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말하다
유진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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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읽으면서 1996년 10월부터 1997년 4월까지 SBS에서 방영되었던 '형제의 강'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박근형시와 김영애씨가 부모로 나오고, 김주승씨가 맏아들, 박상민씨가 둘째 아들, 임상아씨가 딸(셋째), 그리고 김정현씨가 막내 아들로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는 큰 아들에게 모든 것을 걸고 그를 성공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머지 자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맏이는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갖게 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가족들을 버리고 말지요. 대학원에 다니며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불기가 사그라져 가고 있을 때에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이전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정부에서 재벌들에게 얼마나 많은 특혜(일제의 귀속재산 불하, 외화 배정, 낮은 이자율, 투자 인가정책, 차관 배분 등등)를 베풀었는지, 그리고 또 강남을 개발하기 위해 강북 개발금지 조치를 비롯해 어떤 특혜를 강남에 베풀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와 같은 정부의 특혜를 '맏아들에게 올인했던 과거의 부모들의 모습'에 비유하면서, 부모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사회적 성공을 이룬 맏아들에게 동생들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것처럼, 정부의 전적인 지원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해 온 재벌들에게도 사회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요구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먼저 이러한 부모의 지원이 바른 것이었는가에 대한 논의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소개된 벤담의 공리주의와 롤스의 정의론에 근거해 각각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또 그 결정의 결과들 역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성공한 맏아들은 얼마를 갚아야 할까'와 같은 '도덕적 책임의 수준'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맏아들은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동생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논리적으로 조리있게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재벌들이 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아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는지, 그리고 강남의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대한민국이 주변국가들에 지고 있는 도덕적 책임은 무엇인지, 선진국들의 과오는 무엇이며 재벌들이 저질러 온 잘못은 무엇인지, 그리고 서브 프라임 사태 때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금융기관들이 어떤 부도덕한 짓들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내용들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선물이나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저자의 평가였습니다. 저자는 선물과 옵션 같은 파생상품은 그것을 통해 내가 돈을 벌면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보아야 하는 제로섬 게임 같은 것으로써 마치 도박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오래 전에 선물과 옵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건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경제학자인 저자가 동일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파생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더 분명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을 흡족한 결론으로 이끌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 제기는 잘 했지만, 분명한 해답을 내 놓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문제제기는 회사를 망쳐 놓고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재벌 총수들이나 금융기관 직원들을 이렇게 처벌해야 한다던가, 또는 사회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재벌들에게 이런 식으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던가 하는 결론으로 이어졌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결론부에서 상당히 움츠러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심지어 이렇게 말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이 부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반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런 식의 말은 무책임한 재벌들과 이기적인 부자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늘어놓은 이후에 균형을 잡기 위해 덧붙여 놓으면 어룰릴 말이지 그러한 비판이 전혀 없는 가운데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무책임한 재벌들이나 이기적인 부자들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대처를 촉구하기보다는 그저 재벌들이 스스로 알아서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덕을 본 만큼 조금이라도 베풀어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애걸하는 듯한 결론으로 끝낼 것이었다면 무엇하러 이 책을 쓰셨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후주에서 '정부가 기업들의 사회 기여도를 공개함으로써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해 놓은 것을 보면서, '그런 방법이 있구나'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결론부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좀 더 다양하게 제안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결론부가 많이 아쉬웠던 책입니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에 결론부가 더 보강된 책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용머리에 해당하는 내용이 너무 좋아 별 다섯개를 매겼습니다. 읽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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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무 이야기
엘레나 파스퀄리 글, 소피 윈드햄 그림, 고진하 옮김 / 포이에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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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때가 아마 1997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벌써 15년 전의 일이군요. 같이 사역하던 전도사님께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자신이 교회를 개척하면 그 교회에 '세 나무 교회'라는 이름을 붙이려고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왜 '세 나무 교회'냐고 물었더니 이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을 받아 책으로 나와 있는 것이 있는가 찾아보았는데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책으로 나오나 했는데, 이렇게 포이에마에서 나온 책으로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고 나서 정말 많이 기뻤습니다. 이야기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거의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지만, 완전한 스토리로 제대로 만들어진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었고, 또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읽어 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책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가 너무 짧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 읽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알고 있던 이야기도 짧은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책으로 나온 것은 조금 더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짧아서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야기에서 느꼈던 감동은 예전과 전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세 나무의 꿈이 어떻게 좌절되었는지, 또 좌절된 줄로만 알았던 그들의 꿈이 어떻게 더 아름답게 성취되었는지에 대한 이 이야기는 여전히 가슴 깊이 감동과 여운을 던져주고 있었습니다. 그림 역시 독특한 느낌으로 의미를 더해 주고 있었는데, 특히 인상적으로 와 닿았던 것은 세 나무의 모습을 각각 다르게 그려 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 세 나무를 같은 종류의 나무로 상상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그려진 세 나무는 서로 다른 모습의,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였습니다. 그래서 베어진 후에 서로 다른 용도로 쓰여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봄, 여름, 가울, 겨울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봄과 겨울은 각각 한 그루의 나무와 연결지어 놓은 반면, 여름과 가울은 한 그루의 나무를 절반으로 나누어 좌우에 각각 연결지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림 작가는 배의 재료가 되었던 두 번째 나무의 크기가 다른 나무보다는 더 커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나무를 다른 나무들보다 크게 그려 놓으면서 동시에 두 개의 계절과 연결지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상당히 통찰력 있는 묘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카톨릭적인 냄새가 나는 경건한 분위기의 그림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무들이 꿈꾸었던 일들이 하나 둘 좌절되면서 실망하게 되었을 때, 예수님이 그들에게 찾아 오심으로써 그들이 꿈꾸었던 일들이 더 아름답게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에서, 예수님이 우리의 인생에 찾아오실 때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지에 대한 기대를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시면 우리의 보잘 것 없는 삶도 고귀하게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분명하고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대해 신뢰해야 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짧은 이야기에 가격도 조금은 높아 보이지만 소장할 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입니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한 가정에 한 권 정도는 꼭 비치해 두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아기가 있는 가정은 물론이고, 어른들만 있는 가정이라도 두고 두고 읽으면, 두고 두고 감동이 될 이야기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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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은총
권성수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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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 권성수 교수님께 성경해석학과 로마서 강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로마서 강해를 배울 때 '이분은 교수보다는 목회를 하시면 더 잘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목회에 대한 욕심은 없으시냐'고 여쭈었던 기억도 있는데, '여러 교회에서 청빙이 오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졸업하고 수 년이 지난 후에 대구 동신교회에 담임목사님으로 부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 교회에서 사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목사님께서 많은 책을 내셨지만, 자신에 관해 쓴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고, 읽으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사실 강의 중에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기록된 내용들 대부분이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목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더군요.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 했고, 연약한 육체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 했으며,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건강을 얻게 된 이후에는 관계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목사님의 삶을 보면서 이렇게 지독하게 힘겨운 삶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가운데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가 놀랍게 여겨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대학만 나왔으면 여한이 없겠다는 목사님의 기도에 넘치도록 응답해 주셨고, 그 결과 미국 유학을 거쳐 교수로, 또 대형교회 목회자로 섬길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솔직히 담임목사님이 되신 이후에 겪으셨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셨더군요. 아무래도 현재 자신이 섬기고 있는 사람들의 과오를 들추어 내어야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총신대학교에 재직 중일 때 겪으셨던 일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모습에서 목사님이 하나님께 받아온 연단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목사님을 성숙시키셨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 내용 가운데 목사님이 교수직을 내려 놓을 때 돌았던 루머 이야기도 기록되어 있었는데, 저 역시 그 루머를 들은 바 있고, 그 때 저 역시도 그 루머에 대해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했던 바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부터 '어떤 교수님들'의 등쌀에 '또 다른 교수님들'이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또 다른 교수님들'을 좋아하던 대다수의 학생들이 그 '어떤 교수님들'에 대해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또 다른 교수님들'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사람들이 목사님의 은퇴 역시 그러한 영향을 받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 루머를 퍼뜨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본인이 아니라고 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정확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루머는 결코 목사님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동신교회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어도,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동안 붙들고 계셨던 사역 철학을 나누어 주신 것으로 아쉬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풀어 성령으로 변화시킨다는 목회 철학도 마음에 들었고, 또 예수님의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사역'을 '천국복음으로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사역'이라고 쉽게 풀어 놓으신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역시 '올바른 성경 강해와, 성령의 역사'를 통한 변화에 초점을 두고 목회하고 있기 때문에 목사님이 그와 같은 소개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 부임하신 다음 릭 워렌 목사가 교회의 목적으로 소개한 '전도, 예배, 교제, 훈련, 봉사', 이 다섯 가지 요소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말씀을 보면서 '내가 섬기고 있는 이 교회는 어떠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동신교회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대형교회에서나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고, 몇 백억짜리 건물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말씀에 조금 실망이 되기도 하였지만, 대구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목사님의 열정 만큼은 인정해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걸어오신 여정을 보면서 '하나님의 연단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사실과, 그 연단은 충분한 열매를 거두기까지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가급적 부딪치지 않으려 회피해 왔던 제 모습과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고통의 문제를 처리하는 자세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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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아빠는 유학 중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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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를 써내기 시작했을 때 조금은 불편한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이고 편협하게 보이는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왜 이런 성향을 지니게 되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아버지 부재'의 부정적인 영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수년 전 옥한흠 목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공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시간이 결코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자신은 동생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기록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그가 진영에서 보냈던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그가 힘들어 했던 것은 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와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단독주택 2층에 세들어 살면서 느꼈던 열등감이나, 아버지가 개척한 교회가 상가건물에 있다는 사실로 인해 느꼈던 열등감이 그를 힘들게 했지, 진영에서 지내던 시기는 결코 그에게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한 저자의 글을 통해서 저자에게 있어 진정한 '아버지의 부재'는 서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자훈련과 심방으로 인해 아버지의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저자의 청소년기가 이 책에서 기록하고 있는 시기 이후에 펼쳐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한동안 신앙을 떠나 방황했던 것도 어쩌면 그 청소년 시기와 깊은 관련이 있지 않은가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 시기에 겪었던 힘들었던 기억이 이제는 저자에게 또 다른 힘이 되어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는 아버지 옥한흠 목사님이 유학을 하시던 그 시기에 대해 미안해 하시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님께서 저자에게 미안해 하셨던 것은 비단 그 시기에 대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인 저자가 이제라도 그 시기는 물론이고 그 이후의 시기에 대해서도 아버지를 이해해 드리고 있음에 대해 하늘에서나마 기뻐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목회자의 자녀들이 집안 형편이나 교회의 규모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다고 어떻게 해 줄 방법도 없는 처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옥한흠 목사님처럼 최선을 다해 설교하고 훈련하고 사역하면 반드시 하나님의 돌아보심이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자가 일 년여 만에 아버지가 목회하는 교회를 찾았을 때 느꼈던 그 감격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해 준다면 얼마나 기쁠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주일학교를 운영할 형편이 되지 않았을 때, 과감하게 다른 교회 주일학교에 위탁교육을 부탁하신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목사님다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빼앗길까 걱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조건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찾으셨던 모습이 무척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얼마나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셨는지,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섬기셨는지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이 그에 미치지 못함을 여실히 느끼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어 본 바로는 이 책이야말로 저자의 책 중에 가장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글 솜씨가 가장 잘 드러난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싪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천상 글쟁이로 살아야 할 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저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됨을 느낍니다. 저자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처럼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는 책으로 저자를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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