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은총
권성수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 권성수 교수님께 성경해석학과 로마서 강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로마서 강해를 배울 때 '이분은 교수보다는 목회를 하시면 더 잘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목회에 대한 욕심은 없으시냐'고 여쭈었던 기억도 있는데, '여러 교회에서 청빙이 오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졸업하고 수 년이 지난 후에 대구 동신교회에 담임목사님으로 부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 교회에서 사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목사님께서 많은 책을 내셨지만, 자신에 관해 쓴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고, 읽으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사실 강의 중에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기록된 내용들 대부분이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목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더군요.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 했고, 연약한 육체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 했으며,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건강을 얻게 된 이후에는 관계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목사님의 삶을 보면서 이렇게 지독하게 힘겨운 삶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가운데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가 놀랍게 여겨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대학만 나왔으면 여한이 없겠다는 목사님의 기도에 넘치도록 응답해 주셨고, 그 결과 미국 유학을 거쳐 교수로, 또 대형교회 목회자로 섬길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솔직히 담임목사님이 되신 이후에 겪으셨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셨더군요. 아무래도 현재 자신이 섬기고 있는 사람들의 과오를 들추어 내어야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총신대학교에 재직 중일 때 겪으셨던 일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모습에서 목사님이 하나님께 받아온 연단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목사님을 성숙시키셨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 내용 가운데 목사님이 교수직을 내려 놓을 때 돌았던 루머 이야기도 기록되어 있었는데, 저 역시 그 루머를 들은 바 있고, 그 때 저 역시도 그 루머에 대해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했던 바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부터 '어떤 교수님들'의 등쌀에 '또 다른 교수님들'이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또 다른 교수님들'을 좋아하던 대다수의 학생들이 그 '어떤 교수님들'에 대해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또 다른 교수님들'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사람들이 목사님의 은퇴 역시 그러한 영향을 받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 루머를 퍼뜨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본인이 아니라고 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정확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루머는 결코 목사님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동신교회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어도,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동안 붙들고 계셨던 사역 철학을 나누어 주신 것으로 아쉬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풀어 성령으로 변화시킨다는 목회 철학도 마음에 들었고, 또 예수님의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사역'을 '천국복음으로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사역'이라고 쉽게 풀어 놓으신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역시 '올바른 성경 강해와, 성령의 역사'를 통한 변화에 초점을 두고 목회하고 있기 때문에 목사님이 그와 같은 소개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 부임하신 다음 릭 워렌 목사가 교회의 목적으로 소개한 '전도, 예배, 교제, 훈련, 봉사', 이 다섯 가지 요소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말씀을 보면서 '내가 섬기고 있는 이 교회는 어떠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동신교회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대형교회에서나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고, 몇 백억짜리 건물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말씀에 조금 실망이 되기도 하였지만, 대구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목사님의 열정 만큼은 인정해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걸어오신 여정을 보면서 '하나님의 연단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사실과, 그 연단은 충분한 열매를 거두기까지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가급적 부딪치지 않으려 회피해 왔던 제 모습과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고통의 문제를 처리하는 자세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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