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의 바울 - 내러티브 관점에서 본 바울 신학
톰 라이트 지음, 순돈호 옮김 / 죠이선교회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들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신학자와 신학분야를 말하라면 당연히 톰 라이트, 그리고 '새 관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저서 중 한 권인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를 읽어 보았습니다. 솔직히 '이신칭의'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언약'이라던가 '삼위일체'에 대한 저자의 집요하기까지 한 강조를 보면서 오히려 그 어떤 신학자보다도 개혁주의적인 신학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개혁주의를 말하는데 있어 '이신칭의 교리'를 제외하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교리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가하는 저자에 대해 비난이 없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톰 라이트의 바울'이라는 책은 앞서 언급한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와 비슷한 맥락에 서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톰 라이트의 바울'을 읽으면서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를 읽을 때보다 많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번 읽어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이 많아 같은 문장을 두 세 차례 반복해서 읽어야 했습니다.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를 먼저 읽어 보지 않았더라면 더 많이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리 읽어 둔 내용과 반복되는 내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그럭저럭 흐름을 쫓아갈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는 저자의 탓이라기 보다는 아마도 저의 신학적 소양이 무척이나 낮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최근에 불거진 '칭의논쟁'에 관한 내용이 아닙니다. 물론 전혀 관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바울의 신학에 관해 말하면서 '칭의' 부분을 다루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칭의' 문제를 뛰어 넘는 더 큰 그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려고 하는 것은 바울 신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가져야 할 '올바른 관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지금까지 바울 신학을 바라보는 데 사용되었던 관점들에 대해, 특히 '대체신학'이 가지고 있는 관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바울 신학을 바라보는 데 있어 '신선한 관점'을 가져 볼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체신학'은 '이제는 유대인이 아닌 교회가 하나님께 선택된 백성으로 대체되었다'고 주장하는 신학입니다. 유대인의 실패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교회를, 연속성보다는 단절과 대체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시각을 잘못된 것이라 주장합니다. 바울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도 여기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바울이 로마서에서 자기 민족에 대해 보이고 있는 애정이나 자부심을 보면 저자의 주장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바울 사도가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유일신앙과 선택신앙, 종말론을 그대로 인정하였고 계승하였으되, 단지 그것을 재정의해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소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유대인들이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방식(메시야의 죽음과 부활)으로 언약을 성취하셨기 때문에, 바울 사도가 유대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어왔던 신앙관을 재해석하고 재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바울 사도는 유대인들이 믿어왔던 유일신앙을 삼위일체신앙으로 재정의하였고, 할례를 받은 이들이 아니라 믿음을 가진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재정의하였으며, 유대인들이 기대하던 종말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인해 이미 성취되었으며 또한 성령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취되어야 할 것으로 재정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종말론에 대한 부분은 제 이해가 짧아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과 함께 이신칭의에 대한 논의도 살짝 짚고 넘어가고 있는데, 저자는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라는 구절에 포함된 '믿음'이 사람 편에서의 믿음이나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편에서의 '신실함', 곧 '언약에 대한 신실함'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워 온 것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저에게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대한 강조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이 점을 생각할 때 왜 저자가 '펠라기우스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해석이 정말 올바른 해석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원어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지금까지 읽어 왔던 저자의 저서들, 특히 목회적인 관점에서 쓴 책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고, 좀 더 쉬운 말로 설명해 줄 수는 없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에 대한 맛보기와 같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네 번째 책의 내용은 얼마나 더 어려운 내용이 될까 라는 염려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바울서신을 바라보는 데 어떤 관점과 시각이 필요한가에 관해 제대로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씹어 먹기에 힘이 들기는 하지만 몸에는 좋은 단단한 음식(히5:12,14)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울신학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가장 논리적이면서 가장 타당한 관점(또는 시각)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 목회자(또는 신학생)라면 필히 읽어 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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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존슨의 예수 평전
폴 존슨 지음, 이종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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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명한 역사학자가 쓴 예수님의 전기라는 소개에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 지 무척이나 고민이 됩니다. 책소개글은 저자가 진실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분이고 리처드 도킨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 본 결과 이 분이 정말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분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역자가 믿는 분인지 아닌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역자가 믿지 않는 분이라서 이 책에서 그런 냄새가 느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의 독심술 능력(78쪽)', '회식을 좋아한 예수(136쪽)', '예수의 회식 좋아한 기질(161쪽)', '예수는 군중들의 히스테리와 적들의 신체적 위해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남자들이 필요했다(167쪽)', '예수의 출장사역(170쪽)', '예수는 여성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165쪽), '예수는 여성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171쪽)다'와 같은 표현들을 보면서 이 책의 저자가 안티기독교인 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표현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표현을 읽다 보면 예수님이 마치 독심술사요, 피해망상증 환자요, 출장마사지사, 제비인 것처럼 묘사한 것으로 느껴집니다.아주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저자 자신의 것인지 역자의 번역에 따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번역상의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카톨릭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는 만큼 성경본문을 공동번역 성서에서 취한 것이나 모든 용어들을 카톨릭적인 표현으로 번역한 것은 용납할 수 있다고 쳐도(물론 개신교인인 제가 읽기에는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인격'이라고 번역했어야 할 'personality'를 '개성'으로 번역한 것이나, '종교적', 또는 '영적'이라고 번역되었어야 할 것을 모조리 '정신적'이라고 번역한 것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구원 왕'이라는 표현도 생전 처음 접해 보는 아주 이상한 번역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왕'이라고 번역했어야 맞습니다.


또한 신학적인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성령은 그 즉시 발동해(36쪽)'라는 표현은 저자가 성령님을 인격이 아닌 어떤 '기관'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성경은 성령님을 인격적인 존재라고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도 예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물질과 정신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189쪽)'는 표현은 저자가 예수님을 이원론자로 이해하고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이원론은 성경적인 개념이 결코 아닙니다.


또한 성경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또는 저자의 추론에 근거한 표현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낡은 외투 속의 새 옷(129쪽)', '신전의 헌금궤에 "동전 한 닢에 해당하는 렙톤 두 개를 넣겠다"고 고집한 가난한 과부133쪽)', '시몬과 쉽게 우애 관계가 형성되지 않자 예수는 시몬에게 게파(혹은 베드로)라는 새 이름을 주었는데, 이는 단단한 돌이라는 뜻이다(151쪽)'와 같은 표현들은 성경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내용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타도 눈에 띄였습니다. 세웠으고>세웠고(173쪽 아래서 6째줄)', 시미온>시므온(217쪽 아래서 11째쭐).


물론 귀기울일 만한 내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친인 요셉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목수였다는 주장이나(45-46쪽), 예수님의 기적이 자비심의 발로라는 주장(82쪽), "예수님이 자신이 행한 기적  때문에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을 별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주장(83쪽), "예수님의 가르침을 파악하는 유일한 방법은 복음서를 반복적으로 읽어서 그 가르침의 본질이 마음 속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라"는 주장(103쪽)은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마음에 깊이 와 닿았던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의 목적은 새로운 체계를 수립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 방식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의 혁명은 전적으로 내면적인 것이었다. 이기심과 탐욕, 잔인함과 편견, 분노와 욕정을 극복하려는 혁명이었다. 자기에 대한 사랑을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으로 바꾸어 놓으려는 혁명이었다.. 예수는 사람들에게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방법, 그 세상에 적합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예수를 닮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복음서는 이 완벽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했는지를 보여준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내용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의심은 번역자에게 돌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들어 일반 출판사에서 기독교 도서를 번역해 출간하는 일이 빈번한데, 가끔 비기독교인이나 신앙이 깊지 않은 기독교인에게 번역을 맡겨 영 이상하게 번역된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도 그런 범주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결론과 동일한 결론을 가지고 있는 분이 한 사람이 더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지 크게 새로운 것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앞에서 지적한 몇몇 내용들로 인한 불쾌한 느낌과, 공감이 되는 내용으로 인한 호감이 계속해서 교차하는 통에 읽어 내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수고에 대한 보상을 누구에게 받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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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식 2013-01-03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동감 입니다... 책을 아주 아주 자세히 읽으셨내요...
나는 그냥, 내 입맛에 맞는 것만 추려서 읽었는데...
왜냐하면, 개신교인 관점에서 본, 이 책은, 약간 혼란스럽고
더군다나 성경의 해석을 근본적으로 달리 하는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부분은 이 리뷰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허지만, 예수님의 삶을 색다른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최소한 설교자는 한 번쯤 읽어 봄직 합니다 ^^
 
리 스트로벨의 부활의 증거 - 5가지 부활의 증거와 확신
리 스트로벨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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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았을 때  너무 얇고 작은 크기에 놀랐습니다. 내용이 빈약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 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간결한 필치로 써내려간 것이 딱 제 성격에 맞았습니다. 그리고 깔끔한 느낌의 편집과 더러움이 타지 않는 매끈한 표지, 그리고 변증적인 내용, 이 모든 것이 '이 책은 전도선물용으로 사용하시라고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지금까지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변증서를 여러 권 읽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책이 제임스 케네디의 '나는 왜 믿는가'와 조쉬 맥도웰의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 리 스트로벨의 책 중에 앞의 두 권과 비슷한 책으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책이 있는데, 아직까지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앞의 두 권과 마찬가지로 자신으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증거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부활의 증거'는 그러한 다양한 증거들 중에서 오직 '부활'에 관한 내용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이런 책을 낼 마음을 가지게 할 만큼 저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었던 것이 '부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부활'이야말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는 저자의 증언에 저 역시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리 깊이 조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부활이 '그냥' 믿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기자 생활을 하면서 모든 것을 의심해 보는 태도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부활에 대한 분명한 증거가 없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년여에 걸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2,000여 건의 자료들을 조사한 끝에 부활이 사실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부활에 관한 다양한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기록하고 있는 2장의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질문5.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정말 온 땅에 어둠이 임했을까'와 '질문8. 부활에 관한 사복음서의 기사들은 서로 모순되는가?'와  '질문11. 제자들이 그냥 환상을 보거나 집단적 사고에 순응한 것은 아닐까?'에 대한 대답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3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의 부제로 붙어 있는 '다섯가지 부활의 증거와 확신'에 관한 내용이 3장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활에 관한 다섯가지 증거에 관한 증언이 마이클 리코나 박사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를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저 마이클 리코나 박사와의 인터뷰를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을을 분, 저자가 직접 연구한 결과로써 이 다섯 가지 증거를 정리해 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저자가 조사했다는 2,000여 건의 자료들이 도대체 이 책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책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남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는 것으로 채워 넣다니 날로 먹으려는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이클 리코나 박사가 말하고 있는 부활에 대한 증거들이 참으로 논리정연한 데다가 무엇인가를 덧붙일 필요가 없이 그 자체로 충분한 증거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제 자신이 이 책을 직접 썼다고 하더라도 마이클 리코나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이 책의 중심에 놓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킁 마이클 리코나 박사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로 인해 이 책은 부활에 관해 설교하고자 하는 목회자들과 부활이 잘 믿어지지 않는 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신자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얇은 두께로 인해 읽는 데 부담이 적을 것 같고, 또 사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부활 기사 전문도 함께 실어 놓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불신자들에게 성경을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본문의 내용이 30여 페이지나 되기 때문에 저자 자신의 이야기는 그만큼 더 짧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저자의 이야기가 80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마이클 리코나 박사와의 인터뷰가 15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자의 이야기는 65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점은 독자들에게 많이 아쉽게 느껴질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가격을 6,000원이 아니라 5,000원에 맞추어 주었다면 전도용으로 사용하는데 심리적인 저항(부담)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가격도 편집이나 내용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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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삼국지 - 답답한 직장인의 숨통 트이는 생존 전략서
리광더우 지음, 오수현 옮김 / 북메이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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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삼국지를 전집으로 두 번 정도 읽어 보았습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 본 것까지 합치면 전체적으로 세 번 정도 읽어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원결의'라던가 '적벽대전'과 같은 중요한 사건들을 제외하면 머리속에 남아 있는 것은 얼마 안 됩니다. 너무나 많은 사건과 너무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그 인물들의 이름과 그들이 관련된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말도 섞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는 "삼국지를 세 번만 읽어도 뛰어난 지략을 얻게 되니 상대해 보았자 이길 수 없다"는 의미에서 한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대부분의 사건들과 인물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세 번을 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과거에 읽었던 삼국지의 내용이 하나 하나 머리에 떠오르면서, 각각의 사건을 통해 무슨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위, 촉, 오' 삼국을 각각 '대기업, 주식회사, 가족기업'이라는 형태로 구분하고, 각국의 '경영전략, 조직구성, 리더십, 인재등용, 시장개척, 마케팅,  기업승계 방식'등의 차이점을 분석해서 소개해 주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조직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삼국지의 주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조조, 유비, 손권은 물론이고, 그들의 책사들과 용장들의 성격과 장,단점을 '리더십'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 볼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유익하였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했던 다양한 이야기 중에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를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전략수립과 인재관리의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전략수립의 중요성'과 관련해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설파했던 '융중대'라는 전략을 예로 들어 언급하고 있었고(세 번 언급), '인재관리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는 '삼고초려'(네 번 언급)와 '읍참마속'(두 번 언급)을 예로 들어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영역의 중요성에 관해 언급하고 있었지만 저자가 누차 강조하면서 반복적으로 언급했던 내용은 바로 이 두 가지 영역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괄호 안의 횟수는 기억에 남을 만한 수준의 설명 횟수입니다.)

 

저자가 언급했던 여러 가지 내용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형주의 유표, 서주의 도겸, 서천의 유장'과 같은 이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사람들에 대해 '현실에 안주하며 그럭저럭 되는대로 살아간 사람들'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현실에 만족하면 성장은 없고 암담한 미래만 기다릴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경쟁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정말로 귀담아 들어야 교훈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 '사소한 것까지 다 하려 들면 리더가 아니다'라는 저자의 말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제갈량이 유비와 달리 자기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다 보니 유비의 사후에 인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제갈량 곁에서 하나 둘 떠나갔다고 지적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저자의 지적을 보면서 완벽주의 기질로 인해 모든 일을 통제하고 간섭하려는 제 성격도 반드시 고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삼국지를 읽을 때 꼭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처럼 삼국지를 수 차례 읽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그런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옛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삼국지를 높이 평가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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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이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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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읽는 내내 도스또예프스끼라는 위대한 작가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에 지루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평전을 읽어오면서 여러 차례 만났던 무미건조한 역사 서술식의 평전이 아니었습니다. 저자의 삶과 작품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친절한 설명, 그리고 그가 살았고 활동햇던 지역에 대해 저자가 직접 답사해서 얻은 다양한 정보와 직접 찍어 올린 사진 자료들은 저로 하여금 도스또예프스끼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 그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입시준비에 바빠 그가 쓴 주요 작품에 관한 써머리들만을 읽어보았을 뿐이고, 집에 있던 세로로 쓰여진 문학전집에는 아예 손을 댈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예 고전 문학과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유명한 작품들이다 보니 언젠가는 반드시 시간을 내어 읽어보리라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생애에 대한 소개를 우선적으로 하면서, 자신이 직접 찾아가 본 그의 거주지라던가 수형지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어떤 작품이 어떤 시기에  쓰여졌으며, 그가 앞서서 경험했던 어떤 사건들이 그 작품에 영향을 미쳤고, 또 어떻게 그 내용 가운데 녹아들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어렸을 때 충격적으로 느꼈던 말을 학대하는 마부에 관한 기억이 어떻게 그의 작품에 녹아들었는지, 또 그가 사랑했던 여인이 그의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지, 또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간질이라는 질병에 대한 경험을 자신의 작품에서는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줄거리 설명과 또 그 작품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그의 작품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앞으로 각각의 작품을 읽을 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러시아에서 석, 박사 과정을 밟았던 학자라서 그런지 인명과 지명을 실제 러시아어 발음에 가깝게 번역해 놓았는데, 그 이름들을 발음하기가 무척 어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실제로 어떤 발음에 가까운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쩍은 사진이나 기타 그림이나 사진 자료들이 풍성하게 실려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도스또예프스끼가 세들어 살았던 건물의 대부분이 교차로의 모퉁이에 위치한 집이었다는 사실을 한 페이지에 실린 네 장의 건물 사진과 함께 소개해 주고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도스또예프스끼의 삶을 살펴보는 동안 연민과 안타까움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아내의 죽음, 형의 죽음, 딸의 죽음, 아들의 죽음, 친한 친구의 죽음 등으로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경험들이 그의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도 사형 집행 직전에 형을 감면받아 살아남았던 사건을 통해 죽음의 공포를 체험하고 신앙을 갖게 되었지만, 믿고 싶어도 믿어지지 않는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이 죽으면서 남겨 준 빚은 그로 하여금 평생 동안 가난 가운데 허덕이게 만든 족쇄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혜롭고 헌신적인 두 번째 아내와의 재혼을 통해 그러한 고통 가운데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어쨌거나 그의 모든 작품에는 그가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고통스러운 사건들이 이런 저런 모양으로 녹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결코 우리의 인생과 격리되어 있는 허구적인 내용이 아니라, 세상의 어느 누군가는 지금도 겪고 있을, 그래서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실존적인 내용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이제는 도스또에프스끼의 책을 직접 읽어 보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좋은 가이드북이 생겼다는 생각에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저처럼 도스또예프스끼의 책을 한 번도 제대로 읽어 보지 못한 분들이나(하지만 이제라도 읽어보고자 하는 분들이나),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작품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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