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져라, 내 마음 - 다시 나를 사랑하게 만든 인생의 문장들
송정림 지음 / 예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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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바보라 불리우는 시대를 살면서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착해지기로 했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착한 사람이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인 믿음은 베푼 마음이 돌고 돌아 나비효과가 되어 되돌아와줄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그래서 소원이 자꾸자꾸 착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착한 마음의 작가 책을 읽기 위해 나는 오늘 하루 시간을 통째로 비우고 그녀의 책에 푹 빠져들었다.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은 맞지만 착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용하려는 사람이 태반이지 않을까? 싶다가도 사람들 마음 저변엔 그래도 일렁이는 착한 마음들이 있어 세상은 아직은 살만한 곳, 따뜻한 곳이라는 증거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 먼 도시의 유기동물의 사연에 안타까워들하면서 후원금을 보내고 바자회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아직 세상에는 많다. 익명으로 목돈을 송금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아직은 세상에 희망을 걸어도 좋다고 믿고 사는 쪽이다.

 

 

 

이 순간이 기적입니다

 기적을 꼭 붙잡으세요

p72

 

 

 

생의 모든 것을 놓는 순간 이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 들까. 생을 사랑하는 일은 실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유혹에 빠진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좋은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트입니다'라는 이 말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길이라....홍수나듯 봇물터지듯 확 터져주면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저자의 말처럼 아름다움에는 순서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순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길이 먼저 터져야 진실을 담보로 할 수 있는 일. 어차피 홀로 살아갈 수 없다면 순해지고 착해지는 마음을 인생에 붙잡아두는 일도 필요해진다. 우리 모두에겐.

 

 

 

내가 사는 이유는

당신을 기억하기 위해서

p89

 

 

 

차분해지는 색감의 겉표지조차 아름답게 느껴진 [착해져라, 내 마음]의 내용은 내가 이렇게 살테니 너도 이렇게 살아라 고 강요하지 않아 좋다. 그저 공감이 가면 공감이 가는대로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한다면 그는 또 그 나름대로 마음의 '좋아요'를 누르며 읽기 딱 좋다.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마음이 따뜻하다는 증거라고 했던가!! 나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가장 따뜻한 배웅을 받았다. 설레는 마중을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마무리까지 신경쓴 티가 톡톡 나는 그녀의 글들엔 '나'로 시작해 '우리'로 끝나는 마침표가 이다. 이는 강요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더 훈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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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온 위베르 드 지방시 보그 온 시리즈
드루실라 베이퍼스 지음, 이상미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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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장하고 싶었던 책은 보그 온 코코샤넬이었다. 워낙 그녀의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옷장을 열면 샤넬의 옷이 가득하거나 그런 여자는 아니지만 심플하면서도 매혹적인 그 실루엣이 참 맘에 든달까? 그와 대조적으로 무언가 숨김이 많은 듯한 그녀의 인생은 "봄에 나는 없었다"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모습 같아서 짠하기도 하지만.

 

 

 

 

우아함의 비밀은 바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 위베르 드 지방시 -

 

 

 

일단 그 첫번째 북인 보그 온 "위베르 드 지방시"는 1927년 프랑스 북부 신교도 귀족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난 귀공자 스타일의 미남자 위베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금도 큰 키인 192센티미터의 거구 위베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이라 칭한 패션분야에 뛰어들어 40년간이나 머물면서 보여준 스타일은 샤넬과는 또 다른 의미의 심플함이었다. 편안하면서도 예술가의 눈으로 원단을 보았다는 그는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찾아내는 심미안을 가진 디자이너였으며 세월이 지난 지금 그의 드레스를 입는다고 해도 촌스럽거나 유행에 뒤지지 않는 현대적인 감각을 그 당시부터 뽐내왔다고 볼 수 있겠다.

 

스타일리시하다는 것. 화려하고 블링블링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생을 바꿔줄 만한 자신감을 입게 만든다는 그의 옷은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고급스러움을 전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고혹적이다. 위베르 드 지방시. 자신이 이름을 브랜드네이밍으로 걸고 사업을 시작한 그는 1952년 2월 2일 몽소 공원 근처의 한 고딕건물에서 지방시 하우스 문을 열었고 첫 쇼부터 혁신을 거듭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예쁘고 우아하면서도 입기 편한 옷. 여성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꿈의 옷일 이 표현을 두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는데 만약 내가 10대나 20대에 그의 옷, 그의 이야기를 접했다면 공감할 수 있었을까? 싶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나이때의 눈으로 바라보니 그 옷들의 우아함을 100%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져서다.

 

 

 

 

세련된 우아함,

시선을 집중시키는 완벽한 손질,

지방시는 옷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에 충실했다.

- 수잔 트레인 -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그 자리에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를 둠으로써 평생 그와의 인맥을 이어나갔던 의리의 디자이너 지방시는 클래식하다는 것이 절대 지루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디자이너였다. 한 땀 한땀 정말 정성을 들여 만들며 그 완벽함으로 존경받았다는 그의 옷을 입어본 적은 업지만 그의 뮤즈 오드리 헵번을 통해 본 드레스들은 하나같이 멋지다를 연발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옷들이었기에.  길고 가벼운 스커트를 매우 좋아했다고 알려진 배우 오드리 헵번. 젊은시절부터 나이들어서까지 한결같이 그녀를 아름답게 빛나보이게 만든 요소 중 하나 역시 그의 옷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게 지방시의 옷은 마르고 길쭉한 체형에 어울리는 그런 옷 이라는 편견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난 다음에는 황금비율의 그의 스커트를 한벌 정도 소유하고 싶어졌다. 진심으로-.

 

1980년 가장 옷 잘 입는 남자로 선정되기도 했다는 지방시는 스타일과 전통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낸 행운아였으며 오드리 헵번 뿐만 아니라 재클린 케네디를 통해서도 그 옷의 진가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준 멋쟁이이기도 했다. 유럽 디자이너들의 감성이 한 없이 부러우면서도 나는 그들의 일대기를 읽다가 잠깐 엉뚱한 상상에 빠져본다. 그가 막 활동을 시작해 명성을 얻어나가고 있던 1940년대~ 1960년대 사이 시간 속에 들어가 살아보면 어떠한 느낌일까. 하는-. 우리에겐 흑백의 사진으로 기록이 남겨진 그 시대는  살던 이들의 시선을 통해 보면 컬러풀한 시대였을텐데...바늘과 천을 양 손에 쥐고 무대 뒤를 뒤따르는 제일 어린 바느질 소녀가 되어 그 시대에 발디딤 해 보고 싶어졌다. 살짝이라도 좋으니......!

 

 

코코샤넬, 위베르 드 지방시,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랄프 로렌 의 이름은 우리에겐 익숙한 이름들이다. 브랜드 네이밍으로도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모아 <보그>만의 느낌을 담아 각각의 책으로 엮어만든 보그온 시리즈는 그래서 스타일북으로써만의 가치를 넘어선 그 무엇을 발견하게 만드는 시리즈북이다. 사람과 스타일.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조합이 가장 멋지게 담긴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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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시, 유럽
정민아.오재철 지음 / 미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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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여자와 40대의 남자는 결혼을 하며 장장 400여일동안 유럽 투어를 다녀왔다. 신혼여행으로.

무모해보이지만 누구나 가슴 속에 품어봤을 열망이었을 것이기에 나는 그들의 그 자유로운 영혼이 참으로 부럽다. 물론 어딘가에 발목잡혀 있지 않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넉넉해서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다. 웨딩 촬영, 예단, 폐백, 혼수, 커플링 하나 없이 몽땅 올인 하여 얻어낸 결과였다. 양가 부모님 역시 등 두드려 주셨다니...이쯤되면 그들의 여행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의해 돈이 아니라 꿈을 선택했던 그들 부부는 총 414일간 3대륙 21개국을 돌면서 중남미(222일), 유럽(96일), 북미(96일)등을 돌아 좁고 좁은 이 한반도로 회귀했다. 때로는 대중 교통을 타며 걷기도 하다가 렌터카를 타고 멀리 이동하기도 했으며 캠핑카를 이용하기도 했다니 그 추억만해도 평생 울궈먹어도 될 양이 아닐까 싶어진다.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다녀온 곳을...그것도 여행서적에서는 찾기 힘든 정말 발품 팔아야만 볼 수 있는 멋진 광경들을 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들이 알려주는 비밀의 장소,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이끄는 여행은 그 구경만으로도 두 눈을 건강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에 더할나위 없었다.

 

 

 

누군가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 여행을 떠난다

누군가는 어떤 이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어떤 이를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  P 65 -

 

 

포르투갈의 베나길은 정말이지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만드는 장소였는데, 심플하게 바위와 하늘 그리고 밀물처럼 오가는 썰물처럼 오가는 바다만이 오롯이 찍혀 그 경치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곳이 정말 있었구나. 다행스럽게 아무 정보도 찾을 수 없는 곳이라서 사람들의 오염을 피할 수 있었던 이 멋진 곳. 두고두고 이 모습을 간직할 수 있기를...오스트리아 할슈타트는 또 어떠한가 인공의 인위적은 느낌은 전혀 없고 마치 동화 속에 한 발자국 디딘것처럼 앙증맞고 싱싱한 마을이 바로 그 곳. 정말 이런 곳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며칠 지내다 오는 여행이 힐링 그 자체가 아닐까.

 

또 마르세유 국립 지중해 문명 박물관의 그 창.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질 지경이라는 그 건물 외벽을 감싼 그물 모양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 안에서 일렁이는 바다를 원없이 구경해 보고 싶어졌다. 사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 열망을 다 채워내기엔. 그래서 이 세곳은 정말 꼭 한번 내 발품 팔아서 가보고 싶어진 곳들이었다.

 

 

 

사는 게 힘들 때면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 힘들고 지치면 곁에 있는 남편도, 부모님도, 친구도 다 소용이 없다

- P 238 -

 

 

나는 도심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인간이다. 네온사인이 번쩍거려야 하고 큰 창 아래로 야경을 바라볼 수 있어야 숨이 쉬어진다. 가끔 시골의 전원 생활을 동경해보지만 얼마 안 있어 짐을 꾸릴 것이 뻔한 내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바로 5분 거리에 도서관, 극장, 마트들이 줄지어 있어 금방금방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는 편리함을 버리지 못할 것을 잘 안다. 그렇게 태어나 자랐고 그 익숙함을 던질만큼 용기를 내지도 못한다. 그런 내가 이 책 속에서 눈에 담은 지역들은 도심이 아니었다. 사람조차 안찍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들. 동경이라고 해도 좋을만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던 그 모습들. 어쩌면 지금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휴식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자에게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라고 했던가. 그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그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해와다고 했다. 그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던 신기한 부부. 그들은 여행 속에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였다. 진정 부러운 것은 이들같은 부유함일 것이다. 집 몇 평, 차 얼마짜리 이런 것이 아니라. 지금이 아니면 팔십, 구십이 되어서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이기에 나는 이들의 용기가 부러우면서도 자극제가 되어 더 많은 이들이 이렇게 떠났다 돌아왔으면 싶어졌다. 하루하루의 행복감이 모여 굳은 날이 다가올지도 모를 내일을 버텨줄 힘을 길러줄 것을 기대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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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
해리스 이르판 지음, 강찬구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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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이 있는 경제국은 미국이라고 생각되어지지만 세계 금융권의 요직은 유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특이하게도 요즘 이슬람 금융이 떠오르고 있단다. 율법인 샤리아에서는 이자를 받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그들이 어떻게 이자 없는 금융을 굴리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해졌다. 무척이나-.

 

 

 

 

 

p82 부당한 거래는 하지 말며, 정당한 방식으로 거래하라 쿠란 2:279

 

 

현대의 이슬람 금융은 1950년대~60년대 처음으로 등장했다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1963년 세워진 미트 가므르( 이집트 ) 를 이슬람 은행의 전신으로 보고 있다고 하낟. 경제학자인 아흐메드 엘나가르 박사는 저축은행을 설립하면서 재미난 실험을 자행했는데 은행이 이자를 부과하지도 않고 지급하지도 않을 뿐더러 '실물경제' 거래만 취급한다는 것이었다. 상업은행의 면모를 앞세우기 보다는 저축과 투자를 제공하는 수단으로서의 은행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4년간의 실험으로 이집트에서만 유사한 기관이 8개나 더 생겨났으며 이 은행이 나세르 사회 은행에 편입되면서 제로 금리의 은행으로 거듭났다고 하니 일단은 성공 케이스가 된 셈이다.

 

하지만 지속적이진 않았다. 수쿡이라 불리는 샤리아에 부합하는 채권을 발행해온 이슬람 금융기관들은 2007년 미국의 주택 시장 거품 붕괴 사태와 2008년 기관들의 부실 융자의 여파로 세계 금융 위기가 찾아왔을때 반대로 금융계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여주어 많은 나라의 금융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p64  돈을 비축하는 것은 돈의 목적은 파괴하는 것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나고자란 내가 '절대 복종'의 이슬람 문화를 다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자유가 제한 적용되는 그들의 삶은 분명 절대권력에 복종하는 공산주의 국가와는 차별화된다. 무슬림의 복종은 신에 대한 의존과 복종 즉 쿠란과 순나의 균형 잡힌 삶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리바라고 불리는 '이자'를 금기시 하고 있다. 일곱가지 흉악 범죄 중 하나로 꼽으면서. 이쯤 되니 책에서 던진 질문과 같은 의문이 내게도 생겨났다. 문화적인 변화없이 금융적 성장이 가능한가? 라는 물음이.

 

그들의 문화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인지 윤리금융의 주축이 되어줄 것인지는 일단 이슬람 금융이 그 건재함으로 증명해내야할 숙제인 셈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버티는 자가 강하다는 말처럼. 놀라운 일은 이슬람 금융에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초우량 은행이 없다고 한다. 생겨나게 되더라도 학자들의 주도가 아닌 현업 종사 금융인과 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제시하고 있는데 과연 실현가능한 일일까.

 

서구 산업문명 이후 그 경제적 중심은 유럽과 미국이 나눠 가진 듯 했다. 그러다 미국과 러시아, 요즘은 미국과 중국이 나눠 짊어진 것처럼 두 축을 이루고 있지만 많은 경제, 문화적 폐해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희망한다. 동양의 문화와 이슬람의 금융이 새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특히 전세계적으로 총체적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금융위기의 돌파구를 이슬람 금융이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그 간극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낼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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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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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소설은 언제나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만다. 누군가의 욕망에 의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사회적 부조리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해자들조차 그 사연을 들어보면 안쓰러워질 때가 많다. 한동안 고전물만 번역되는가 싶더니 드디어 고대하던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물을 한 권 손에 쥐게 되었다. <화차>,<모방범>,<이름 없는 독>,<스나크 사냥> 이후 미미여사의 현대물을 고대하던 나는 망설일 것도 없이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신간의 등장을 보게 된 동시에.

 

 

 

 

 

 

" 저는 다만, 그 세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p 136

 

 

 

 

 

 

재벌가의 데릴 사위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남자 스기무라 사부로. 그는 <누군가>,<이름 없는 독>을 통해 사건을 겪어가며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일이 무엇인지 인지하기에 이르른다. 앞장서서 나서지는 않지만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으며 경거망동하거나 수다스럽지 않은 남자. 평소에는 소심한 듯 사람들 사이에 묻혀 있는 그는 실제로는 눈에 잘 띄는 타입이 아닌 평범한 사내지만 위기에 처하면 그 꼼꼼함과 양쪽을 잘 조율할 있는 그 능력이 빛을 발하는 그런 타입니다. 외모가 후지거나 뛰어나거나 해서 눈에 확 들어옴과 동시에 빠른 추리력으로 사람들을 휘어잡는 기존의 탐정들과는 다른 유형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게 함께 풀어나가듯 읽을 수 있게 돕는 탐정이 바로 이 스기무라.

 

 

 

 

 

 

그룹의 유배지로 인식되어진 사보편찬 부서에서 부편집장으로 근무 중인 그는 못됐다 싶을만큼 깐깐한 편집장과 함께 인터뷰를 다녀오던 중 버스 납치 사건의 인질이 되어 버렸다. 70대 노인이 원한 것은 세 사람의 이름과 그들을 불러다 주는 것. 하지만 경찰이 그들을 데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던 노인의 진짜 목적은 그들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져 그 죄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경찰이 진압을 위해 버스에 진입했을때 자살하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에서 거짓말처럼 약속했던 위로금이 각자에게 전달 되었고 그 멤버는 다시 모여 돈의 출처와 사용을 두고 의견을 달리 한다. 그리고 버스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했던 스기무라가 이번에도 그 할아버지 납치범의 정체와 돈의 출처를 알아보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1943년 8월 생인 구레키 가즈미쓰라는 이름도 가짜. 과거 전전했던 직업도 여러 개. 건장한 남자들을 말로써 제압하던 그 말솜씨에 대한 의문까지 더해져 노인의 과거는 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통찰력이 뛰어난 스기무라의 장인은 노인이 1960년대부터 70년대 중반에 걸쳐진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 붐을 일으켰던 st의 트레이너가 아닐까 라는 힌트를 던져주게 되고 실제로 그는 친척에 의해 가족이 몰살 당해 고아로 자라야했던 외로운 사람이자 다단계 기업의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사람임이 서서히 밝혀져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하다 마쓰아키로 태어나 자란 그는 은퇴 후 낚시하러 갔다가 죽음을 경험하고나서는 자신이 번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죽음에 다달았을때 수면 위로 떠오른 양심과 죄책감이 조직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한정된 인원만 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자각이 없는 사람들까지 몽땅 책임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한 목숨을 내던졌던 것이다.

 

 

 

"이 사람들은 내가 간 밭에 돋아난 나쁜 싹이야.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p692

 

 

범죄를 겪고나면 누구든 어떤 방식이든 피해를 입게 된다. 그 트라우마가 남겨지기 때문에. 외상은 금방 회복되지만 뇌에 각인되고 마음이 찢겨진 상처는 평생을 함께 한다. 그래서일까. 버스에 탑승했던 사람들은 저마다 이전의 삶으로 복귀하지 못했고 주인공인 스기무라 역시 이러저러한 일들로 인해 결국 이혼하기에 이르렀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어른으로 성숙하는 그 성숙도가 깊어질거라는 착각은 10대때나 하는 것이리라. 치열하게 20대를 살아도, 원하는 것을 30대에 다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도 어린 시절 생각했던 것만큼 어른이 되어 있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길게 살아보진 않았지만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되어진다. 어쩌면 '어른의 성숙함'이란 인간에게는 절대 가질 수 없는 '이상향의 나이테'가 아닐까. 엉뚱하게도 나는 사회범죄 소설인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읽고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인간의 사소한 욕망을 노리는 인간들이 싫었다고 한국의 독자 인터뷰단에게 고백했던 작가의 집필 의도를 미리 알고 읽기 시작한 작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게 이 소설은 길고 두껍지만 그 무거움의 무게가 여느 소설과는 달랐던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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