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대장군이 된 꼬마 장승
노경실 지음, 김세현 그림 / 두레아이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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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동화와 창작동화 외에도 번역 작업까지 활발하게 활동중인 작가 노경실의 동화 <천하대장군이 된 꼬마장승> 은 동양화 그림작가 김세현의 그림까지 더해져 전통빛깔로 반짝반짝 빛난다.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리는 국내외 흉흉한 소식들로 피폐해진 마음을 달래기에 '동화'만큼 적당한 힐링처가 또 어디 있을까. 그래서 도망치고 싶을 때 만나는 친구가 아니라 '위안처'같은 든든한 친구, 동화. 이번달에는 꼬마장승을 만났다.



이제는 민속촌 입구에서나 볼 수 있는 장승들은 사실 마을 어귀마다 서 있던 푯말이자 수호신이었다. 10리나 5리 간격으로 세워서 이정표 구실을 하기도 했다는데 '전설의 고향'이나 공포영화에 가끔 등장해서 평소엔 참 무섭게 여겨졌다. 물론 제주 하르방처럼 귀여운 석장승도 있겠으나 나무로 만든 목장승은 표정도 무섭고 오랜 세월 속에서 비바람을 버티고 서 온 관계로 낡고 그 색이 바래져 더 무섭게 느껴졌나보다.



그런 장승의 느낌을 싹 지워버린 것이 바로 꼬마 장승 천둥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미지가 강했던 장승계에 꼬마 장승이라니.....상상도 못해본 캐릭터의 등장에 어리둥절했던 것도 잠시 동네를 시끄럽게 만들고 작은 동물들을 놀라게 만들어서 '말썽쟁이','사고뭉치','고얀녀석'이라고 불리는 장승에게선 심각하면서도 권의적인 표정 따윈 어울리지 않았다.

 

장난이 치고 싶어서 근질근질...엄마 아빠의 꾸지람에 기가 죽는 것도 잠시!! 금새 개구진 표정이 되어 버리는 꼬마 장승 '천둥이'. 이름까지 천둥이여서 천둥벌거숭이같이 느껴지는 천둥이는 사고를 쳐 놓구선 아궁이에 던져질까 지레 겁을 먹고 도망쳐 버렸다. 하지만 집떠나면 고생이라고 금새 산적들에게 붙들려 갖은 고생을 다 하던 중에 '흰돌마을'을 습격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낸 천둥이.


사고뭉치에서 대장군감으로 칭송받기까지 작은 성장통을 거쳤지만 꼬마장승은 든든하게 마을을 지켜냈다. '어른들에게는 웃음을 준 이 동화가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읽혀질까. 한국적인 동양화 그림은 또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겐 얼른 책을 펼쳐보라고 권했다. 글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동화에선 당연히 내용부터 눈에 들어오지만 사실 그림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동화책에선 그림부터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인 밸런스나 색감이 한국적인 이 동화책은 외국 어린이들 눈에 더 신기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말았다. 선물로 주면 참 좋아할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실제로 꼬마장승을 본 적은 없지만 동화를 읽고난 후, 여행 중 마주치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반가울 것 같다. 살짝 동화속 천둥이의 개구진 모습을 떠올리면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재미나게 읽은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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