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북촌과 연애하기로 했다
이소정 지음 / 북앤트래블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북촌은 그냥 조용히 홀로 걷고 싶은 길이다. 얼마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잠시 등장했던 북촌 한옥마을. 손에 부채 하나 들고 생수 한 병 옆구리에 낀 채 조용히 걷고 또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을까. 슬로우라이프가 따로 있나. 북촌은 그만큼 장소가 전하는 의미가 큰 곳이므로.

<그래서 나는 북촌과 연애하기로 했다>

는 전직 에디터이자 현 자유기고가로 활동중인 이소정 기자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진행된다. 여행이 아닌 머무름을 선택한 그녀.  여행지라고만 생각했던 혹은 외국인들의 숙박지라고 생각했던 '북촌'에서 여행자를 도와주는 여행자로 머물러 보는 것. 너무나 매력적인 시간을 보냈다. 저자는. 만원 안쪽으로 먹을 수 있는 '집밥' 메뉴들을 혼밥하면서 그 누구보다 자유로웠을 그녀. 참 부러워지는 대목이었다. 혼자만의 여행을 즐긴지가 얼마나 오래전 일인지.....! 특히나 고양이 여섯을 반려하면서는 2박 3일 이상은 집을 비울 수도 없어 장거리 여행은 그냥 접어두고 있었는데, 관광이나 휴양이 아닌 마음 수양하기 좋은 이런 인생 여행을 만나게 되면 또 마음에 역맛빛 바람이 분다. 부러움을 싣고.

 

 

 

 

책을 깔끔하게 편집되어 있다. 여행서처럼 너무 과한 정보를 담아내지도 않았고 에세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개인의 정서만 담겨 있지도 않았다. 가령 '발자취'라는 예쁜 표현 아래 여행일정이 지하철노선도처럼 보기쉽게 정리되어져 있었고 사진을 통해 흥미를 더했다. 마치 누군가의 여행일기를 읽듯 짧게 나누어진 여정 속에서 겪은 일들이 팁처럼 읽혀졌고 만난 사람, 마주친 고양이 한마리조차 사소하게 그냥 지나침이 없어서 페이지에 따라서는 그 감성을 읽는 느낌이 좋았다.

 

 

책이 소개하는 곳들은 시끄러운 동행이 아닌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는 친구와 걷고 싶은 곳들이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수다가 그치고 정적이 흘러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사이. 그런 친구와 언젠가 함께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다만 북촌은 내게 살아보고 싶은 곳이라기 보다는 여행지로서의 로망이 강해서 몇 년에 한 번씩 올레길 걷듯 한번씩 걷다 오고 싶어지는 마음 순례동선이다. 그래서 북촌에 관한 책이 눈에 띄이면 일년에 한 권 정도는 펼쳐보게 된다. 많이 변했을까? 라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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