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글 그림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에 나쁜 여행이란 없다. 안좋은 기억의 여행이 있을 뿐(p18) 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던가? 되짚어보면 최악의 순간에도 여행은 아름답게 남았다. 나의 경우엔. 웃으면서 돌아다녔던 여행도 있었던가하면, 불편했던 여행도 있었으며, 울면서 돌아와야했던 여행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난 후 모든 여행은 내게 좋은 기억들만 남겨 놓았다.

 

<노빈손 시리즈>의 만화가 이우일의 여행책은 왠지 알록달록 할 것만 같았고 캐릭터 그림들로 가득차 있을 것만 같았지만 딱 절반만 맞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여행지에서 제발 바퀴벌레만은 만나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 만화가라고 해도 여행 앞에서는 일반인과 똑같은 자세일 수 밖에 없나보다.

 

그런데 생각의 독특함만큼은 남달랐다. 기억은 기억일 뿐 추억에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해당 페이지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했고, 장롱면허로 해외에서 운전을 시도하는 페이지에서는 간이 쫄아 콩닥콩닥 대기도 했다. 이러다가 작가의 작품을 더 이상 못보게 되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에 치를 떨면서. 남의 여행인데 왜 내 기분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 묘하다~ 정말. 만화가라는 직업은 외출보다는 방콕이 더 어울려 보이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행기는 읽을거리가 정말 풍성했다. 특이하게도 사진 없이 그림이 가득한 여행서적이었지만 구경하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정말 짧다. 스스로에게 잦은 기회를 주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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