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 14일 2 - 무삭제 오리지널 대본집
최란 지음 / 소네트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작년에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는 한국 드라마 소식을 접한 적이 있는데 바로 <신의 선물 14일>이었다. 이후 소식이 잠잠해져서 착착 진행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한 바는 없지만 헐리웃에서 탐낼만큼 멋진 드라마라니...! 본방사수했던 시청자로서도 이만큼이나 흐뭇해지는데, 하물며 작가나 연출가의 그 뿌듯함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역사스페셜>,<인간극장>,<pd수첩>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에서 잔뼈가 굵어온 필력의 작가 최란은 <순정을 묻다>와 <슬픈 미이라>로 드라마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녀를 가장 유명하게 한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일지매>가 아니었을까. 시청률 30%가 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지만 그래도 내겐 <신의 선물 14일>이 가장 멋진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했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이기에 잊혀지질 않았다.

 

재미나게 봤던 그 드라마의 무삭제 대본집이 나왔다. 두툼하게 두 권짜리로. 16회 작가판 대본에 스페셜 17회가 얹어진 것도 신나는 일인데 외전까지 추가되어 있어 2권까지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타임워프 하기 전에 있었던 진실이 숨겨진 17회 대본도 좋았지만 외전까지 마저 읽고나니 작가의 의도가 읽혀져서 더 만족스러웠다.

 

동찬이 죽고 1년 뒤 저수지로 딸과 함께 온 수현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던 16회의 엔딩씬과 달리 외전의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동찬의 저수지 자살 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동찬은 돌아왔다. 2004년 3월, 교회창고에서 수정이 죽는 그 순간으로. 한 사람의 죽음을 막고 형의 사형을 막으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물론 변하지 않았던 사람도 있긴 했다. 수현의 남편처럼. 주민아와 바람나진 않았지만 대신 다른 여자와 호텔에 있다가 동찬에게 걸린 그는 과거가 어떻게 뒤바뀌어도 바람필 운명으로 태어난 남자처럼 그려졌다. 마찬가지로 과거가 변했지만 2014년이 된 엔딩에서 동찬은 <묻지마 서포터즈>로 활약하고 있었다.

 

다른 결말이 아닌 보너스 스토리라고 하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결말은 외전의 결말이었을 것이다. 보면서도 훈훈해지는...그리고 동찬이 살아있는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두 결말 다 맥락있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느 쪽이건 종영된 드라마이고 대본집으로 다시 읽으며 그때의 그 드라마를 다시금 떠올려 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음을 기록해 두고 싶었다.

 

이미 죽은 딸의 살해범을 잡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간 엄마의 추격전!!결국 딸을 살린 엄마의 모정이 14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긴박하게 펼쳐지면서 속도감이 붙은 드라마의 재미 역시 가속도가 붙여졌다.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고 나오면서 "정말 붙잡고 싶었다!!"는 절규를 마음 속에 품고 나왔던 것처럼, "꼭 살리고 싶다"는 수현의 마음으로 지켜보았던 드라마를 기억하고 있다면 대본집을 통해 그 감동을 다시금 되살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두껍지만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신의 선물 14일 대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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