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아이를 병들게 하는 경피독 -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여성질환의 발생, 예방, 치료에 관한 모든 것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오승민 옮김 / 끌레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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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력의 일본 산부인과 의사가 주목한  "경피독" 은 우리의 삶과 이미 상당부분 밀접해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사태 역시 이 책에서 우려했던 부분 중의 일부분일 뿐이었고,  샴푸, 화장품, 합성세제, 각종 살균제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서 도저히 그 사용을 멈출 수 없을 것만 같은 일상 용품 속에 함유된 유해화학물질의 위험도가 이정도일 줄이야!!! 뒷 목 잡고 쓰러질 정도여서 걱정이 크다. 과연 이들을 빼놓고 생활이 가능할까. 우린.

진퇴양난. 나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매일매일 내 몸에 독을 쌓아가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일까. 경피독이란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독을 의미하며, 샴푸, 화장품, 세제 등에 함유된 유해화학물질이 유입되어 건강상 문제가 야기된다고 했다. 게다가 그 독은 아이에게까지 대물림되는 무서운 것이었다.

 

14~15페이지 한 장에 걸쳐 <경피독과 여성질환의 위험 정도 체크 리스트>가 있어 해 보았더니, 다행스럽게도 결과는 15개 미만이었다. 일단 안심. 하지만 갯수체크만으로 독으로부터 벗어났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사용중인 대량생산용품들은 보통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화학물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들이 인체에 무해한 지에 대한 검토는 커녕 관심도 없이 소비해왔다. 그점이 가장 뼈아프다. 그 누구보다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했건만....

그저 건강상의 이유로, 식습관의 변화로, 유전적인 영향으로 생기는 줄 알았던 각종 여성 질환들(유방암/자궁내막암/자궁근종,난소낭종)의 발병이 꼭 위의 세 가지 이유로만 생기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어서 충격을 심하게 받은 것도 사실이다.

 남자도 걸리는(드라마_질투의 화신)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질환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물론 모든 질병이 그러하겠지만 산부인과 진료는 자칫 부끄럽게 생각되어 의심가는 증상이 있어도 내원하기 쉽지가 않다. 자칫 병을 키우게 될 수있기 때문에 이 책을 보며 조금 더 꼼꼼하게 체크해보기로 했다. 우려되는 점들을....

물론 환경호르몬이 어떤 물질인지, 어떤 작용을 해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와 연구도 쉽지 않다고 해서 더 걱정이 된다.

 

경구흡수(음식, 물과 함께 체내로), 흡입(공기중 폐로), 경피흡수(접촉,바르기 등 피부로) 중 마지막으로 언급된 경피흡수는 사회적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그 유해성만큼은 어마어마했다. 예시로 든 DEET(모기기피제 스프레이) 스프레이 유아 사고의 경우 경각심을 갖게 만들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내 아이에게 모기 스프레이를 뿌려댈 엄마들이 없겠지만 샴푸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임신 중이건 출산 후 건 간에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여성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샴푸가 자궁내막증을 유발한다는 페이지를 읽고나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까.

샴푸내 합성계면활성제가 수돗물의 염소와 반응하여 다이옥신을 발생시키는데 체내로 흡수된 다이옥신은 에스트로겐 작용을 교란시켜 자궁내막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 천연원료 제품으로 바꾸고나서는 자궁내막증 증상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다고 한다.

 사실 모든 제품을 하루 아침에 사용중지 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유해한 물질이 함유된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기는 찝찝하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하나 줄여나가거나 바꾸어나가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내 몸을 위해 그리고 후손들을 위해-.

 

자궁내막증은 50년 전에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없었던 질환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50년간 그 발병률이 20~30배나 증가되었고 20대~40대 성인여성의 10%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후도 비슷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용품들은 우리 역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 호르몬만 탓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주변에 유해한 용품들이 널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삶은 갑자기 윤택해졌다. 할머니나 엄마가 가끔씩 툭툭 내뱉는 옛이야기 속엔 생리대, 칼라 TV, 수세식 화장실, 샴푸/린스 는 없다. 삶의 중간에 생긴 편리함들이라고 덧붙여 말씀하시곤 했다. 그냥 마셔도 되는 흐르는 물, 산과 들에 흔하게 보였던 메뚜기, 식구들과 손에 손잡고 걸었다던 달밤의 달빛들이 등장하는 추억들이었다.

 

과학으로 더 윤택해진 것은 맞다. 분명 혜택을 입은 삶이다. 하지만 더 건강하게 만들어준 것인지는 아리쏭하다. 받은 만큼 내어준 것도 크다는 것을 오늘에야 깨달았으니..30년 넘은 삶이 참 헛똑똑이였구나 ! 싶어졌다.

뱀피, 동물털...들과는 원래 친하지 않았고 외출 시에도 에코백을 두르고 텀블러를 챙겨 나간다. 편하고 좋아서였는데 좀 더 환경을 생각하고 내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들이 있을지 찾아보고 싶어졌다. 내게도 경각심을 갖게 만들었듯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만이라도 건강과 환경을 위한 선택의 폭을 넓혀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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