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탐구생활 - 고양이에 관한 잡다한 지식 사전
가토 요시코 지음, 정영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와 살고 있다. 7년 째.

4월 9일이 그 첫번째 고양이의 생일이고 이제는 여섯 마리의 집사로 살아가고 있다. 초보 집사 시절보다 특별히 더 똑똑해졌다거나 많이 현명해진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때보다는 잘 케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고양이를 위한 공부 앞에서는 게으를 수가 없다. 인간의 삶보다 몇곱절이나 빠른 그들의 라이프리듬에 맞춰 식단/영양제/생활환경 등을 늘 보살피고 염려하고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개를 반려해보진 않았으나 다들 말하기를, 고양이는 개에 비해 케어하기 참 쉽다고들 말한다. 개와 함께 하는 이웃들을 보면 그말이 전혀 틀린말도 아닌듯 싶다. 고양이라서 참 다행이다. 게으른 내겐. 알아서 잘 해주는 녀석들이라서, 여섯 마리라도 힘겹지 않았다. 다만 딱 여기까지. 가수 김완선의 말처럼 여섯 마리가 딱 한계라서 요 녀석들을 잘 모시고(?)사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고양이 탐구생활>은 동물 해설원으로 활동했던 가토 요시코라는 사람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그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학회'의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동물 발자국 도감>,<행복하게 고양이를 키우는 법> 등의 책을 써왔다. 그런 그가 말하는 고양이의 매력은 그 모습과 몸짓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었는데, 귀여운 삽화와 함께 수록된 50가지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참 재미있게 읽혀지는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무릎냥이를 원한다면 난방을 끄고 따뜻한 곳을 찾는 냥이 곁에서 무릎을 내어주라는 충고, 반대로 너무 안아달라며 안떨어지는 녀석을 잠시라도 떼어놓는 방법은 여름날 냉방을 꺼서 약간 덥게 만들라는 것도 들어보면 참 현명한 충고가 아닐 수 없겠다. 무엇보다 강제적이지 않아 좋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그 충고들이......!

 

다 이유가 있었다. 가르릉 소리를 내고, 꾹꾹이를 하고, 배변을 보기 전 우다다를 하며 뛰어다는 것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 사람이 고양이가 아니라서 이해할 수 없었을 뿐. 하지만 이해하려고만 한다면 못할 것도 없는 법. 너그러운 마음과 꼼꼼한 관찰, 그리고 이해하려는 자세만 있다면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도 하나, 하나 풀려나가게 될 것이다.

 

냄새를 맡고 헤에- 입을 벌리는 행동을 '플레멘' 이라고 일컫는다는 것과  이 행동은 입천장 근처의 야콥슨 기관으로 특정 냄새를 맡게 될 때 보이는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바보같은 표정을 짓곤 하던 내 고양이의 얼굴이 사실은 야콥슨 기관으로 페로몬 냄새를 맡았을때 마다 보여지는 모습이라는 것은 참 재미난 상식이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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