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장 멋진 1학년이 되는 법 미리 읽고 개념 잡는 초등 통합 교과
서보현 지음, 김소영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1년이라는 시간동안 참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읽고 산다. 하지만 대부분 어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나 잡지들이라 아이들의 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지 못했다. 출판물 중 좋아하는 동화를 읽는다고 해도 일년에 몇 권일뿐, 다른 장르의 책들과 비교하면 그 숫자는 미미했다. 그래서 작심하고 한 달 아이들의 세상을 한 번 들여다볼까? 하면서 그 첫번째로 손에 쥐게 된 책이 <학교에서 가장 멋진 1학년이 되는 법>이다.

 

부제로 초등 미리 읽고 개념 잡는 통합교과 라고 붙여져 있는데 역시 엄마와 함께 읽는 책인가보다. 초등학교 1학년이 이해하기엔 개념이나 통합교과라는 말은 너무 어려운 단어일테니....하지만 첫장은 형 준우가 1학년이 된 동생 준수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생활을 잘하는 특별한 비법을 알려주겠다니....요 똘똘한 녀석은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쯤 된 녀석이 아닐까? 유쾌하게도 분홍코의 흰 털 고양이가 옆에서 보조 가방에 실내화를 넣어주고 있었다.

 

햇님초등학교에 입학한 동생에게 형이 알려준 첫번째 팁은 사람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건물이나 챙겨갈 준비물이 아닌 사람소개가 먼저 시작된다는 점이 참 특이하게 생각되어졌는데, 결국 학교는 꼬맹이에게 가족을 떠나 처음 접하는 집단 생활의 시작점일테니..역시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신경써야한다고 알려주려는 것일까.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수위 아저씨, 사서 선생님, 보건 선생님, 담임 선생님....

 

 

 

그 사람의 역할을 파악해두면 아플 때, 자료가 필요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의 누구에게 달려가야할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니 이건 정말 중요한 팁일 것이다. 보통의 학부모들은 말과 글을 제일 먼저 신경썼을 텐데,,,,먼저 학교 생활을 해 본 형의 입장에서 주는 팁이라 역시 실용성이 우선시 되었나보다 싶어진다. 그 다음은 학교 가는 길에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주고 칭찬받는 1학년이 되기 위한 인사법으로 이어지는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두 가지라 어른이지만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는 페이지들이었다.

 

나 혼자 조심한다고 해도 상대방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듯이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항상 교통사고처럼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시기라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바로  "계단과 복도에서 사뿐사뿐"이라는 부분이었다. 오~ 난간을 타고 내려오던 장난꾸러기가 우리 때에도 있었고(결국 이런 친구들의 특징은 바닥에 떨어져 앞이빨이 몽땅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는 것), 주의깊지 못한 아이 때문에 우산에 콕 찔린 적도 있었고, 모퉁이를 돌다가 서로 이마를 부딪힌 친구도 있었는데....남들도 다 이랬구나...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구나.....웃음이 나 버렸다. 이 내용들을 보다가~

 

늦둥이로 태어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던 사촌 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시로 그냥 집에 오곤 했었다. 가방도 그냥 학교에 둔 채. 지금이야 멀쩡히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녀석이지만 당시 녀석에겐 학교가 난생처음의 스트레스 장소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런 책이 있어 입학 전 차근차근 살펴보고 연습했었다면 좀 덜 당황스럽지 않았을까? 싶어졌다. 수업내용의 선행학습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낯설지 않은 즐거운 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할텐데 이것이야말로 어른들의 올바른 역할이 아닐까 싶어졌다.

 

특히나 '소중한 내몸 지키기'같은 페이지는 함께 펼쳐두고 이런 사람은 꼭 조심해야한다고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시작된 드라마 "시그널"에서처럼 나쁜 의로도 접근하는 사람은 꼭 남자가 아닐 수도 있다. 나쁜 아저씨 조심해야 해...라고 주의 주기 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나 예쁜 언니들이 유괴범일 수도 있으니 "이런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돼. 바로 도망쳐야해!!"라고 알려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학교는 어떤 곳이었을까. 졸업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그저 가야할 곳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단 한번도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결혼을 한 것도,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미래의 나의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 아이에게 학교가 어떤 곳인지부터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점점 어떤 곳으로 변해가는지 잘 살펴보리라 결심한다. 그 관심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지 확인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 책 한 권을 보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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