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맛있다 - 둘레길을 거닐며 지리산 자락을 먹다
이윤화 지음 / 나무위의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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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즈음에 사찰음식 & 향토음식을 만드는 작은 요리교실에 간 적이 있다. 평소 간을 쎄게(?)치는 엄마의 딸로 자라 그 입맛이 배여 간을 하지 않는 건강식은 입에 안 맞는 편인데....자연의 재료로, 인공의 조미료 하나 없이 맛깔나게 그 음식들의 맛을 살려내는 선생님이 참 대단하게 생각되어 이 요리교실에 다닐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안타깝게도 쿠킹 스튜디오가 따로 없어서 사찰의 주방을 빌려 모이는 모임이라 너무 멀어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음식들을 먹었다면 지금쯤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향나무 그늘에서 받는 정갈한 밥상, 프랑스에 치즈 마을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청국장 마을이, 할머니표 수제 순대와 국밥의 맛은 그 목차만 봐도 기대가 된다. 마구마구 상상되는 운치하며 건강밥상임에 분명할 그 맛깔스러움과 소박하면서도 아리따울 그 손맛의 밥상이 기대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전국 방방곳곳의 맛집들을 김삿갓마냥 나그네처럼 들렀다가 또 떠날 수 있는 여유. 요리전문 사이트 쿠켄네트의 식문화 컨설턴트이자 식문화 콘텐츠 개발자인 그녀는 전생에 무슨 복을 쌓아 후생에서 이렇듯 좋은 것들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일까. 좋은 경치를 구경하고 멋진 숙소를 다녀오는 것만 여행의 묘미는 아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먹는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여행도 멋지게 완성되는 것일테니......!

 

'둘레길 도시락'이라는 테마로 경쟁력 있는 메뉴 개발을 위해 주변 동네를 탐방했다는 저자는 프로젝트 이후에도 호기심이 그치질 않아 무작정 다시 주변 지역을 돌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리산 곳곳에 그토록 맛난 맛집들이 가득했던 것일까. 수다떨듯 썼다는 그 글의 맛은 그래서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럽다. 해외여행을 가서 그 곳의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듯 우리네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서는 여행도 건강여행이 아닐까. 달걀 프라이 위에 총총 썰어 내준다는 당근 채와 파의 예쁜 모습도 궁금하고 지글지글한 참숯 화로위에 얹어 먹는 옛 너비아니의 맛도 궁금해졌다. 지리산은 멀리만 있는 여행길이라 생각해왔는데...보고픈 이웃도 보고 맛나는 음식들도 먹으러 함 여행길을 떠나볼까? 싶어진다. 하필이면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어 남들은 집안에 꽁꽁 틀어박힌다는 이 시점에!!!!탈출본능이 마구마구 샘솟는 것은 이 책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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