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이 전수하는 밤일 비법
김지나 지음 / 케미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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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앱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했는데, 건강 및 피트니스 유료앱 차트 랭킹 1위를 22일간이나 차지했던 앱은 놀랍게도 19금 표식이 붙여져 있었다. 고전 시트콤인 [세친구]를 즐겨보고, 추성훈이 이상형이라는 여자. 코스모폴리탄 보다 더 돌직구스타일로 19금 스토리를 풀어내는 성 리얼리티북. 지하철에서 보기는 약간 민망하지만 방에서 몰래 신나게 펼쳐볼 수 있는 책.

 

카마수트라가 아니다. 체위나 오르가슴을 위한 책이 아니라 성 자아존중감을 갖기 위한 올바른 앎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찬 책이 바로 [그녀들이 전수하는 밤일비법]이다. 드러내는 것에 익숙한 남자들과 달리 '성'에 대해서만큼은 여자들은 어린시절부터 숨기고 감추고 쉬쉬하며 자라왔다. 이제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닫혀져 있다. 왜일까.

 

아줌마들 사이에 끼여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성 지식들이 선물상자처럼 펼쳐져 있어 사실, 읽기 전부터 상당히 궁금했더랬다. 이 책의 내용-. 가령 섹스를 앞두고 여자가 침대 밖에서 생각하는 것들과 남자의 그것은 참 많이 달랐고, 좋은 음식처럼 좋은 섹스도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참 좋다는데, 우리는 음식만큼 다양한 섹스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니까.

 

읽다 보면 정확한 표현, 전문 용어들이 가득하긴 하지만 어렵게 읽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아서 20살이 넘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지침서로 활용하면 좋겠다 싶어질 정도였다. 콘돔이 영국 왕 찰스 2세의 방탕함 때문에 만들어졌으며 어린 양의 맹장을 이용한 피임 기구였다는 사실은 이 책이 아니였다면 세상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을 상식이었다. 지금이야 라텍스 소재, 폴리이소프렌 등을 소재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 옛날 양의 맹장을 사용했다가 자칫 실수라도 있었다면, 으....생각하기도 끔찍하다. 끔찍해.

 

콘돔이 성인 남성들의 친한 친구라면 여성들의 친구로는 생리대를 꼽을 수 있을텐데, 37년간 500번의 생리를 하고 1만 개가 넘는 생리대를 쓴다는 통계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지만, 광고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흡수 능력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고하니 이건 또 무슨 이유에서일까. 결론적으로 도리어 너무 강한 흡수율은 질 내 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니 어떤 일이건 적당히가 중요하겠다 싶어진다.

 

p404 섹스에도 교양이 필요하다

 

뜬금없는 말이긴 해도 정말 중요한 문장이었다. 그 어떤 순간보다 존중받고 싶어지는 순간일테니까. 좋은 성적 태도, 균형 잡힌 성 지식을 가진 파트너와의 섹스가  커플의 관계를 얼마나 돈독하게 만드는지 깨알같이 건강하게 전하고 있는 책이기에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중요하다. 특히나 절대 가볍게 다루어져서는 안되는 '성'에 대한 지식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감추고 숨기고 쉬쉬할 것이 아니라 구성애 강사의 그 옛날 그 어딘가에서의 강의말처럼 겉으로 드러내어 당당하고 건강하게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내용의 책이었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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