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이 해결되는 Mari의 흑백 인테리어

수납이 해결되는 Mari의 흑백 인테리어
마리 지음, 김지현 옮김 / 달리홈 / 2014년 3월

워낙 정리정돈에 서툴다보니 그냥 어지르지 않고 사는 것이 정답이 되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그것도 잘 지켜지지 않게 되어버렸다. 대신 예전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조금 더 움직여야 되었으며 넘어져서 깨어지거나 흐트러질 물건들은 아예 치워버리며 살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깔끔한 인테리어인양 하고 살고 있지만 실은 빈약한 상태로 살고 있다고해야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반대로 정말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고 세련되게 정리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블랙 & 화이트를 기본 베이스 컬러로 하고 그린이나 핑크를 간혹 섞어가며 환한 포인트를 주는 컨셉은 정말 로망 인테리어라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편리한 수납, 청소도 간편하고 쓰임에 따라 꺼내 쓰고 다시 넣기도 편하게 정리되어 있는 집. 정말 이런 집에서 살고 싶긴한데....지금의 내겐 무리이니 일단 눈이라도 먼저 즐겁게 구경하자 싶은 마음으로 책을 꺼내 들었다.

파어 불로거의 수납법은 역시 어딘가 달라도 달랐다. 다이소의 물품과 프랑프랑 같은 숍의 소품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공간을 멋지게 연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지런히 정열된 박스들이 탐이났다.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집에 살고 있다보니 이런 수납방법이 절실했는데 당장 박스들을 사다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수납법이 이 책 한 권에 다 수록되어 있었다.

정리전문가, 수납 전문가 라는 시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설마? 했었는데 정말 그들의 수업이라도 듣고 깔끔하게 정리정돈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집. 배우지 않고서도 잘 하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들의 손재주가 부러워져만 간다. 청소법 역시 남달랐다. 청소하기 좋은 동선을 따라 각종 청소 용구들을 보이지 않게 넣어두고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1주일에 한번씩 주방 청소를 하고 그 수세미를 버린다는 거다. 위생상 좋긴 하겠지만 살짝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잘 정리된 수납법은 사실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노홍철처럼 완전 줄맞추어서 정리하는 것은 애초부터 일반인들에겐 무리일 터. 그저 작은 접시는 식사 중에도 바로바로 꺼낼 수 있도록 식탁 아래 선반에 수납한다거나 컴과 잔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종류별로 늘어 놓는다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컵을 긴 트레이에 수납해서 공간활용을 높인다는 팁들을 생활에서 적용해 보면 유용할 듯 싶다. 다음달에라도 당장 검은 박스와 흰 박스를 사서 깔끔하게 겨울 용품들을 정리해볼까 싶다. 저자만큼 깔끔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제대로 치워놓고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