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진 곳의 풍경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미미여사처럼 온다 리쿠 역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 중 하나다. 그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이 데뷔작이 되고 나서도 꽤 한참동안을 직장여성으로 살았는데 그 성실함이 좋아 나는 한동안 그녀에게 홀릭되어 있었다.

 

한 작가에 매료되면 작가별로 작품을 소장하는 버릇이 있어 책장에는 그녀의 켠이 마련되어져 있는데 [황혼녘 백합의 뼈],[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시리즈는 미스터리하면서도 몽환적이라 좋아하는 편이다. 리세를 둘러싼 기묘한 인물들은 남자 캐릭터들이 꽃미남 스타일로 그려져 있는데 엄마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하며 자신이 낳은 수많은 아이들의 교장선생님이기도 한 리세의 아빠도, 이붓형제이자 목숨받쳐 좋아해준 레이지, 그리고 요한, 묘한 관계 속에 있는 오빠들까지.....근친스러운 이 이야기는 로맨스에 중점을 둔 스토리가 아니라 미스터리에 중심을 두고 있기에 그들의 근친스러움은 아름답게 포장되어져 있다.

 

그런 소설을 쓴 작가 온다 리쿠가 타국으로 떠난 '작가의 스케치 여행'이 [구석진 곳의 풍경]이다. 비행기 공포증이 있어 38세가 되어서야 겨우 첫 비행을 떠난 사람치곤 그녀는 참 많은 나라들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만해도 두번이나 방문했고, 체코, 대만, 베이징, 상하이, 스페인 등을 방문하며 작가의 남다른 감수성으로 책을 흠씬 물들이고 있었다.

 

물론 일본에 관한 애정도 잊지 않고 있다. 일본의 전통악기 샤미센이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고양이를 여럿 키우는 내게 그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는데 일본보다 프라하는 고양이 가죽을 이용해 아기 배내옷을 만든다니....심장에 포크라도 찔러넣는 느낌이 들고 말았다. 대부분 집고양이로 길고양이가 없다는 프라하 거리의 비밀은 이렇게 밝혀지나 싶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책은 풍경이나 나의 기분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철저히 그 나라의 신기한 모습들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는 점만으로도 참 작가스러운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여행서를 보아왔지만 일반인들이 보는 시각과 작가가 체험으로 남긴 작가적 시각은 참 다르구나 싶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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