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란 2 - 개정판 기란 2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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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줄까?

 

달콤한 유혹은 계속되었지만 황제를 남자로 만들었던 기란은 화무십일홍이 되어 냉궁에 유폐되었다. 여인들을 마구잡이로 품에 품었던 전군주들과 달리 성실했던 윤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 기란. 그 기란이 자불태후 앞에 끌려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친정은 박살났고, 배신의 아이콘으로 돌아온 옛친구 야멕은 조시경의 양녀가 되어 입궁했다.

 

세상 밖의 인심도, 궁 안의 사람들도 모두 기란에게는 등을 돌려버린 상황 속에서 전국민의 왕따로 등극한 서촉의 기란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불태후 앞에 끌려가 모함에 빠지고 냉궁에 유폐되는 수순을 밟는 동안 그녀를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이후에도 황제조차 쉽사리 그녀를 구해낼 수 없었다.

 

- 누구나 충신이 되고 싶어하지만 간신으로 사는 것이 인생.

완벽한 충신이 없듯이 완벽한 간신 또한 없다. 누구나 간신인 동시에 충신인 것을.

 

 

자신의 남자가 황제가 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나 잔인한 경험이었다. 효열태후는 사랑하는 남자 민을 황제로 만들기 위해 민의 형들을 차례로 유혹했으며 가족들도 모두 버렸고 남편의 묵인 하에 여러 남자들과 많은 밤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배신 당했다. 황제가 된 민은 열 두 후궁전을 다 채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치마만 둘렀다 하면 다 취했으니 결국 효열은 언제나 봄이라는 이름을 단 궁에서 늙어가는 미친 여자일 뿐. 그런 그녀가 정치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 뻔했던 양귀인을 사지로 몰아갔다. 죽음 가까이 밀었다가 죽음의 순간에 생의 무대로 당겼다가 하면서. 자신만의 재미를 위해 사람들을 정치판의 말처럼 이용하면서.

 

그래서 기란은 이제 황제를 믿지 않게 되었다.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그저 주어진 동안만 그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어차피 그녀는 이제 아이를 가질 수도 없으니 그의 사랑이 끝나면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갈 것이 자명했다. 궁안에서 흉하게 늙어가는 효열과 자불처럼.

 

양귀인 기란, 서촉의 기란. 특이한 이름의 그녀 앞에 닥친 운명이 과연 이것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황제의 사랑은 이토록 가벼운 것이었을까. 3권을 읽기 전 나는 간절히 해피엔딩을 바래본다. 눈물보다는 미소 가득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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