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 - 연인들

사랑의 기초 : 연인들 ㅣ 사랑의 기초
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연애담이 비슷비슷한 것처럼 세상에 뿌려진 수많은 사랑이야기도 제각각 색이 다른 것 같아도 들어보고 읽어보면 내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비슷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책이나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보여지는 사랑이야기도 그 느낌이 한결같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소재로 얼마나 재미나게 꾸며내는지는 100% 작가의 역량인 것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를 드라마로 보고서야 원작을 찾아 읽을만큼 정이현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에는 그녀가 세탁해주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마치 내 것 같았고 알록달록하게 느껴졌으며 너무나 예뻐서 수집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라 가까이 두고 읽고 있다. 그런 그녀가 알랭 드 보통이라는 해외 작가와 함께 책을 엮어냈다고 했다.

공지영  - 츠지 히토나리 (사랑후에 오는 것들) /  에쿠니 가오리 - 츠지 히토날( 냉정과 열정사이) 처럼 좋은 하모니를 이뤄 사랑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는데, 정이현 작가는 "사랑하고 있는 지금"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소설쓰기란 애초부터 공동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따로 혹은 함께 쓴 작품으로 우리 앞에 나왔을 때는 그 공통 주제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랑은 오로지 "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린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준호와 민아가 등장한다. 각각의 방식으로 만난 날을 기억하는 그들. 옷이 많지 않은 남자가 데이트를 위해 백화점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나섰고 부모와 결혼관이 다른 민아가 "개인적인 욕실"을 탐내면서 결혼이라는 것의 긍정적 검토를 하고 있던 그때, 빈좌석 없는 약속 장소에서 어정쩡하게 만난 그들이 풀어가는 사랑이야기는 현재다. 그래서 과거도 필요없고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도 필요없이 현재의 그들의 상황만으로도 충분한 사랑이야기를 감상하면 되는 것이다. 들려주는 그대로. 그래서 편했고 그래서 가감없이 읽어내렸으며 또한 그러했기에 다 읽고나서도 감정적이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은 비슷비슷해도 그 기억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이상하게도 그랬다. 그래서인지 같은 책을 읽고 난 베스트 프랜드의 소감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