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생각에 미쳐라 -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진봉일 교수의 삶과 디자인 이야기
진봉일 지음 / 한언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무언가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라는 말이 위안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나이때로 접어든 듯 하다. 그래서인지 유독 저지르고 수습을 잘하는 성공담(?)을 즐겨 읽고 있는데 저자 진봉일 교수도 그렇게 알게 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노홍철의 "끼"부분이 쏘옥 빠진 "저지름형 인간"이 바로 이 사람이라 이해해도 될만큼 많은 일들에 대해 주저 없이 저질러온 인물이었다.

 

그의 화려한 스펙은 그래서 "성공"의 경력이 아니라 "저지름"의 경력으로 보여진다. 프로필에서도 보여진 것처럼 그는 불우하고 "찌질"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남보다 늦은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미친듯이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쭉 입상해오며 착실히 준비해왔던 사람들을 제치고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해버린 그에게는 이미 하늘이 내린 "재능"이 존재하는 듯 했다. 그러나 세상은 재능만으로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자동차 디자이너가 된 그는 입사 후, 회사에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때까지 연구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성실"과 "열정"을 증명해내었으니 "재능+노력"이 덧대어진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되어 버릴 소리인 셈이었다.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인 "운" 역시 그를 비켜가진 않았다. 임용공고도 내지 않은 미국의 대학에 "한국식 밀어붙이기"로 도전해서 교수가 되었으니 운 역시 그를 서포트 해 주었다 볼 수 있겠다.

 

재능과 노력과 운. 이 세가지만 보면 그는 어마어마한 행운의 주인공 같아 보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웠던 것은 이 세가지가 아니었다. 마흔 다섯의 나이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추진력.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나가는 그의 저력이 나는 가장 부러웠다. 사회 속에서 내 한몸 건사하기도 쉽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왔는데 그는 부양의 책임을 떠안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더불어 항상 길을 찾아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기준은 무엇이었을가. 얻은 결과가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었을까?

 

 

현재의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면 자기 인생이 흔들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두려워 잠시 멈칫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두려운 한 문장 역시 그의 인생에서는 이미 답을 내어놓고 있었다. 내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 그래서 목표가 정해졌다면 미친듯이 생각하고, 미친듯이 빠져들고, 미친듯이 달려 나가야 한다는 것. 그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우리에게 그 선택이 옳은 것이었음을 알려주고 권해주고 있다. 스스로 선택한 인생에 대한 책임.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으나 흔들리고 있던 이 때, 그의 책과 마주친 일은 내게도 "행운"인 셈이었다.

 

그래서 나는 성공한 한 디자이너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용기를 건네주는 멘토 한 사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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