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보석 - 명사들이 간직해온 부와 사랑의 기억
스테파노 파피.알렉산드라 로즈 지음, 김홍기 옮김 / 투플러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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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에서 보던 "저주"의 보석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저주나 비밀이 담긴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로맨틱하면서도 세상을 휩쓸었던 보석들이 어떻게 돌고 도는지 그 이동경로를 탐색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라고 소개해야겠다.

 

 

명사들이 간직해온 부와 사랑의 기억은 달콤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기도 했다. 보석이 사랑의 징표이기도 했지만 어느 한때는 외로움의 상징이 되거나 자신에게 상을 줄때의 상패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한 마리 앙트와네트를 세기의 스캔들로 몰고갔던 목걸이가 세월이 흐른 뒤에는 누군가의 특별한 날을 치장하는 장신구가 되기도 했으니 같은 보석을 갖게 되어도 여성의 삶이란 이토록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가파르면서도 다르다. 이 점이 화려한 보석들을 구경하면서도 씁쓸해진 이유였다.

 

 

멀 오베론이나 메리 픽포드,폴레트 고다드, 에바 가드너 등은 화려한 삶을 산 미인들이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했으나 여러번의 사랑과 결혼의 실패 속에서 남겨진 보석들은 그들의 삶을 빛내주는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되새김질하고 추억하게 만드는 물건들이었을 것 같았다. 은색, 금색, 초록색, 자주색 등등의 알록달록한 색상들은 그 화려한 삶을 대변이나 하느듯 매혹적이었지만 까르띠에의 솜씨도 그들의 행복을 함께 선물해주지는 못했으니...아쉬울 따름이다.

 

 

금값이 오른 지금, 금반지 하나도 구매하기 손이 달달 떨리는데 20세기 초 상류층 여성들의 컬렉션을 보면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렸을 그녀들의 삶을 가히 짐작하게 만든다. 지금도 살 수 없는 고가의 보석들을 여러개 소장하고 심지어 윈저 공작부인은 유행을 선도하며 변형하기도 했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머리에 화려하게 얹혀진 티아라나 손목에서 찰랑이는 다이아몬드 팔찌, 알이 굵고 크며 허리까지 길게 늘어진 목걸이들보다 나는 "그레이트 캣"시리즈가 가장 탐났다. 기지개를 켜고 있는 퓨마인지 호랑이인지 고양이인지 모를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생동감 있어 보여서 꼭 갖고 싶어졌지만 그 가격을 가히 짐작조차 할 수 없기에 눈으로만 실컷 구경하고 말았다.

 

 

보석은 누군가의 가치를 높여 지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할 때도 있고 컬렉팅의 즐거움으로 삶을 살아가게 만들기도 하지만 상처를 견디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디자이너의 디자인 배경과 역사적으로 소장을 달리했던 보석의 역사를 되집어가 보는 것도 충분한 재미거리가 된다. 무작정 욕하기 보다는 알아가는 재미를 발견하는 것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긍정적인 시선이 아닐까 생각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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