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신달자 지음, 송영방 그림 / 문학의문학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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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을 강의하는 시인이다.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추억을 녹여내는 시인의 이야기 속에는 여고시절부터 엄마와 떨어져 지낸 딸이 엄마의 나이가 되어서야 엄마를 이해하게 된 사연이 소개되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전혀 그랬을 것 같지 않은데도 그 시절 막말도 하고 비판도 하며 엄마를 대했던 그녀는 새벽녘 마루에 걸터 앉아 한숨을 짓던 어머니의 모습이 참 싫었다고 했다. 그랬는데 마흔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제 그 새벽녘을 지키게 되면서 여자로서 엄마를 이해하기까지 많이 기다렸다라는 그 말이 가슴에 화살처럼 와서 푹 꽂혀버렸다.

 

건강, 돈, 사회적 지위...사람들이 행복을 논하는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행복은 내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순간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일이라는 시인의 덕담을 가슴에 새기며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떠올려본다. 행복할 수 있는 조건에는 216개나 있다지만 가장 흔하다는 3가지인 건강, 돈, 사회적 지위 외에도 내년에는 좀 더 만족스러운 조건들이 생기기를 개인적으로 바라면서 모든 도약에는 후추냄새가 난다는 시인의 명강의를 언젠가는 직접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는 마음만 마음 속에 고이 접어두며 희망과 감동의 에세이를 계속 읽어나갔다.

 

제목조차 따뜻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는 시인의 살아온 이야기이자 이 땅의 딸들이 살아가며 가슴에 묻는 이야기인 동시에 어느 순간 엄마가 되어버린 여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담백하면서도 흠뻑 적셔진 사연들이 버선목처럼 뒤집어 볼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에 까뒤집어 놓은 듯한 정직함을 담고 있어 참 감동적이었다. 사실 시인은 살면서 가장 답답한 일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시인은 솔선수범하여 먼저 마음을 열어보이면서 독자의 마음까지 열도록 그 빗장을 헐겁게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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