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세계의 명화
지경사 편집부 엮음 / 지경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을 다시 살펴보면서 이 시대 화가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보러 가던 지난 날과 달리 그림들의 탄생배경과 화가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나니 그림은 다른 모습으로 와 닿았따. 강렬하고 우아한 그림에서부터 17세기~18세기 바로크, 로코코 미술에 이르기까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그림들은 우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뭉크의 "절규"같은 그림에선 화가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예술 프로그램에서 자주 접하다보니 이젠 일상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더 알게 될 새로운 것이 없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볼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알게 만들고 화가 뭉크는 "절규"이외의 {불안}이나 {사춘기}같은 그림까지 두루두루 구경하게 만든다. 특히 "불안"은 "절규"의 후속작처럼 느껴지는 연장선상의 그 무언가를 전달하는데, 얼굴이 처러딩딩한 시체같은 사람들이 동일 원근법으로 그려져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을 전달받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가정은 어머니, 누나가 결핵으로 사망했고 30세 무렵엔 동생까지 사망해 우울한 느낌을 화폭에 담은 뭉크는 그러나 [사춘기]를 통해서는 그간의 이상한 표정을 벗어나 소녀의 누드화를 통한 정상적인 그림을 보여주나 했다. 하지만 이 그림이ㅔ서조차 큰 그림자가 불안을 상징하면서 정신과 몸이 모두 불안한 상태임을 드러내고 있다.

 

글과 영상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이렇듯 분위기 및 기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코드가 숨겨져 있음을 아이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어졌으나 [어린이를 위한 세계의 명화]를 통해 보니 어렵다고만 해서 아이들에게서 좋은 그림을 이해할 시간을 빼앗는다는 것은 어른의 이기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좋은 그림을 보고 같은 것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아이들은 아이들에 걸맞는 색다른 해석을 해내 어른들을 놀래킬 수도 있는 것이므로... 누군가의 해석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것이 그림의 해석이기에 이 책에 나온 좋은 작품들이 아이들에게 널리, 두루 구경되어 그 어떤 느낌들을 전달하기를 기대해본다.

 

근대 미술을 구경하며 아이들은 어떤 표현을  늘어놓을까. 그것이 궁금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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