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화 속 숨은 그림 읽기 - 상징과 테마를 알면 그림이 보인다
파트릭 데 링크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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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작스캔들]을 즐겨보면서 나름대로의 그림을 보는 관점들이 생기고 감상포인트가 생겼다. 이전에는 마음에 전달되는 감동 위주로 감상했다면 나만의 감상포인트가 생긴 이후에는 사전에 그림에 대한 지식을 조금쯤은 갖고 둘러보며 그림 속 중심체 외에도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며 내 눈에 발견된 것들에 기뻐하며 의미를 부여해보는 상상력을 동원해 보게 되었달까. 마치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들을때마다 다른 상상을 펼치는 것처럼 명화 속 그림들도 내게 정형화된 모습을 벗고 그들의 삶을, 꿈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상징과 테마를 알면 그림이 보인다고 했던가. 책에 등장하는 총 180여장의 그림들을 다 이해했다고는 보기어렵다. 또한 다 마음에 들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수태고지나 아르놀피니의 결혼, 최후의 만찬처럼 이미 보았던 그림 외에도 다른 그림들을 보며 그저 한번 구경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 속 숨겨진 비밀들을 보물찾기찾듯 찾아내는 일은 학생이든 성인이든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 싶어지는 것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보는 남다른 눈을 가지게 되면 자라서 그림 뿐만 아니라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보는 눈도 남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 때가 있다. 그림 속 배경들이나 소품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던 걸까? 하고. 가령.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그린 얀 반 에이크가 충성을 상징하기 위해 개를 그리고 기독교의 두 가지 강령인 "기도와 노동"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거울 양 편에 작은 빗자루와 묵주를 그려놓은 것일까? 하고. 이것은 후세 사람들이 당시를 탐구하며 꿈보다 좋은 해몽을 붙인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무엇이 진실이든 화가는 이미 죽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그들의 그림 뿐이기에 우리는 그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내기 위해 보고 또 보고, 탐구하고 더 탐구하며 재미를 찾아나간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이것이겠다 싶어지기도 했다. 오렌지가 인간의 타락이전 에덴동산을 상징하든 아ㅣ니든, 거울 테두리의 장식 메달리온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주제로 해 수태고지의 장면을 연상하고 있든 아니든 간에 혼자 감상했으면 그림 속 거울 속에도 그들 결혼식의 뒷 모습이 그려져 있다는 것은 자세히 보지 못화고 지나쳤을 테니까.  좀 더 자세히 관찰하게 만든 것. 책이 준 현명한 선물은 그것이었다. 상징과 테마를 알면 그림이 보인다는 말은 그래서 내겐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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