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사막을 사박사박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오유아 옮김, 오나리 유코 그림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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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이라는 이 예쁜 제목의 동화는 사키와 엄마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인 엄마와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사키의 일상이 동화처럼 콩트처럼 담겨 우리에게 매일의 따뜻함을 전한다. 이야기를 만드는 엄마의 책이 궁금해 책을 꺼내본 일,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일상이 담기고 키울 수 없지만 외면할 수 없어 데려온 하얀 고양이를 만나게 된 사연에 이르기까지....일상은 판타지적이지도 몽환적이지도 않은 딱 우리의 일상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듯, 누군가의 수필을 훔쳐보듯 전개되는 12편의 이야기는 엄마와 딸의 알콩달콩한 오늘이 담겨 있어 웃음짓게 만드는데, 읽다보면 자꾸만 사키가 12살임을 잊게 만들어 버린다. 어른들이 읽기에는 따뜻하고 예쁜 동화로, 아이들이 읽기에는 쉬운 일기같은 이야기로 기억될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은 그 제목처럼 귀여운 오나리 유코의 삽화로 채워져 있다. 

포근한 그림채가 이야기의 아기자기한 맛을 살린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은 [밤의 매미]로 주목받았던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인데, 추리소설 작가가 장르를 떠나 동화를 이토록 아름답게 쓸 수 있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보통 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힘든 일인데, 기타무라 가오루는 추리소설, 에세이, 동화, 기타 장편에서도 각각 뛰어난 글솜씨를 보여주고 있어 작가를 주목하게 만든다.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장르의 소설을 쓰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가운데, 밤잠을 설치는 아이가 있는 집이 있다면 이 동화를 추천해 주고 싶어졌다. 고요한 엄마의 목소리로 읽어주면 솔솔 잠들어 버릴만큼 따뜻한 이야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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