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필 지음, 유정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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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중독적이며 섹시하다는 독자평을 달고 만난 롤리타 필의 [헬].

지옥에서의 삶을 노래하는 것일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헬은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즐겁고 여유롭게 사는 듯 하지만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지옥에서의 삶을 살고 있는 소녀이기도 했다. 프랑스 문단의 "악동" 롤리타 필.프랑수아즈 사강이 떠올려지는 그녀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사회에 큰 방향을 일으키며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나피족이며 몽황적인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작가 롤리타 필.

그녀는 소설의 첫 시작을 "나는 창녀다"라고 풀어내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이라는 작품과 매치되는 듯 했지만 그 작품은 창녀의 직업을 가졌던 시골 소녀의 짧은 동화같은 성장기이자 이상한면으로서의 성공기로 보여진 반면 필의 [헬] 속의 주인공 헬은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삶 속에 던져진 부르주로 보여진다. 아무 꿈도 이상도 없이 반항조차 섞이지 않은 향락의 삶.

 

아무런 욕구가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헬의 주변엔 늘 바쁜 부모님과 헬과 다름없는 환경을 가진 친구 뿐이었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 부유함이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진 못했고 결코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자신을 엘이 아닌 헬로 고쳐부르면서 살고 있었다. 형편없이 비겁하다고 스스로를 질타하면서....

 

 

결국 결론은 인류는 고통스럽다는 것. 그래서 헬 역시 인류와 더불어 고통스럽다는 점. 을 기록하면서 소설은 끝나고 있었따. 하지만 역시 그렇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전 생애 삶이 허무의 연속일 헬의 우울함을 평상적인 삶으로의 일탈로 매울 수는 없었던 것일까.

 

열 일곱이라는 나이에 이토록 허무할 수가 또 있을까.

 

롤리타 필이 왜 프랑수아즈 사강과 비슷하게 느껴졌는지 소설을 읽고 나니 명백해졌다. 파리 상류층이 소설과 같다면 루이왕조시대에서 조금도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인지....부자도 고통을 피해갈 수 없음을 알게 된 지금 정작 허무해져야하는 것은 읽는 독자들이 아닐까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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