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인의 나라 1
신봉승 지음 / 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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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그 뜻이 궁금하여 엄마에게 물어본 일이 있다. 어린 맘에도 선구자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남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인데, 그 뜻을 알고부터는 선구자나 선각자라는 단어가 나오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걷는 사람들의 고탄함이 상상되어 마음이 무거워지기 일쑤였다. 

작법서를 구경하고 드라마를 공부하면서 신봉승이라는 이름을 듣지 않을 수 없는데, 시나리오 작법서뿐만 아니라 선생이 쓴 조선 왕조 5백년은 바로 역사의 무게와 두께가 실린 작품들이라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있어 시나리오에 있어 선구자라고 칭해도 좋을만큼 대단한 명성의 그가 새로운 인물을 우리 앞에 던져 놓았는데, 꽤 역사책을 끼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인물이라 그간 공부한 세월을 무상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동인. 그가 누구인가 대체 누구이길래 까까머리 열 다섯의 나이로 양인들 앞에 나섰으며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승방에서 자라야했을까.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그가 살았던 시절은 고기굽듯 시절이 뒤집히던 시기였는데, 바로 권력이 이리 저리 이동하여 민심을 들썽이게 만들던 고종치하였다. 

고종 3년, 대원군 섭정하에 이동인은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나라에 세워졌다. 강화도에 프랑스군이 침략한 병인양요로부터 시작되는 소설은 쇄국과 개화라는 나라의 고민 속에 이리흔들리고 저리흔들리는 젊은이들과 정치권력의 이동들이 담겨 매우 속도감 있게 읽혀졌다. 

아버지가 읽고 아들에게 물려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썼다는 [이동인의 나라]는 지금 우리가 물려 받은 바로 그 땅, 그 역사의 나라다. 30세에 사라진 이동인이라는 선구자에 대해 역사책에는 한 줄도 나오지 않는 것을 작가는 개탄하고 있지만 바로 그런 점으로 인해 소설을 읽는 우리들은 그의 이름을 더 깊이 새길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과연 이동인에 어울릴만한 배우가 누가 있을까 떠올려보면서 나는 구한말 그저 조용히 살기보다는 가슴 뛰는 곳을 향해 뛰었던 한 젊은이의 삶을 지금의 젊은이들의 삶과 비교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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