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풍수 1 - 산국(山國) 나남창작선 33
김종록 지음 / 나남출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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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오 지창룡 박사의 풍수 훈수를 참고하여 쓰여진 소설이라고 해서 [풍수]는 읽기 전부터 기대가 큰 작품이었다. 미신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일제시대 그들이 우리의 기를 단절시키기 위해 우리 국토 곳곳에 자행했다는 그 만행들은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화가나는 사실이다. 

[퇴마록]에서도, [터]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일제의 풍수만행.

풍수를 단순 미신으로 치부하며 멀리하기 보다는 하나의 문화 코드나 풍습으로 이해하면 거부감이 덜하지 않을까. 교양과목으로 풍수강의를 들은바 있는 내게 풍수란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미신으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학문으로 보인다. 나쁜 말은 걸러내고 좋은 말만 뽑아서 우리의 삶에 접목시킨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정득량의 증손자인 정윤서의 죽음으로 밝혀지는 선조들의 숨은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조상묘 잘써 후손이 출세한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디에서든 들어봄직한 이약기가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자랐지만 나 역시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혹은 텔레비전이나 소설 속에서 이런 말들을 들어봤던 것 같다. 명당. 과연 명당은 존재하는 것일까.

패러다임이 바뀐 세상 속에서도 풍수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며 소설은 시작된다. 비슬산, 무등산, 마이산 등등 명산들이 등장하며 정참판의 명당욕심에 관한 이야기를 살짝 흘려 놓는 것이 바로 1권의 스토리 라인이다. 

"의원이 잘못하면 환자 하나를 잡지만 풍수를 잘못하면 집안을 망친다..."라는 무시무시한 말과 함께 스스로 시신을 보호하지 못한 명당 이야기와 아들 다섯이 두달 사이에 모두 미쳐 의원도 굿도 소용없는 에피소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어도 사실감에 젖게 만든다. 

요즘이야 화장을 하고 납골당에 모시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땅에 묻는 사람들도 꽤 있을 터였다. 특히 선산이 있어 선산에 가족장을 지내는 이들에게 명당과 오렴, 풍수의 의미는 남다르지 않을까. 

이 재미난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인데, 나는 이미 절반쯤은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옥수수 알차듯 빼곡한 이야기의 흐름속으로 쏘옥 빠져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7권 중 나는 이제 1권을 읽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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