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 왜 그럴까? 어떤 마음일까?
나응식 지음, 윤파랑 그림 / 김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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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신'으로 불리는 나응식 수의사가 쓴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고양이 집사 9년 차, 모든 것을 안다고 맹신하기엔 지식이 적고 전혀 모른다기엔 주워듣고 경험한 것들이 쌓여 적당한 연차가 된 나이테 집사에게도 '고양이의 마음'은 언제나 궁금한 물음표다. 그래서 시중에 고양이관련 서적이 나올때마다 읽고 또 읽으면서도 궁금증은 몰마를 줄을 모른다.

 

목차 중 '고양이의 습성'이나 '고양이의 언어'편은 초보집사가 아니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책을 통해 접해봤을 얘기들도 섞여 있지만 고양이들은 워낙 냥바냥인 관계로 첫 페이지부터 차근차근 읽게 된다. 이럴때보면 고양이의 힘은 참 쎄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열정적으로 파고 들었다면 지금쯤 수의사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고양이가 이렇게 사람 하나를 관심없던 분야까지 파게 만든다. 뒤늦게 파고든 영역이지만 행복+건강에 관련된 부분이라 소홀하거나 게으를 수 없다. 한 순간도.

 

알고 있던 상식이 잘못된 상식일 때는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고양이 관리]편을 보고 어미 고양이처럼 목덜미를 붙잡는 행동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주의하고 있다.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법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누군가 내 머리채를 잡을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니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얕은 모래보다는 가득 부어주는 편이 좋다는 충고도 책을 읽는 순간 버렸다. 5센티정도가 적당하다는 말에 평소보다 조금 적게 부어주며 관리한다. 고양이라서? 나이가 들어서? 잠이 많아졌다고 생각했던 것도 혹시 졸려서가 아니라 심심해서 자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게 되었고 놀이성취감을 위해 레이저포인트도 버렸다. 평생 지속될거라 착각했던 고양이와의 삶은 너무 짧다. 어느날 덜척 반려묘 중 한 녀석이 크게 아프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충격의 여파는 컸다. 지금 내 곁에 있을때 최선을 다해서 놀아주고 살펴야 한다.

 

 

우리는 고양이와 서로 오해하고 갈등하며

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요?

p6

 

 

 

나응식 원장의 병원에 한번도 방문해 본 적 없지만 이제 탱고/지코/아미/아인이/포뇨의 이름은 익숙하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줄줄 내뱉으면서 그 애들의 오늘이 궁금해진다. 모직 쇼파를 뜯었다는 녀석, 캣로드 위로 사뿐히 걸어다닐 녀석, 우리 호랑이처럼 냉장고 위를 아지트로 삼은 녀석 등등 글로 읽었지만 안봐도 선한 고양이들의 모습은 상어처럼 주위를 맴돌고 있는 내 고양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페이지마다 사진이 편집되진 않았지만 서운하지 않은 건 윤파랑 일러스트레이터의 귀여운 고양이 그림 덕분이다. 심플하게 그려진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어 보고 싶게 그려놨고 분홍 젤리는 톡톡 두드려보고 싶게 그려놨다. 그녀의 정직한 고양이 '모과'도 그림 중 한 녀석과 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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