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면 더 맛있게 읽었을 것 같은데 ㅎㅎ 각종 요리에 버무려진 사랑과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 사실과 환상을 넘나드는게 우습기도 하고 색달라서 빠져들어 읽었다.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준 맛있는 고전!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거에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켜줄 수 있는 음식이나 음악,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중략)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 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다시 말해 불꽃은 영혼의 양식인 것입니다. 자신의 불씨를 지펴줄 뭔가를 제때 찾아내지 못하면 성냥갑이 축축해져서 한 개비의 불도 지필 수 없게 됩니다. p.124-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