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건조과정에 대한 과거의 편견을 대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우리가 쏘아올린 것들에 첨단과학의 결정체라는 이름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 우리들이 ‘남‘이 만든 것에 대해 그토록 신중하지 못한 접근으로부터 생각을 쌓아올리는 야만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때때로 절망스럽다. ‘우리‘가 ‘남‘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의 답은 ‘남‘에 대한 것이 아니다.
충격적이고 신기하다. 운전석 시트에 그런 비밀이!
포부가 크다. 과감하다. 용두사미가 되기 쉬운 주제를 프랑스인 특유의 완서법으로 흥미를 돋우다 말미에 쾅 터뜨린다. 농담같진 않은데 좀 황당한 이야기 같으면서 묘하게 설득된다. 피에르 바야르의 예상표절이 생각나 책장에서 꺼내왔다. 안 버리길 잘했네.
피터슨과는 다른 각도에서 신화에 대형 조명을 쏜다. 거칠게 보이는 가정들이 알고보면 치밀한 연구 성과를 비유적으로 압축하여 표현한 문장들이다. 이걸 하나하나 짚어가면 엄근진 학술 논문이 될 것이다. 그 길을 가지 않는다. 오랜 숙고의 과정을 거쳐 지식이 체화되었을 때 가능한 서술방식이다. 중국인들이..흠 좀 부럽군.
만비키가조쿠(좀도둑가족)랑 비슷한 시기에 보니, 아메리카 버전같기도하다. 주제나 이야기 전개방식, 캐릭터, 관점은 꽤 다르다. 어느 가족이 묵직하면서 유머러스하다면 이쪽은 유쾌하면서 서글프다. 후자가 내 취향에 가깝다.제목의 의미는 끝까지 잘 모르겠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프로젝트란 뜻 같기도 하고. 암튼 아이 연기가 인상적이다. 연기라기 보단 그냥 거기 살고 있는 아이 같다. 저게 의도적으로 한 연기라면, 정말 대단하달 밖에. 어른 아이 통틀어 니가 짱이다.고층 건물이 없으니 어디서나 하늘이 보인다. 무지개도 불꽃놀이도 헬리콥터도 보인다. 헛간에 불지르다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헛간도 아니었는데. 미묘하고 암시적인 상징을 눈에 띄게 사용하는 대신 지극히 일상적인 묘사 만으로도 충분하다구, 가 이 영화의 최대 미덕 가운데 하나일 듯. 아, 침 뱉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