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에 나온 3쇄를 사서 읽었는데 면지에 나온 `우주어 신문`에 잘못 나온 게 있다. 옆 쪽에 있는 해독 표를 보며 열심히 하던 아이가 뭔가 이상하다고 해서 알아챘다. 출판사에 전화하니 안 받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모바일 홈에서는 글쓰기 단추가 없다.
동짓날은 오늘이지만 팥죽을 어제 쒀먹었다. 네 식구 모두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일요일이라...큰애한테 찹쌀 반죽을 주면서 메추리알만큼 떼어내 동글동글 새알심 만드는 걸 알려주니 곧잘 만든다. 다만 잽싸게 만들지를 못해 반죽 겉이 마른다. 걸죽하고 달작지근한 팥죽을 먹으며 아이가 어렸을 적에 줄곧 보았던 그림책 <팥죽 할멈과 호랑이>를 떠올렸다. 호랑이는 팥죽이 이토록 맛있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팥죽 맛을 보려고 봄부터 겨울까지 참았다가 할머니가 쒀준 팥죽을 먹은 뒤 잡아먹으려고 왔으니 말이다. 할머니 한숨 소리에 달려나온 부엌 물건들이 호랑이를 물리치려고 짜낸 꾀에 아이는 깔깔 웃으며 좋아한다. 팥죽을 먹다가 딱 떠오른 그림책을 다시 꺼내 읽으니 더 재미있다.
이 고치는 것이 직업인 치과 의사도 다루기 힘들어 하는 환자가 있지. 네가 지금보다 어릴 적에 함께 읽었던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이라는 그림책이 떠오르네. 이빨 투성이 괴물이 도대체 누구일까? 무척 궁금해하며 읽어주는 나랑은 달리 너는 미리 짐작한 게 맞아 떨어지니 재미가 살짝 떨어지는 모양이었어. 그래도 이빨 투성이 무서운 괴물을 떠올리며 벌벌벌 떠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했지?책을 같이 읽으면서 깔깔거리는 시간이 짧았지만 참 즐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