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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 - 전쟁같은 하루를 승리로 이끄는 심리학
모차오 지음, 최인애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더 보고 싶어한다. 심리학도 어쩌면 이런 생각에서 발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사람의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보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최근에 읽은 책이 자극이 되어 상대방(내 아이를 포함)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골랐다. 물론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심리학 책이라는 걸 알았음에도 이걸 골랐다는 건 제목에 낚였다는 명백한 증거이리라. ^^;;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운데 3, 4, 5 장이 비지니스나 투자에 관련된 내용이다.
워렌 버핏 같은 유능하고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의 CEO들의 성공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지루할 새 없이 참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앞의 1, 2장을 훨씬 더 재미있었다.
투자나 사업에 관한 부분은 어쩐지 상대방의 마음을 간파해서 그걸 이용해 내 이익만을 챙기는, 얍삽한 인간이 되라는 메시지 같아서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물건을 팔아치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내용은 자본주의가 결국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 거꾸로 생각하면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상품세일즈를 하는 백화점이나 기업의 꼼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가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자신의 마음을 조종하는 내용이 훨씬 더 많이 언급되어 있다.
이런 내용이야말로 진정한 '자기계발'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
이 책은 심리학에 연관된 하나의 제목 아래에 한두 가지 에피소드를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형식을 취해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마치 길거리 신문에 실린 칼럼의 한 꼭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어떤 독자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사실은 나도 그다지 새롭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아직 체회되지 않은 이론을 복습한다는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이 책을 읽는 도중 <정서지능강의>를 조금 읽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허투루 보지 않게 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 모두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자기암시'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음의 힘의 대단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자기암시'에 대해 한번쯤은 다 들어본 내용이다.
낙관주의를 학습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부분도 그렇다.
모든 상황에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안 될 거야.'라고 결과를 낙담하는 것보다 '잘 될 거야'라며 희망적 결과를 상상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도.
책을 읽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가 다른 책과 내용이 맞물리면서 이 책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떠올려본다.
예사로 지나친 내용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내게 다가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던 것도 너무 천편일률적인 내용이라서 기피했던 것인데 이런 편견이 이미 각인된 나머지 묻혀있는 옥석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한다.